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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WBC 8강전 미국: 베네수엘라 경기 결과&리뷰

원더 2023. 3. 19. 13:48

 

전원 올스타 미국 국가대표팀 vs. 우승후보 1위였던 도미니카를 꺾고 무패로 올라온 베네수엘라.

이게 재미없을 수가 있나?

 

 

경기 결과/기록

  점수 안타 홈런 도루 삼진  실책
미국 9 14 2 0 10 0
베네수엘라 7 8 2 1 7 3

주요 선수

트레이 터너 (3타석 1안타 4타점 1홈런) > 역전 만루홈런!!

프레스턴 터커 (5타석 3안타 2타점 1홈런)

루이즈 아라에즈 (4타석 2안타 4타점 2홈런)


경기 리뷰

 

아침으로 딸기잼 바른 토스트를 냠냠하고 중계 켜니까 3회 시작.

주말 아침부터 야구보니까 진짜 광기의 야빠같다...

3:2로 미국이 앞서고 있었네요. 

 

초반에는 미국의 폭발적인 공격력이 베네수엘라의 고오급 수비에 걸려 생각만큼 올라오질 못하고, 팽팽한 긴장감이 유지되었는데요. 

어쨌든 미국의 빠따는 월드 클래스 빠따이기 때문에 결국 조금씩 점수 차를 벌리기 시작해 5회 초에는 5:2.

 

5회 말에 올라온 미국 투수는 다니엘 바드로, 입스 때문에 은퇴했다가 다시 돌아온 선수.

그러나 시작부터 제구가 매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굉장히 불안한 모습을 보입니다.

게다가 투수 앞 땅볼이 행운의 안타가 되고 이후 폭투가 빠지면서 분위기 갑자기 이상해지죠..... 정신차려보니 무사 2,3루. 

 

변화구가 제대로 들어오질 않더니 정통으로 알투베를 때려버립니다. 

노아웃 만루.

최악....

그리고 연속으로 몸맞는 공으로 밀어내기 실점. 

최악 아래 최악.........

5:3.

 

사실 야구 보면서 가장 괴로울 때는 내팀타팀을 불문하고 투수가 이렇게 무너지는 걸 볼 때인데요.

사람 멘탈이 개박살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보게 되니까...

이건 누가 봐도 입스인데....

 

심지어 미국은 불펜이 준비가 안되었는지 바로 교체를 못 시키고 심각한 얼굴로 전화기 붙잡고 있는 모습만...

결국 노아웃 만루에서 제임스 아담으로 교체합니다. 

안타를 맞아 1점과 1아웃을 교환했고, 그 다음 타석에서 좌측 페어로 베네수엘라가 결국 동점. 점수는 5:5.

그리고 아쿠냐 주니어의 희생플라이로 역전, 5:6.

 

그리고 계속 팽팽하게 균형이 유지되면서 7회까지 갑니다.

 

7회 초 카를로스 에르난데스가 마이크 트라웃을 헛스윙 삼진 아웃을 잡는 장면은 미쳤는데, 바로 다음 타자인 아레나도는 164km/h(102마일)짜리를 안타로 쳐냅니다. 걍 고수들의 싸움임 이건... 거의 뭐 소림야구 아니냐...

미국의 귀한 기회였으나 다음에 올라온 키하다가 금쪽같은 삼진으로 이닝 마무리.

 

7회 말에는 아라에스의 두번째 홈런이 터져서 5:7.

 

이때까지는 '아 미국 이렇게 지나' 싶었는데.... 미국이 살짝 몰리는 분위기 속에서 볼넷에 텍사스 안타로 노아웃 1,2루의 찬스를 맞습니다. 

그리고 레알무토의 몸맞공으로 무사 만루...

이, 이게 뭐죠.... 야구 모른다...?

그리고 9번 타자 트레이 터너의...

 

 

그랜드슬램!!!!!!

미국이 9:7로 단번에 역전합니다!

 

와... 진짜 야구 모른다.

와.......

 

 

8회 말 선두 타자인 아쿠냐 주니어가 데빈 윌리엄스의 완벽한 체인지업을 완벽하게 받아치고, 3루 도루를 감행하는 투지를 보여주었지만 소중한 역전 만루 홈런을 지키는 미국 불펜의 짬바는 만만치 않습니다.

결국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높은 마운드를 넘어서지 못하고 그대로 경기가 마무리, 미국이 준결승에 진출합니다.

 

오늘의 경기 포인트는 불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뭐 야구 경기의 포인트는 언제나 불펜이지만

초반에 선발을 내리면서 빠르게 불펜전으로 가는줄 알았던 베네수엘라는 세번째로 올라온 선발(....)같은 루이스 가르시아의 활약이 눈부셨고, 반면 미국은 랜스 린이 위태위태하면서도 꾸역꾸역 버텼는데 두번째로 나온 다니엘 바드가 그야말로 붕괴하면서 역전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가 이후 뒷문 단속에 실패하면서 통한의 만루 홈런을 맞고 다시 역전을 당하고 말았죠. 

투수 교체 타이밍이 매우 아쉬웠음... 좀 더 빨리 마무리를 올렸어야 하는데, 준비가 늦었어요..

 

하지만 정말 수준 높은 고오급 야구를 볼 수 있었습니다.

잘하는 놈 뒤에 잘하는 놈 뒤에 잘하는 놈....

 

양쪽 팀 모두 집중력이 높아서 실투도 놓치지 않고, 위기가 한번 찾아와도 그대로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불펜 투수가 스트라이크를 전혀 못 넣어서 처절하게 무너지거나, 역전 만루 홈런을 맞은 다음엔 분위기를 회복하기 쉽지 않은데, 미국과 베네수엘라 모두 14:3같은 보기 흉한 플레이를 하지 않고 버티면서 다음 기회를 끈질기게 노리는 게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베네수엘라는 실책들이 좀 있었지만 정신 빠진 실수라기보단 좀 귀신 들린 것 같은 느낌...

 

끝까지 승부의 행방을 확신할 수 없는 명승부였습니다. 

아-역시 잘하는 야구 좋아.

즐거워.

 

P.S. 그나저나 도쿄돔에서 경기할 때는 그 일본 응원단의 뿌뿌부부뿌 하는 트럼펫과 요상하고 힘빠지는 응원가가 아주 거슬렸는데, 미국에선 휘파람과 야유 소리가 엄청나군요. 거의 폭풍이 불 때의 바람 소리같은 느낌... 


2023년 WBC 4강

상당히 이변과 이변과 이변이 속출한 이번 WBC의 4강은 쿠바, 일본, 미국, 멕시코. 

죽음의 조 D조에서 우승 후보 1위였던 도미니카 공화국이 8강도 못 간 것을 시작으로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다는 충공깽스런 결과가....

 

준결승은 1쿼터의 승자인 쿠바가 3쿼터의 미국과, 2쿼터의 승자인 일본이 4쿼터의 멕시코와 붙습니다. 

  • 준결승1: 쿠바 vs 미국 (3월 20일 8:00)
  • 준결승2: 일본 vs 멕시코 (3월 21일 8:00)

 

쿠바

대혼돈의 야구버스였던 A조에서 아슬아슬하게 올라온 쿠바. 이러다간 네덜란드가 갈 줄 알았지...

이름값을 생각하면 전개가 살짝 아쉬웠지만, 그래도 무난하게 4강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제 미국과의 경기가 남아있는데, 우승후보의 앞길을 어떻게 가로막을지 기대되는 부분.

 

일본

현재까지 5전 무패. 

팀 OPS는 0.996, ERA는 1.80.

솔직히 B조 구성이 좀 날먹인 느낌이 있었긴 합니다만, 그래도 이번에 일본이 보여준 투타의 안정감은 압도적입니다.

그리고 오타니의 투/타/시청률에서의 트리플 활약이 대단했죠.

 

미국

메이저리그 올스타팀을 방불케하는 라인업을 자랑하는 미국이지만 의외로 멕시코에게 한 방을 먹었고, 베네수엘라와도 개싸움을 벌인 끝에 4강에 올라왔습니다. 미국이 약한 것이 절 대 로 아 니 지 만, 어째 붙는 상대들마다 만만치 않았습니다. 명승부 제조기

한편 마이크 트라웃은 이번에 미국팀이 결승전에 진출한다면 에인절스에서 12시즌 뛴 것보다 더 많은 포스트시즌 경기를 뛰게 됩니다.

 

멕시코

멕시코도 약체는 아니었지만, 설마 얘네가 16강전에서 미국을 이길 줄은... 게다가 도미니카 공화국을 이긴 푸에르토리코까지 잡으면서 완전 진격중. 

팀스탯을 보니 OPS는 0.784로 10위지만, ERA는 3.33으로 4위입니다. 

무엇보다 한번 최강팀을 이긴 기세는 무섭죠. 

 

어찌되었든 준결승도 정말 만만치 않을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