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생활/요리, 레시피

헷갈리기 쉬운 파이와 타르트, 키슈, 갈레뜨 구별하기

원더 2023. 2. 28. 10:45

애플 파이 사진

 

은근히 헷갈리기 쉬운 파이, 타르트, 키슈, 갈레뜨의 특징을 알아보고 차이점을 명확하게 파악해 봅시다.

 

파이와 타르트의 차이는?

둘 다 맛있는데, 가끔 헷갈리는 녀석들.

물론 메뉴나 레시피에 '파이'라고 되어있느냐 '타르트'라고 되어있느냐가 관건이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어 비슷한데?" 싶을 수 있습니다. 파이와 타르트를 나누는 기준에 대해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식감으로 구분하기

가장 간단하고도 확실한 차이점은 파이와 타르트의 식감입니다.

파이지가 크루아상과 비슷한 질감인 반면, 타르트지는 바삭한 쿠키, 소보로의 질감에 아깝습니다.

 

파이지와 타르트지의 차이점
왼쪽이 파이지고 오른쪽이 타르트지

 

파이 반죽은 대체로 좀 더 두껍고 여러 층을 이루고 있습니다. 파이 반죽은 퍼프 페이스트리(크루아상)나 필로 페이스트리(바클라바)를 주로 쓰는데, 반죽을 여러 번 접어서 버터가 층을 이루어 '결'이 생기게 만드는 게 포인트.

 

반면 타르트는 타르트 반죽 자체가 단단한 '틀'의 형태를 갖추고 있고, 상대적으로 더 얇으며 씹으면 모래알처럼 버석거리는 느낌이 듭니다. 

타르트 반죽에도 파트 브리제, 파트 수크레, 파트 사브레 등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식감은 거의 같으며, 파이지에 비해 대체로 섬세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

 

둘 다 버터가 듬뿍 들어가는 음식이고 버터맛이 진동하지만, 파이는 겉에서부터 버터의 자르르한 윤기가 돌고 타르트는 입안에서 바스라질때 버터의 풍미가 올라온다는 게 차이점.

 


2. 필링으로 구분하기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파이나 타르트 둘 다 짭짤하거나 달콤할 수 있습니다. 즉 필링의 맛으로는 구분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필링은 둘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는데, 파이에 들어가는 필링은 좀 더 끈적하고 필링을 파이 반죽으로 감싸서 굽는 느낌이 강하다면, 타르트는 타르트틀에 필링을 채워서 굽는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체리 파이 이미지

 

다 구웠을 때 필링이 안에서 흘러내리는 것은 파이, 잘라도 흘러내리지 않는 것은 타르트라고 봐도 됩니다.

(다만 모양을 유지하는 피칸 파이같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건 아님)

 

또 타르트는 타르트지만 따로 먼저 굽고 그다음에 필링을 채우거나, 아예 굽지 않고 냉장으로 굳혀서 만들기도 하는데, 이것은 파이가 아닌 타르트만 가지는 특징입니다.

 


3. 모양으로 구분하기

대체로 '파이'하면 떠올리는 격자무늬 뚜껑은 파이의 특징이 맞긴 하지만, 꼭 그런 뚜껑을 덮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파이와 타르트의 모양 차이는 그 틀에 있는데요. 파이는 대체로 더 움푹하고 깊은 반면, 타르트는 상대적으로 높이가 낮습니다. 

파이는 안이 우묵하게 파여있는 파이틀이나 파이 접시에 굽지만, 타르트는 타르트링, 즉 바닥이 없는 링을 이용해 굽기도 합니다. (그리고 파이 접시와 달리 '타르트 접시'는 없음)

 

 


4. 서빙 방식으로 구분하기

아이스크림이나 휘핑크림과 함께 나오는 것은 파이입니다.

뭐, 타르트를 아이스크림이랑 같이 먹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타르트는 파이에 비해 대체로 맛과 형태가 섬세하기 때문에 그냥 그 자체로 즐깁니다.


쇼트크러스트 반죽
이 사진은 대략 파이입니다

쇼트크러스트 반죽은 파이일까? 타르트일까?

앞서 '파이의 질감은 두껍고 결이 있다'고 했지만, 사실 파이 반죽의 종류가 하나는 아니고 파이에도 결이 없고 비스킷처럼 바스러지는 종류가 있습니다.

쇼트크러스트 반죽으로 만든 파이죠.

 

쇼트크러스트의 식감은 위에서 언급한 '파삭거리는 소보로같은 질감' 그대로이며, 사실 쇼트크러스트로 타르트도 만듭니다.

이러면 정말 곤란하죠....

 

하지만 같은 반죽으로 파이도 만들고 타르트도 만들 수 있을 때, 그 결과가 무엇인지 가르는 것은 다음과 같은 기준들입니다.

 

  • 크러스트의 두께: 파이용 반죽이 일반적으로 더 두껍고 타르트를 만들 때는 더 얇게 민다. (파이의 필링이 더 많고 안이 깊기 때문)
  • 크러스트의 가장자리: 일반적으로 파이를 만들 때는 가장자리에 반죽을 땋거나 꼬아서 장식을 하고 뚜껑을 덮는다. 반면 타르트는 심플한 틀로 만들 때가 많다. 
  • 필링: 파이 필링은 대체로 더 끈적거리고 흘러내린다.

 

그럼 키슈는?

네, 그렇습니다. 키슈도 있죠. 

 

키슈, 키쉬 사진

 

키슈(Quiche, 키쉬)는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짭짤한 필링을 지닌 파이와 타르트 그 사이의 어딘가(...)에 있는 음식입니다.

일단 겉보기로는 타르트에 가깝습니다.

 

키슈는 쇼트크러스트 페이스트리 반죽 안에 달걀, 크림과 다른 재료들을 섞어 만든 필링을 부어 굽습니다. 일반적으로 키슈는 틀을 먼저 구운 다음에 필링을 붓고 더 구워서 완성합니다. 안은 상당히 촉촉하고 크림 같은 질감이며, 거의 두꺼운 커스터드 크림과 비슷합니다. 다만 맛은 달지 않고 베이컨이나 시금치 등의 재료가 들어가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합니다.

 

파이, 타르트와 구분되는 점은 키슈는 반드시 짭짤하다는 점입니다. 파이나 타르트는 짜든 달든 상관없는데, 달콤한 건 일단 키슈가 아닙니다.

키슈는 식사용이라는 점도 차이. 하지만 나에겐 간식이지

물론 파이에도 식사용 미트 파이가 있긴 합니다만, 파이가 식사와 디저트를 아우르는 좀 더 넓은 범위인데 비해 키슈는 메인 디쉬용입니다.


그럼 갈레뜨는?????

갈레뜨(Galette) 역시 프랑스의 페이스트리입니다. 따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갈레뜨의 정의는 비정형 파이에 가깝습니다.

 

시골풍 토마토 갈레뜨

 

갈레뜨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정해진 모양이 없다는 점입니다. 갈레뜨는 반죽을 얇게 펴고, 그 위에 필링을 놓은 다음 가장자리를 접어서 만듭니다. 그 상태로 구우면 필링이 겉으로 드러나고, 필링이 넘치지 않도록 덮은 가장자리는 울퉁불퉁하고 꾸밈없는 생김새로 완성되죠.

매우 소박하고 복고스러운 분위기가 매력적.

 

세련되고 섬세하게 완성되는 타르트가 프랑스 도시 문명의 산물이라면, 갈레뜨는 프랑스 시골, 농촌의 푸근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파이 타르트 키슈 갈레뜨
밀가루 반죽을 틀로 삼고 내용물을 채워 만드는 음식 O O O O
필링이 짭짤 (식사용) O O O O
필링이 달콤 (디저트) O O X O
틀의 모양 안이 깊고 우묵한 접시나 틀에 굽는다 높이가 낮고 껍질이 얇다 높이가 낮고 껍질이 얇다 틀에 넣어 굽지 않고 가장자리만 접는다
필링을 채우기 전 틀을 사전에 따로 굽는가 X O X
쓰이는 반죽 종류 (일반적) 퍼프, 필로, 쇼트크러스트 페이스트리 파트 슈크레, 파트 사브레, 파트 브리제 파트 브리제 파트 사브레
크러스트의 식감 질감이 가볍고 층층이 결이 져있음 단단하고 모래처럼 바스라짐 앏고 버터리함 바삭바삭함
아이스크림과 어울리는가 O X X O

 

파이, 타르트, 키슈, 갈레뜨는 서로 공통점도 많고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분명히 다른 매력을 지닌 음식들입니다. 이 차이점들을 확실하게 알고 있다면 언제든지 내가 딱 원하는 음식을 찾을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