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혼자 여행을 다니면서 종종 에어비앤비를 이용합니다. 저렴하기도 하고 일반 관광용 호텔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지역적 특색을 느낄 수 있어서 무척 좋아합니다.
에어비앤비에서 간혹 사고가 일어나기도 하고 왠지 불안하다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에어비앤비를 출장용, MT용, 홀로 여행용, 친구와 여행용으로 이용하면서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어서요.
숙소 고를 때 소소한 팁을 공유할까 합니다.
숙소 유형 확인하기
예전엔 에어비앤비하면 정말 집주인이 실제로 사는 집에 들어가는 일이 많았지만, 사실 요즘엔 사업형 에어비앤비가 많아서 말만 에어비앤비고 그냥 게스트하우스에서 부티크 호텔급에 준하는 가격과 시설을 갖춘 곳도 많습니다.
숙소 유형은 크게 나눠보면
- 다인실
- 개인실
- 혼자 사용할 수 있는 독채
.... 정도인데요.
다인실은 도미토리룸, 개인실은 비앤비나 게스트하우스의 싱글룸에 해당합니다.
혼자 사용할 수 있는 독채는 아예 주택 하나일 수도 있지만, 호텔이나 아파트처럼 전체 건물 안에 있는 방일 수도 있습니다. 가끔 독채도 302호, 303호 이런 식으로 되어있어서 개인실과 헷갈릴 수 있는데 개인실과 독채를 나누는 기준은 공용 공간이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달렸습니다. 부엌이나 욕실 등의 시설을 100% 혼자 쓸 수 있는 것이 독채.
숙소 유형은 자신의 성격이나 여행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혼자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고 또 치안이나 안전을 꽤 신경 쓰는 편이기 때문에 집 전체를 사용할 수 있는 숙소를 선호합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즐기는 인싸라면 게스트하우스나 개인실도 괜찮겠죠. 하지만 이 경우에는 리뷰 확인 및 각종 정보를 더욱 꼼꼼하게 확인할 것.
가장 싼 곳은 피하기
'뭐 이게 무슨 말이야' 싶을 수 있는데, 정말입니다.
요즘엔 에어비앤비의 전반적인 시설 수준이 상당히 상향평준화되었고 아예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호스트들이 많기 때문에 지역별로 어느 정도 일정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 있는 동급의 다른 숙소에 비해서 너무 싸고, 리뷰와 사진이 빈약하다면 조금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혹은 해당 동네가 전혀 여행에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개인이 운영하는 숙소라는 특성상 청결이나 관리 수준이 들쭉날쭉이라서 믿을 만한 호스트를 찾는 게 중요해요. 그런데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이라면 아무래도 관리나 시설 수준을 신뢰하기 힘듭니다.
여행 경비를 졸라매야 해서 가장 싼 에어비앤비를 찾는다면, 차라리 비슷한 금액대의 캡슐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에 들어가는 것을 추천.
물론 납득할 만한 할인 사유(새로 오픈했다거나)가 있거나 슈퍼호스트인 경우에는 의심을 거둘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리뷰와 사진으로 판별하는 것이 필요하죠. 사진과 리뷰 보는 자세한 방법은 아래에서 계속하겠습니다.
슈퍼호스트와 에어비앤비 플러스
'슈퍼호스트'는 에어비앤비에서 일정 이상의 경험과 높은 평점을 지닌 호스트에게 주는 배지입니다. 검색할 때 필터에서 따로 '슈퍼호스트'를 체크하면 해당 지역의 슈퍼호스트 숙소들만 따로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웬만한 여행지의 슈퍼호스트 숙소들은 거의 대부분 사업형이라서 시설이 평균 이상으로 보장된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슈퍼호스트의 숙소들은 대체로 일반 숙소보다 비쌉니다.
그리고 일반 호스트라고 해서 꼭 슈퍼호스트보다 떨어지는 숙소인 것은 아닙니다. 아직 운영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좋은 숙소도 있으니 잘 살펴보시길.
'에어비앤비 플러스'는 슈퍼호스트에서 더 나아간 것으로, 아예 에어비앤비가 시설 수준은 물론 인테리어 디자인 등까지 꼼꼼하게 심사해서 주는 배지입니다. 플러스 정도 가면 이건 호텔보다 싸게 묵으려고 잡는 숙소가 아니라 그냥 낼만큼 내고 진짜로 좋고 유니크한 숙소입니다. 웬만한 부티크 호텔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플러스 숙소는 매우 드물고, 아직 플러스 숙소가 없는 도시도 많습니다.)
리뷰 잘 확인하는 법
리뷰 확인은 에어비앤비 선택의 알파이자 오메가.
사실 리뷰만 꼼꼼하게 체크하면 망할 확률은 상당히 줄어듭니다.
단, 별점이 무조건적인 건 아니고 리뷰 내용을 세세하게 읽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방에 조리 도구가 없어서 불편했다"는 리뷰가 있는데 내가 딱히 밥을 해 먹을 생각이 아니라면 전혀 단점이 아닌 부분이고, "주차장이 없다"는 것도 차가 없다면 신경 쓰이지 않죠. 몇몇 숙박객들이 이런 것들 때문에 별점을 낮게 매겼다면 그 리뷰 자체는 상황에 따라 무시할 수도 있는 정보입니다.
반대로 어떤 여행객이 "관광지 한가운데고 근처에 이자카야가 많아서 좋았다"라며 높은 평점을 주었다면 그 숙소 근처가 시끄럽고 치안이 다소 불안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길고 자세한 리뷰도 중요하지만 리뷰를 최신순으로도 살펴봐야 합니다. 원래는 좋은 숙소였는데 시설이 낡았다거나 최근에 근처에서 공사를 한다는 등 변동 사항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
그리고 리뷰를 볼 때 시설 관련 말고도 호스트가 친절하고 연락이 잘되는지의 여부도 신경 써서 확인해야 합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는 가급적 서로 안 마주치고 비대면으로 체크인하는 게 편하긴 하지만, 어떤 문제가 있을 때 호스트와 바로바로 연락이 되는 건 무척 중요합니다. 에어컨이 고장 났다, 문이 안 열린다 같은 돌발 상황에서는 호스트에게 기댈 수밖에 없으니까요.
실제로 저는 체크인할 때 문고리가 고장 나서 숙소에 들어가지도 못했는데 호스트가 후다닥 달려와서 고쳐준 경험이 있습니다...
새로 론칭한 숙소의 경우에는 리뷰가 적어서 참고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호스트의 이름을 누르면 그 호스트가 운영하고 있는 다른 숙소를 볼 수 있습니다. 호스트가 운영하는 다른 숙소들의 평이 다 좋다면 이번에 새로 런칭한 숙소도 평타를 예상할 수 있죠.
숙소 사진을 보고 판단하기
에어비앤비는 호텔에 비해서 숙소의 시설 소개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데, 그래서 그냥 멋진 사진 한 장만 보고 믿어버리면 안 됩니다.
여기에도 꽤나 많은 꼼수들이 있거든요.
개인적으로 거르는 숙소의 사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숙소가 아닌 다른 관광지의 사진들이 많다
- 모든 방이나 시설을 다 찍지 않았다
- 방 전체가 아니라 디테일(장식이나 세면도구 등)만 확대해서 찍은 컷들만 많다
대부분의 사진을 근처 관광지 풍경으로 때우거나 의미 없는 꽃이나 소품 사진이 많다면 시설이 그다지 좋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건 호텔 예약할 때도 마찬가지지만)
또 언뜻 보기에 눈길이 가는 화려하고 예쁜 사진 1장만 있는 숙소보다 그럭저럭 평범한 기술로 찍어서 좀 우중충하게 나온 사진이 많은 숙소가 상대적으로 진실할 확률이 높습니다.
모든 숙소는 기본적으로 사진에서 보이는 것보다 덜 밝고 좁을 것이라고 상상하는 게 맞습니다. 넓이를 가늠할 때는 사진보다는 기재된 수치를 확인할 것.
중요한 것: 침대 수와 화장실
침대 수와 화장실은 여행의 만족도를 좌우하는 데 꽤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단체로 여행 갈 경우에.
혼성 단체로 여행을 갈 때에는 침실과 욕실이 최소 2개 있는 곳으로 고르는 게 좋습니다.
위치를 확인할 것
예약을 확정하기 전에 정확한 주소를 알려주지 않는 숙소도 많은데, 근방을 알려주기 때문에 해당 지역을 잘 살펴보면 좋습니다. (사업형으로 운영되는 숙소의 경우 에어비앤비에서는 상세 주소를 알려주지 않지만 구글맵 등에서 숙소명으로 검색하면 뜰 때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체크해야 할 점이 단순히 지하철역이 가까운지의 여부만이 아니라는 것.
교통이 편리한지, 주변에 관광지가 많은지의 여부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그 동네 자체의 치안이나 전반적인 분위기입니다.
근처에 술집이 늘어선 번화가라면 조용한 휴식은 물 건너가는 거고.
개인적으로는 완전 역 주변보다도 찐 주택가를 선호하는 편.
관광지에 너무 가까우면 오히려 번잡하고 관광객 타깃의 범죄 우려도 있습니다.
편의시설과 규칙 목록은 꼼꼼하게 다 읽을 것
어느 정도 각이 나와있는 호텔과는 달리 에어비앤비는 숙소에 따라 시설과 규칙이 천차만별입니다. 그래서 더욱 숙소의 상세 정보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하죠.
특히 다음과 같은 것들.
- 체크인 및 체크아웃 시간
- 시설 (와이파이, 세탁기, 주방, 주차장 등)
- 하우스 규칙 (n시 이후 출입 금지, 쓰레기 배출 방법 등)
- 편의 시설과 제공용품 (수건, 화장지, 조리 도구 등)
그 외에화재경보기라든가 전자식 자물쇠 등도 있으면 좋고요. 열쇠를 직접 건네주거나 현관 주변에 숨겨놓는 고전적인 방법으로 전달하는 숙소도 있지만, 호스트 본인도 함부로 들어올 수 없게 스마트락 앱과 연동해서 게스트가 현관 비밀번호를 따로 지정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곳도 있습니다. (LA에 갔을 때 상당히 편리했었던 기억..)
사람마다 여행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따로 있지만, 숙소는 기본 중에 기본이죠. 특히 에어비앤비는 정형화된 호텔과 달리 색다른 체류 경험을 할 수 있는 게 특징인데, 좋은 기억을 남기기 위해선 발품이 필수입니다.
조금 귀찮거나 어려워도 꼼꼼하게 보는 만큼 좋은 숙소를 만날 수 있을 거예요!
그럼 모두 준비부터 즐거운 여행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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