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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가 처음이세요? (1) 두산 베어스는 어떤 팀인가

원더 2023. 3. 26. 17:26

두산 베어스 2023년 팀 엠블럼

 

2023년 개막 기념, 나름 16년 차인 두산 베어스 팬이 쓰는 야구 입덕 영업문입니다. 

두산 베어스를 처음 접하는 분들이 알아두면 좋을 & 알았으면 하는 것들 모음!

 

※ 두산 팬 입장에서 다소 주관적, 개인적인 의견이 들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자세한 분석보다는 입문용으로 소개하는 목적이 크니 참고 바랍니다.

 

▷ 시리즈 목차 

두산 베어스가 처음이세요?

   (1) 두산 베어스는 어떤 팀인가 : 기본 정보, 플레이스타일, 팀 컬러

   (2) 두산 베어스를 좋아하는 이유: 유니폼, 팬덤 & 팀 특징 등 

 


두산 베어스 기본 정보

 

두산 베어스는 1982년 창단된 대한민국 프로야구 최초의 구단이자 원년 구단 중 하나입니다.

 

오비 베어스 창단
지금 봐도 귀여움....

 

창단 당시의 이름은 OB 베어스였고 1999년에 두산 베어스가 되었는데, 원래 OB는 두산의 브랜드였고 이름만 바뀐 것이라 OB 베어스=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원년부터 한번도 모기업이 바뀌지 않은 3팀 중 하나입니다.

 

두산 베어스 트위터 헤더

 

그리고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우승팀이기도 합니다. 근-본.

'원년 구단 원년 우승'이라는 문구는 두산 팬들이 상당히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죠.

 


서울팀

두산 베어스 서울 유니폼을 입은 허경민
얼터 유니폼인 '서울 유니폼'

 

두산 베어스의 연고지는 서울. 

꼭 지역에 따라서 좋아하는 야구팀이 정해지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서울팀이라는 메리트는 꽤 크죠. 

 

 

홈구장은 서울 종합운동장 야구장(잠실구장)입니다. 

LG 트윈스와 같이 쓰고 있습니다. 

 

잠실의 두산 LG 사무실을 설명하는 유희관
사무실이 마주보고 있어서 사실은 '앞집'..

 

대한민국에서는 유일하며, 전 세계적으로 봐도 두 팀이 구장 하나를 같이 쓰고 있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MD 스토어도 딱 붙어 있고, 구단 사무실이 바로 마주 보고 있어서 이쪽으로 가면 LG고 저쪽으로 가면 두산. 어느 팀의 경기냐에 따라 그날 구장 내의 현수막과 광고판 등의 장식이 싹 바뀝니다.

 

이 특징 덕분에 두 구단을 두고 '한지붕 두 가족'이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사실 가족 취급은 말도 안 되고(...)팬들이 흔히 서로를 '옆집'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진정한 잠실의 주인은 누구냐는 한마디는 두 팀 팬들 사이에 싸움 나기 딱 좋은 주제. 

 

두 팀이 구장 하나를 나눠쓰게 된 이유 (길어져서 접음)

간략하게 설명하면, 한국 프로야구가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 각 팀이 연고지를 정할 때 MBC 청룡이 서울을 먹고, 똑같이 서울을 지망했던 두산(당시 OB)은 '충청도에서 3년 있다가 서울로 올라오기'에 라는 조건으로 일단 청주에 갑니다.

 

두산 그룹은 충청도에 어떤 연고도 없었는데 정치적 이유로 간 것이고, 다른 구단들이 3년 후 서울 입성을 보장해 준 데다 드래프트도 서울에서 뽑았기 때문에 그냥 몸만 청주에 있고 마음은 서울에 있는 상태였죠.

그리고 두산은 정해진 대로 3년만 채우고 후딱 상경합니다.

 

하지만 약속받은 것과는 달리 홈으로 쓸 야구장을 구하지 못해서 이리저리 치이다 결국 MBC가 선점하고 있던 잠실구장에 같이 눌러앉게 되었습니다. 

(동대문 야구장을 홈으로 쓰려고 했으나 아마야구의 텃세에 밀리고 서울시에서 동대문 운동장을 철거해 버리면서 동대문 ㅃㅇ)

 

한편 MBC 청룡은 LG 그룹(당시 금성)에게 팔려서 LG 트윈스가 되었고, LG는 홈구장 사용권을 포함한 MBC의 모든 권리를 인수해 잠실을 쓰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두산과 LG 모두 서울 구단이 맞으며, 잠실구장을 홈으로 쓸 정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울에 새로운 야구장을 짓지 않는 이상 어느 한쪽이 잠실을 떠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잠실 시리즈는.... 계속됩니다.

 

 

이 끝나지 않을 토론 주제 덕분에 팬들끼리 사이는 그닥 좋지 않으며 라이벌 의식도 강합니다.

 

하지만 이런 불화는 스포츠적으로 오히려 호재죠. 

LG와 두산이 맞붙는 경기는 '잠실 시리즈'라고 해서 가장 인기 있는 매치 중 하나입니다. KBO 사무국에서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반드시 잠실 시리즈를 배치하고 있는데, 두린이들과 엘린이들의 희비를 건 이날만큼은 경기 분위기가 정말 치열합니다. 

 

종합 전적은 두산이 382승 21무 332패로 우위. 

(어린이날 시리즈는 두산이 15승 11패)


'언제나 꽤 잘하는' 팀

 

두산 베어스는 묘하게 '제일 잘하진 않아도 언제나 꽤 잘하는 팀' 정도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산 베어스 7년 연속 ks 진출

 

실제로 꽤 긴 역사상 하위권을 오래 기록한 적도 없고, 준우승도 밥먹듯이 했습니다.

저희는 가을에 야구를 안 했던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특히 2015년부터 2021년까지는 1122122위라는 미친 성적을 기록, 7년 연속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죠.

 

2019년 두산 베어스 우승 세레머니
2019년 우승 후 셀카 세레머니

 

이래서 팀이나 팬들 모두 강팀이라는 자부심도 있고, 큰 경기에 강하고 단기전 임팩트가 강한 선수들이 많습니다. 

 

2022년에는 전력이 크게 약화되어 창단 첫 9위를 하는 충격을 받았지만 (사실 21년에도 이 정도였는데 그해는 뭐랄까 좀 미쳤었죠..), 바닥에 오래 머무른 적도 없기에 올해에는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모두가 확신하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팬들이 생각하는 라이벌

 

다른 팀들이 보기에도 늘 경계 대상인지 2022년 10팀 중 9등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무려 5팀 팬에게 라이벌픽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이 무슨 원치 않는 일방적 작대기...

2,3위에도 뽑혀서 두산을 아예 라이벌 취급 안 하는 팀은 롯데뿐임...........

말하자면 강할 때도 강하고, 약할 때도 왠지 언제든지 강해질 수 있을 것 같은 팀.


플레이스타일 : 미라클허슬

 

두산 베어스의 이미지를 대충 요약하자면 냉철하고 빈틈없는 최강자나 모든 방면에서 우수한 모범생 느낌보다는 짬바와 기세로 몰아붙이는 우승권 강자 정도.

 

두산 베어스 페이지

 

특히 단기전에 매우 강하고, 불리한 상황과 확률을 냅다 뒤집으면서 올라오는 저력을 보여주는 팀입니다.

미라클 두산이라는 수식어는 바로 이것을 뜻하는 말.

 

확률이나 상황상 모두들 다 진다고 예측할 때 극적인 승리를 차지하는 일이 많습니다.  

특히 큰 경기에 강하다는 특징이 있어서 가을에 만나면 정말 만만치 않은 팀. 

 

2021년 두산 베어스 포스트시즌
그리고 정신나간 놈들이 진짜 스윕을 했다는 결말...

 

특히 2021년에는 심각한 전력 저하로 9월까지 8등을 하고 있었으면서 갑자기 미친 듯이 달려서 4위까지 올라가 포스트 시즌에 진출, 모든 확률과 예상을 다 깨고 결국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

그러나 결승에서 한계에 이르러 북산마냥 하얗게 불태우고 준우승에 머뭅니다.

 

물론 이 미라클이 역으로 발동해 드라마틱하게 역전패를 당하는 일도 종종 있습니다.........

 

좋든 나쁘든 기세가 굉장한 팀이라는 사실.

 

정수빈 다이빙 캐치

 

이런 '기세'의 특징을 잘 표현한 말이 바로 허슬두.

몸을 아끼지 않고 플레이하는 '허슬 플레이'가 두산의 상징입니다. 흙투성이가 된 유니폼은 상당히 친숙하고, 발야구도 많이 하는 편. 

공수 양면에서 꽤나 적극적인 팀입니다. 특히 2010년대 얄미울 정도로 철두철미한 SK에 밀려 만년 준우승하던 시절은 정말 엘리트 최종 보스에게 맞서는 열혈 만화 주인공 근데 못이김 스러운 포지션.....

 

한편, 덕아웃과 팀 분위기도 활기차고 떠들썩합니다. 지고 있어도 축 가라앉는 일은 좀처럼 없으며 선수들도 늘 쾌활한 편. 

 

베테랑이 되면 슬슬 딴 팀으로 팔려가므로 꽤나 젊은 팀이고 군기가 빡센 분위기는 아니지만, 자율 연습량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팀으로도 유명합니다. 시합이 끝나도 선수들이 특타를 하고 나오기 때문에 퇴근길에 사인받기 어려울 정도.

특히 고참 선수들이 앞장서서 연습을 하는 분위기라서 다들 몸에 배어있다는 듯합니다.


돈 없는 구단?

 

모기업 자체가 없는 키움 히어로즈만큼은 아니지만, 두산 베어스 역시 돈 없는 구단이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야구기자도 참지 못한 드립
야구 기자도 터져버린 드립.....

 

외부 FA도 잘 안 사고, 내부 FA도 거의 안 잡습니다. 

두산 팬으로선 처음부터 우리 선수가 우리 팀에서 은퇴할 때까지 있어줄 것이란 기대조차 거의 없고 FA 시즌이 되면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당연할 정도. 씁... 어쩔 수 없지...그럼 그렇지... 

 

두산 베어스 우승 4명 사진
다 떠났어... 없어..........

 

특히 2010년대 중반에는 두산 그룹이 정말 파산 상태에 이르러서 팀을 상징하던 선수들을 속절없이 줄줄이 떠나보냈습니다. 

김현수, 이종욱, 손시헌, 최준석, 민병헌, 양의지, 오재일, 최주환, 박건우는 몽땅 다 두산 선수였습니다.

나가서 다들 다른 팀 주장하고 있는 걸 봤을 땐 진심 정신나갈 뻔...

 

이래서 두산 팬들은 모기업에 대한 불신이 매우 컸고, 매해 겪는 이별에 한이 쌓여있었는데요. 

 

양의지 두산 리턴

 

2022년 11월, 우리의 박정원 회장님께서 

4년 전에는 정말 돈이 없어서 제대로 된 액수를 부르지도 못하고 그냥 떠나보냈던 양의지를,

4년 후 FA 역대 최고가(4년 152억)를 부르며 다시 불러들이는 미친 FLEX를 합니다.

 

이전까지 돈없는 구단이 죄다, 가난하면 야구팀을 팔라고 쌍욕을 해댄 모든 이들이 올해부터 두산 그룹의 번창과 안녕을 기원하며 하루에 한번씩 회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게 됨..

만수무강하시고 많이 버십시오..... 

 

 

근데 앞서도 얘기했지만, 두산 베어스는 정말 돈이 없어서라기보다 원래 선수 영입에 큰 돈을 쓰는 기조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이미지가 좀 더 큽니다.  2군 구장 베어스 파크도 시설이 좋기로 유명하거든요. 한마디로 선수에만 돈을 잘 안 씀...(?)

 

두산 이천 베어스 파크
시설도 좋고 선수 밥 먹이는데는 진심인 팀....

 

김현수와 양의지를 잡지 못했던 것은 그때 정말 모기업이 망하기 일보 직전이었기 때문이 맞지만, 그 정도가 아니면 나가는 선수 거의 안 잡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맨날 이렇게 전력 줄줄 새는 팀이 어떻게 계속 잘 나갈까?

....솔직히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입니다.

 


화수분 야구

 

외부 전력을 사오는데 돈을 안 쓰고 팀 내부에서 육성을 통해 좋은 선수들을 키우는 시스템을 가진 야구를 '화수분 야구'라고 지칭하는데, 두산이 그 대표적인 팀으로 꼽힙니다.

퍼도퍼도 끝이 없는 화수분처럼 자꾸자꾸 어디서 괜찮은 애들이 막 나타남.... 

 

대놓고 육성에 꽤 자신이 있는지 신인을 뽑을 때도 과감한 포텐셜픽을 하고, 다른 구단에서 크게 관심없는 신고 선수나 보상 선수를 주워와서 터뜨리는 것에도 일가견이 있습니다. 

즉, 선수 영입에 돈을 잘 안 쓰는 이유도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적어도 구단은 생각하)기 때문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게 없어도 잘한다고 점점 선수를 안 사주는 건지, 선수를 안 사주니까 몸 비틀어가면서 어떻게 하다보니 점점 요령이 생긴 건지....

 

실제로 2021년엔 기둥뿌리까지 뽑아먹고도 포스트시즌에 갔고, 2022년엔 총체적으로 망했지만 뜬금없이 신인왕을 배출하는 저력을 보이기도. 

"쟤 누구야? 저런 애가 있었어? 쟤 왜 저렇게 잘해?"같은 말 나오는 애가 매년 한 명씩은 나오는 듯...

 

다만 최근에 7년 연속 성적이 너무 좋아서(....) 드래프트를 초반에 뽑아본 적이 없는데다가, 베테랑 선수들이 슬슬 낡아오는 시기가 와서 조금 위기가 온 느낌은 있습니다. 2023년 드래프트는 우리 거다 

 

하지만 아직 두산에는 터지기를 기다리는 수많은 코인, 아니 코인이래. 선수들이 있습니다.

올해 또 터질 겁니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그럼, 곧 2편으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개막 전에 완성하는 게 목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