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Game No Life/원신

[로어/떡밥] 이집트의 역사, 적왕 그리고 알하이탐의 정체?

원더 2022. 9. 30. 15:16

원신 적토의 왕과 세 순례자

 

3.1 마신 임무 '적토의 왕과 세 순례자' 스토리 내용 스포일러 있음

 

수메르의 사막 지역은 대놓고 중동 지역, 그중에서도 고대 이집트 문명을 모티프로 삼고 있습니다. 특히 거대한 피라미드인 적왕의 무덤과 적왕 이야기는 이집트의 역사와도 연관시켜 보면 재미있습니다. 

하나씩 떡밥을 풀어볼게요.

 

 적왕 

적왕의 무덤


적왕은 과거 사막의 신이었으며 '아흐마르'라고도 불립니다. 뛰어난 고대 문명을 세웠으나 모종의 이유로 그는 사라지고 문명은 잊힌 채 모래 속에 파묻혔습니다. 마신 임무 제3장 제4막에서는 적왕의 무덤에서 그의 진실을 알아가게 되는데요...

 

'적왕'은 '붉은 왕'이라는 뜻이고, 언어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 중국어: 赤王
  • 한국어: 적왕
  • 일본어: 스칼렛또 킹구 スカーレットキング / キングデシェレト 
  • 영어: Scarlet King / King Deshret

 

한국어와 중국어로는 '적왕'이라 불리지만 그 외의 언어에서는 '데슈레트 왕'이라는 명칭이 추가되었습니다. 대충 바위신을 암왕제군이라고 부르는 그런 느낌인데, 이 번역에는 의미가 있습니다. 데슈레트는 이집트 왕조 초기, 나일강 하류 지방에 있었던 하 이집트의 왕이 쓰던 붉은 왕관을 뜻합니다.

 

 

 

 

 

 붉은 왕관과 흰 왕관


여기서 고대 이집트 역사를 아주아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집트 고대 왕조는 제1 왕조부터 제32 왕조까지 있는데 이중 가장 초기 시절, 즉 제1 왕조와 제2 왕조 시절에는 이집트가 상 이집트와 하 이집트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이집트 고대 지도원신 수메르 사막 맵
(왼쪽) 고대 이집트 지도 (오른쪽) 사막 맵

 

여담으로 사막 지역의 지도가 '상 바람 침식지'와 '하 바람 침식지'로 나뉘어 있는 것도 여기에서 따온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지도상에서 보면 명백하게 하 바람 침식지가 북쪽, 상 바람 침식지가 남쪽인데 상하 표기가 반대로 되어 있어 헷갈릴 수 있는데요. 하지만 상하 이집트를 나눈 것은 나일강의 상류와 하류이기 때문이라, 실제 고대 지도를 보더라도 상 이집트가 (나일강 상류인) 남쪽, 하 이집트가 (나일강 하류인) 북쪽입니다. 

 

고대 이집트 왕관 헤제트, 데슈레트, 프쉔트
헤제트, 데슈레트, 프쉔트


상 이집트의 군주는 흰색의 헤제트(Hedjet) 왕관을 썼고, 하 이집트의 군주는 앞서 언급한 대로 데슈레트 왕관을 썼습니다. 상이집트의 군주인 나르메르가 결국 이집트를 통일하고 최초의 파라오가 되었고, 이후 통일 이집트의 파라오는 두 관을 합친 모양의 프쉔트(Pschent)를 썼습니다.

결국 수메르 전체를 통치하게 된 신 룩카데바타가 흰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고, 사막에 파묻혀 지금은 잊혀진 신의 이름이 붉은 왕관 '데슈레트'라는 것은 꽤나 의미심장하죠.

 


...하지만 이 세밀한 고증에 조금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적왕의 무덤을 비롯한 유적지를 둘러보면 매의 머리를 한 커다란 조각상을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이집트의 신 호루스원신 사막 유적

 

매의 머리를 한 신 호루스는 사실 '통일 이집트' 파라오의 상징이거든요. 하 이집트의 상징은 보통 코브라와 뱀의 여신 '우제트' 

호루스는 하늘과 왕권을 상징하는 가장 중요한 신들 중 하나로, 파라오는 호루스의 화신이라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원신>에서는 (하 이집트 입장인) 데슈레트의 무덤에 매 머리를 한 조각상이나 매의 날개와 비슷한 장식 등이 그려져 있습니다. 

뭐, 이건 원신이 무슨 어크도 아니고 정확하게 고증할 필요는 없지 않냐, 호루스가 아누비스와 함께 유명하고 대표적인 이집트 신이니 그냥 그렇게 한 거 아니냐 싶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말입니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추측이 하나 나옵니다. 

 

 

◆ 알하이탐의 정체?

원신 알하이탐


알하이탐은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죠. 차분한 생김새와 달리 아카데미아의 미치광이라고 불릴만한 튀는 행동과 지옥의 주둥아리(.....)라는 점에서도 그렇습니다.


일단 아카데미아 소속치고는 상당히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대풍기관인 사이노에게도 숙이고 들어가는 법이 없습니다. 게다가 '신에게는 관심 없다'고 대놓고 말하는 오만함과 약간 비인간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죠.

그런데 그런 그는 적왕에 대해 유난히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고, 적왕 시대의 고대 문자를 술술 읽습니다.

 

가장 큰 떡밥 중에 하나는 '하이탐(Haitham)'이 어린 독수리, 매라는 뜻이라는 것. <어쌔신 크리드 3>의 헤이덤 켄웨이가 이 이름으로 유명하죠. 어크 시리즈의 주인공들은 대대로 독수리와 관련된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알테어, 에지오, 헤이덤, 아르노, 바예크 모두 이름 뜻이 독수리/매입니다.

정작 어크3 주인공인 코너는 '늑대에게 사랑받는 자'라는 뜻인데, 사이노랑 알하이탐을 생각해보면 묘하게 재밌는 부분

 

하여간 알하이탐의 이름 자체는 이슬람의 천문학자 겸 물리학자 겸 수학자인 '이븐 알 하이탐'에서 따온 것으로 추정되지만, 독수리를 의미하는 중의적 장치일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알하이탐과 수 적왕
왼쪽부터 수, 알하이탐, 적왕의 눈


그리고 눈.
알하이탐의 외모는 <붕괴 3rd>에 나오는 수(SU)와 닮았는데 성격은... 말잇못 수의 눈은 자주색 바탕에 초록색 동공인 반면, 알하이탐은 초록색 바탕자주색 동공입니다. 그리고 이 눈이.... '적왕의 눈(아흐마르의 눈)'과 같은 색깔이죠.

라이덴과 스카라무슈의 눈동자 모양이 같은 것, 케이아와 데인의 십자별 동공 등을 생각해보면 눈 모양은 허튼 떡밥이 아닙니다. 

 

특이하게도 3.1 마신 임무에서는 적왕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적왕의 모습은 저 눈을 제외하면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알하이탐 가슴의 보석


게다가 알하이탐을 잘 살펴보면 가슴팍에 보석 같은 것이 박혀 있는데, 옷 장식도 목걸이도 아니고, 보석이 대놓고 피부에 붙어있습니다. 그 주변에는 묘하게 독수리의 날개(적왕의 무덤에서도 볼 수 있는 형태)를 연상케 하는 장식이 있고요. 그리고 이 보석은 적왕이 스스로를 희생했다고 하는 장면에서 나온 보석과 색깔만 다르고 똑같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추측의 영역이지만, 다음과 같은 가능성들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1. 알하이탐은 아닌 척하는 적왕 그 자체다 (종려처럼)

2. 알하이탐은 힘과 기억을 잃은 적왕이다 (누룽지나 나히다처럼)

3. 알하이탐은 신은 아니지만 적왕과 관련된 (비)인간이다 (스카라무슈처럼)

4. 응 니 착각이야

 

특히 3번의 경우에는 적왕이 스스로를 희생했고 룩카데바타가 그를 도와줌으로써 '매'가 태어났다 라는 스토리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알하이탐의 보석이 원래 색인 보라색이 아니라 풀의신과 같은 초록색인 이유도 대충 납득이 가고.

어디까지나 상상력으로 짠 가설이지만요.

 

제3장 4막이 끝난 지금 상황에서도 알하이탐은 여전히 수상하며, 직위나 목표가 분명한 사이노에 비해 수수께끼가 많습니다. 자세히 밝혀지려면... 다음... 빨리... 업뎃...!


원신 알하이탐
알하이탐 입터는 거 진짜 어이터짐ㅋㅋㅋㅋㅋㅋㅋ

 

알하이탐 알면 알수록 진짜 골 때리는 또라이인데, 과연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을지..

틀려도 좋으니, 마구마구 상상해 가면서 기대해 봅니다.

이런 게 게임 파는 재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