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소음> 리뷰&결말: ★☆, 그냥 히스테리
이 영화 리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는 건 아까울 것 같아서 좀 짧게 하고 끝내겠습니다.

<소음> 줄거리
20만 명의 팔로워를 지닌 인플루언서 마티아스는 여자친구 리프와 갓난아기를 데리고 어렸을 적 살았던 교외의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요양원에 있는 아버지가 집 근처에 있는 폐쇄된 공장을 보고 '사람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하자, 마티아스는 과거를 파헤치며 이 과정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화제를 모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점차 예민해지고, 아이의 울음 소리를 견디지 못하는 등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하는데....
마티아스는 과거 화학 공장에서 폐수가 넘쳐나는 사고가 있었고 밖에 공표된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그 사실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점점 신경질적으로 변해가며 리프와도 크게 다툰다.
그는 자신을 걱정해 폐공장까지 쫓아온 리프의 오빠인 티머를 홧김에 밀어버리고, 티머는 머리를 부딪혀 쓰러진다.
한편 리프는 요양원에 있는 폴을 찾아갔다가 자신을 아내로 착각한 폴이 하는 혼잣말로 마티아스의 과거를 알게 된다.
폴의 아내인 미셸은 불안 증세의 정신병력이 있었고, 특히 산후 우울증이 극심해져 당시 아기였던 마티아스를 안고 집 앞에 있는 연못으로 걸어 들어가 목숨을 잃었다.
폴은 연못으로 걸어가는 아내를 발견하고 곧장 뛰어들어 마티아스를 구했지만, 그 틈에 미셸은 익사하고 시신도 찾지 못했던 것.
집으로 돌아온 리프는 화학 공장과 연결되는 통로를 파헤치기 위해 집의 지하실을 마구 파내고 있던 마티아스를 본다.
순식간에 물이 차올라 마티아스와 그를 구하려던 리프마저 빠지는데, 폴이 나타나 그들을 구해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 조용한 집 앞 연못을 바라보는 마티아스, 리프 그리고 율리위즈의 모습으로 엔딩.
너무나 미지근한
'소음'이라는 제목대로 영화는 작고도 신경에 거슬리는 감각을 자극합니다. 특히 아기 침대 위에 매달린 물고기 인형에서 눈알이 녹아 떨어진다든가, 마티아스가 한 입 먹고 남은 머핀이 접시 위에 끈적하게 떨어지는 장면 등의 시퀀스는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아주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기의 울음 소리가 얼마나 신혼부부의 악몽이 될 수 있는지(....) 철저하게 깨닫게 해줍니다.
감각이 예민한 마티아스는 밤마다 율리위즈의 울음소리에 깨고, 잠든 리프를 대신해 아기를 보고 아버지의 과거를 파헤치면서 밤을 새우다 보니 점점 날카로워집니다.
나중엔 냉장고 소리, 썩어가는 동물 사체의 악취 등으로도 괴로워하지만 마티아스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아기 울음소리이며, 이로 인해 부부(마티아스와 리프는 결혼은 안 했지만) 사이의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보다 보면 이거 저출산 권장 위원회에서 투자해서 만든 영화가 아닐까 싶을 정도.

하지만 긴장 좀 타는 장면 몇 개가 있었을 뿐, 전반적으로는 너무 미지근한 영화입니다.
초점을 '정신질환으로 인한 가족 간의 갈등'에 맞추면 스토리는 그럭저럭 탄탄한데, 깊이가 없고 희미한 데다불필요한 곁가지도 너무 많아서 성가시기만 합니다.
예를 들어 폴이 아들에게 엄격하게 굴었다거나 마티아스의 유년시절이 마냥 평온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마을 주민이 언급할 뿐 실제로 전혀 화면에 나오지 않습니다. 폴과 마티아스의 부자관계가 어땠는지도 알 수 없고, 진실이 다 밝혀진 이후에 대충 추정만 가능하죠.
스릴러물로서는 더욱 실망스러워서, 차가운 마을 분위기나 은폐된 옛날 사고 같은 걸 곁들인 것치고는 메인 스케일이 터무니없이 작아서 '고작 이런 걸로 영화를 만드려고 했단 말이야?' 싶은 수준.

화면과 연출 실력은 괜찮고, 출산 직후의 부부가 겪는 어려움, 가족 내의 정신 질환과 소셜 미디어를 결합한 것도 꽤 (뻔하긴 해도) 야심 찬 시도였습니다. 이게 정말 소규모의 작품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러나 전반적으로 모든 것이 뻔하고 지루합니다.
감독이나 배우의 포트폴리오로 삼기엔 괜찮을지 몰라도, 관객을 만족시키기엔 정말 이도저도 아닌 미지근한 결과물입니다.
<소음>
★☆
좋은 장비로 녹음한 희미한 소음, 개인적 히스테리의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