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Game No Life/PS4, PS5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스토리 총정리, 엔딩 해석

원더 2022. 11. 16. 23:05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엔딩 보고 나서도 여운이 남아서... GOW 라그나로크의 스토리를 쭉 정리해보았습니다. 갓겜 갓스토리....

 

전작에서 바로 이어지는 스토리이므로, 전작 내용이 희미하거나 헷갈린다면 먼저 확인할 것. ↓↓

https://cabinetofwonder.tistory.com/166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를 시작하기 전 봐야 할 갓옵워 스토리 정리

는 스토리와 내러티브가 중요한 게임인만큼 전작의 내용을 알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시리즈는 그리스 신화를 배경으로 한 1~3편(+외전)과 북유럽 신화로 배경을 옮긴 가 있는데요. 라그나로크는

cabinetofwonder.tistory.com

 

※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니 스포일러 주의

 

I. 끝의 시작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
아트레우스 마이 컸다....

 

라그라로크의 전조인 핌불의 겨울 때문에 몇 년 동안 미드가르드에는 눈이 그치지 않고 내리고 있습니다. 크레토스는 여전히 옛날 집에서 아트레우스에게 사냥을 가르치고 전투 훈련을 시키고 있지만, 성장한 아트레우스는 더 이상 숨어 지내지 말고 세계의 종말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방어적인 아버지의 태도가 불만스럽습니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크레토스와 토르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럽게 오딘과 토르가 방문합니다. 아니 여기서??? 크레토스가 오딘의 평화 제안을 불신하며 단칼에 거절하고 토르와 맞붙은 사이 오딘은 아트레우스를 친근하게 대하며 아스가르드로 오라는 초대를 남깁니다.

 

크레토스는 아트레우스가 자기 몰래 티르를 찾아다니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를 매우 언짢게 생각하지만, 티르를 무척 경계하는 듯한 오딘의 행동과 아트레우스의 열렬한 설득에 결국 티르를 찾아 나서기로 합니다.

 

 

II. 티르의 구출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는 드워프들의 영역인 스바르트하임의 깊은 광산 속에서 놀랍게도 감금되어 있던 티르를 찾아냅니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티르

 

그러나 티르는 오랜 고문과 감금으로 인해 쇠약해진 상태에, 다시는 힘을 쓰지 않겠다고 맹세했다며 오딘에게 저항해 전쟁을 일으킬 생각은 없고 비폭력주의를 고집합니다.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는 예상과는 다른 그의 모습에 실망하지만 어쨌든 그를 데리고 영역 사이의 영역에 있는 신드리의 집으로 돌아옵니다. 

 

 

III. 철의 숲

아트레우스는 꿈을 꾸다가 철의 숲이라는 곳에 가게 됩니다. 철의 숲은 거인족들의 숨겨진 영역으로, 아트레우스는 홀로 동물들을 돌보며 살고 있던 거인족 소녀인 앙그르보다를 만나게 됩니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앙그르보다

 

앙그르보다는 이미 그(로키)가 찾아올 것을 예상하고 있었는데, 그녀는 로키에게 그의 예언을 전달해준다는 운명을 타고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쭉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그리고 그 예언이란 다름 아닌 '크레토스는 죽고 로키는 아스가르드에서 오딘을 돕는다'.

 

예언을 들은 아트레우스는 절대로 그럴 리가 없으며 반드시 미래를 바꿔놓겠다는 의지를 다지지만, 앙그르보다는 예언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예언과는 별개로 둘은 점차 가까워지고, 아트레우스는 앙그르보다의 일을 도와주고 '주어진 역할'을 마치자 자신의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던 그녀를 달래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아트레우스는 자신이 이틀이나 사라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화가 난 아버지와 마주하게 됩니다. 크레토스는 아트레우스에게 어디에 갔었는지 묻지만, 아트레우스는 철의 숲과 요툰하임의 거인들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비밀로 해달라는 앙그르보다의 약속을 지킵니다. 

 

 

IV.  바나하임에서

아트레우스와 크레토스는 프레이야와 마주치고, 프레이야는 여전히 증오를 드러내지만 크레토스는 그녀를 미드가르드에 묶어둔 오딘의 저주를 푸는 것을 돕기로 합니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프레이야

 

크레토스는 프레이야와 함께 그녀의 고향인 바나하임에 가서 그녀의 오빠 프레이와 재회하고, 프레이야의 저주를 푸는데 성공합니다. 프레이야는 끝끝내 자신을 적대하지 않는 크레토스에 대한 증오와 분노를 누르고 대신 오딘을 목표로 삼아 그들의 아군이 되어줍니다.

 

아트레우스는 오딘의 계획을 알고 이용하기 위해서 아스가르드로 가겠다는 의사를 밝힙니다. 그러나 그간 아트레우스의 행적에 의문과 불안을 느낀 크레토스는 크게 화를 내며 반대하고 일행 모두 아트레우스를 비난하자 아트레우스는 울컥해서 집을 뛰쳐나가 아스가르드로 향합니다.

 

 

V. 아스가르드와 미드가르드

아트레우스는 아스가르드로 이주한 미드가르드 소년 스쿌드, 토르의 딸인 트루드와 만나서 친구가 됩니다. 오딘의 심복인 헤임달과 토르는 그를 매우 못마땅해 하지만, 오딘은 대놓고 모두의 앞에서 그를 아끼고 편애하면서 자신이 일생 동안 찾아 헤맨 보물인 가면 조각을 보여줍니다.

 

오딘의 목적은 가면을 완성하여 현실의 균열을 엿보고 세계의 궁극적인 지혜를 손에 넣는 것. 이를 위해 아트레우스의 언어적인 재능이 필요해 도움을 청합니다. 아트레우스는 한 개의 가면 조각을 찾는 데 성공하고, 오딘은 매우 기뻐합니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노르니르
운명의 세 자매

 

한편 크레토스와 프레이야는 아트레우스의 예언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해 미드가르드에서 운명의 신인 노르니르 자매를 찾아가기로 합니다. 그러나 고생 끝에 듣게 된 말은 '헤임달이 아트레우스를 죽이려고 해서 크레토스가 헤임달을 죽이며, 라그나로크가 일어나고 크레토스는 죽게 될 것'.

 

크레토스는 헤임달이 아들을 죽이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듣자 분노를 느끼고, 미미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보통의 방식으로는 상처조차 낼 수 없는 헤임달을 죽이기 위해 드라우프니르 창을 만듭니다.

 

 

VI. 거대한 늑대

트루드와 함께 가면 조각을 찾아 헬하임에 간 아트레우스는 사슬에 묶여있는 거대한 늑대인 '가름'을 만납니다. 아트레우스는 딱한 마음에 그를 풀어주지만, 가름은 영혼이 없는 짐승으로 현실을 파헤치고 온갖 영역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일대 혼란을 불러일으킵니다.

 

아트레우스는 자신의 실수에 좌절해서 아버지에게 돌아가는데, 크레토스는 아들이 실수를 바로잡는 것을 돕기 위해 함께 헬하임으로 들어갑니다. 여기에서 부자는 조금씩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하면서 더욱 가까워지고 서로의 비밀(예언을 알고 있던 것)도 알게 됩니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가름 펜리르

 

그리고 아트레우스는 마법으로 영혼이 없는 가름의 몸에 예전에 키웠던 충실한 늑대인 펜리르의 혼을 넣는 데 성공하고, 그 결과 거대한 멍멍이를 얻게 됩니다.

 

 

VII. 예언의 포로들

그러나 이후 바나하임에서도 계속 예언대로 일이 진행되고, 헤임달을 만난 크레토스는 최대한 자비를 베푸려고 하지만 헤임달이 발악하며 아트레우스를 죽여버리겠다는 말을 하는 바람에 크레토스는 결국 헤임달을 죽이고 맙니다. 이건 헤임달 잘못이 맞아....

 

아트레우스는 마지막 수단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다시 한번 오딘에게 가기로 마음먹습니다. 크레토스는 이번에는 아들의 판단을 믿고 보내줍니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토르 트루드
이 게임 정말 온갖 유형의 막장 아빠들이 다 나옴....

 

아트레우스는 아스가르드로 돌아와서 토르와 함께 가면의 마지막 조각을 찾는 임무를 맡게 됩니다. 토르는 남은 가족을 생각해 금주를 하며 나름대로 변화하려고 노력했지만, 오딘의 계속되는 가스 라이팅에 결국 다시 자포자기해서 고주망태가 된 상태.

토르는 아트레우스를 여전히 까칠하게 대하지만, 아트레우스는 그에게 트루드를 위해서라도 포기하지 말라고 열심히 설득합니다.

 

결국 토르와 아트레우스는 가면의 마지막 조각을 얻고, 아트레우스가 오딘에게 막 완성된 가면을 주려는 찰나 토르의 아내 시프가 나타나 토르에게 오딘의 말을 듣지 말고 아들들의 복수를 하라고 종용합니다. 울분이 솟아오른 토르는 아트레우스를 공격하고, 아트레우스는 신드리의 마법으로 가까스로 탈출해 집으로 돌아옵니다.

 

 

VIII. 모든 영역의 전쟁

헤임달을 죽였고, 오딘의 보물인 가면도 아트레우스의 손에 있기 때문에 결국 아스가르드와의 전면전이 불가피한 상황.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티르 배신

 

일행은 다 함께 모여서 오딘의 약점인 가면을 이용해 아스가르드를 공격할 계획을 세우는데, 이때 티르가 오딘 몰래 아스가르드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자신이 이끌겠다고 나섭니다.

 

다들 기뻐하지만 브록만이 티르가 수상쩍다고 반대하고, 왜 애를 로키라고 부르냐, 애 이름은 아트레우스인데 라고 고집스럽게 따지자 티르가 브록을 찔러 살해하더니, 변장을 풀고 오딘으로 변신합니다. 구출해온 처음부터 티르는 변장한 오딘이었던 것.

 

크레토스는 창을 던져 오딘이 가면을 가져가려는 것은 막지만 그들의 모든 계획은 이미 오딘에게 들킨 상태. 결국 예언 속의 라그나로크가 나타날 수밖에 없기에 크레토스는 예언대로 아스가르드를 함락시킬 거인 수르트를 찾아 그를 '라그나로크'로 만듭니다.

 

 

IX. 라그나로크

일행은 각각의 영역에서 군대를 불러와 연합군을 결성하고, 크레토스는 장군이 되어 다시 한번 전쟁을 치르게 됩니다. 

 

걀라르호른을 불고 아스가르드로 쳐들어간 이들은 강력한 군세와 맞닥뜨리지만, 연합군과 함께 뜻밖의 지원군인 요르문간드, 앙그르보다와 펜리르 그리고 라그나로크와 함께 싸워나갑니다.

 

그때 오딘은 미드가르드인들을 장벽 근처에 방패막이로 세워놓고 무고한 이들을 희생시키는 것을 본 아트레우스는 동요하고, 크레토스는 남을 아끼고 슬퍼하는 그 마음이야말로 아트레우스와 자신의 차이라는 것을 깨닫고 아트레우스를 도와 무고한 사람들을 구합니다. 

계속해서 오딘을 향해 나아가던 아트레우스는 적의에 가득한 트루드와 마주치는데, 트루드의 어머니인 시프가 만악의 근원은 오딘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트루드는 아버지를 찾아 함께 오딘에게 대항하겠다고 결심합니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토르 보스전

 

그라나 토르는 트루드가 크레토스와 함께 있는 광경을 보고 오해해서 이성을 잃고 공격해 옵니다. 크레토스는 격한 전투 끝에 토르를 쓰러뜨리지만 죽이지 않고 같은 아버지로서 "가족들을 생각하라, 우리는 파괴자였으나 앞으로 변할 수 있다"는 말로 그를 설득합니다. 

이때 오딘이 나타나 토르에게 가스라이팅을 시전하며 크레토스를 죽이라고 명령하지만 토르는 거부하고, 이에 오딘은 그를 직접 찔러 죽입니다.

 

이어지는 전투에서 크레토스, 아트레우스, 프레이야는 그를 제압하는데, 오딘은 마지막까지 아트레우스에게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기회라며 가면을 쓰라고 꼬드깁니다. 그러나 아트레우스는 가면을 파괴하고 오딘의 영혼을 구슬에 봉인합니다. 

크레토스도, 프레이야도 오딘을 죽이지 않지만 신드리가 나타나 브록의 복수로 구슬을 산산조각 내고 사라집니다.

 

안심하는 것도 잠시 라그나로크가 아스가르드를 계속 파괴하자, 프레이는 시간을 벌면서 다른 사람들이 무사히 탈출할 수 있도록 자신을 희생합니다.

 

 

X. 시작의 끝

프레이의 희생으로 일행과 아스가르드의 난민들은 무사히 미드가르드로 넘어오는 데 성공하고, 제각기 일족의 재건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앙그르보다는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에게 페이의 일생을 그린 마지막 성소로 안내합니다.

 

성소에는 페이가가 요툰하임의 벽화를 파괴하는 장면과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 앞에서 죽는 장면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즉, 전작의 엔딩에서 훼손된 벽화는 바로 페이가 한 일인 것. 페이는 남편과 자식이 예언에 따라 살지 않기를 바랐고, 그녀의 행동으로 인해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는 '정해진 것처럼 보이는' 운명을 뒤집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엔딩

 

아트레우스는 거인족들을 찾아 그들의 재건을 돕는 일이 '로키'로서 자신의 소명이며 책임이라고 말하고, 혼자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크레토스는 이제 훌쩍 성장한 그에게 "준비가 되었다."라고 알리며... 아들을 떠나보냅니다.

 

아들이 떠나는 모습을 보고 떠나려던 크레토스는 페이의 예언이 그려진 벽 뒤에 또 다른 예언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뒤편의 벽을 엽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바로 크레토스 자신의 예언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불타는 그리스에서 찾아와 아들과 함께 여러 여행을 하고, 마지막에는 황금색으로 빛나며 사람들에게 숭배를 받는 그의 모습. 어느 누구에게도 숭배받지도, 사랑받지도 못하고 파괴와 학살만을 해왔던 전쟁의 신이 '상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길'이. 

(이 엔딩에 대한 자세한 해석은 아래를 참고)

그리고 크레토스는 그 길을 향해서 떠납니다.

 


엔딩 이후, 스토리에 대한 질문들

볼륨이 엄청나고 또 이런저런 반전이 있기 때문에, 헷갈릴 수 있는 세부 사항 정리.

 

▶ 티르는 언제부터 오딘이었는가?

처음부터.

아트레우스가 티르를 찾아다니는 걸 눈치챈 오딘이 꾸민 계략이었습니다. 

 

티르의 모습을 하고 싸우지 않은 건 아마 티르의 능력까지는 흉내를 못 내거나 들키기 쉬워서였을 텐데, 미미르의 말대로 정말 티르의 평화주의를 제대로 모욕한 짓이었습니다. 아오... 그때 평화 운운했던 말들을 떠올리니 진짜 개 빡치네...

 

티르가 미묘하게 아트레우스에게 바람을 넣으면서 크레토스와의 사이를 이간질한 것도 당연히 일부러 그런 것이고, 오딘이 아스가르드에서 딱 크레토스와 정반대로 온화하고 친근하게 행동해서 아트레우스의 호감을 산 건 이미 보았던 덕분... 티르의 모습을 하고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가 다투는 걸 봤으니 아트레우스가 아버지에게 불만을 가지는 부분을 알고 이를 공략할 수 있었던 거죠.

진짜 소름 끼치는 새끼...

 

그러나 티르에 대해 나쁜 기억만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스토리 엔딩 이후에 진짜 티르를 찾을 수 있거든요. 

 

 

 오딘의 가면은 결국 무엇이었나?

알 수 없죠.

실제로 어떤.. 궁극적인 세계의 진리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건 그 지혜가 무엇이었는지가 아니라, 오딘이 거기에 심하게 집착했다는 것. 원전 신화에서도 오딘은 지혜에 (말 그대로) 목매달았는데 그 부분을 반영한 듯.

 

 

▶ 아트레우스와 크레토스의 약속

마지막에 떠나기 전 아트레우스가 '약속을 지켜달라'라고 언급합니다. 물론 그 '약속'은 굉장히 인상적이라 잊어버릴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어쨌든 확실히 해두자면, 둘이 헬하임에서 했던 약속입니다.

서로가 옆에 없어도 아트레우스는 아버지라면 어떻게 말했을지 생각하고 행동할 것, 그리고 크레토스는 아트레우스라면 어떻게 했을지 생각하고 그 마음속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 

 

아트레우스는 크레토스의 통제력을, 크레토스는 아트레우스의 선한 심성과 남을 위하는 마음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후 아트레우스는 (곰으로 변할 정도로 이성을 잃었던 이전과는 달리) 상당히 냉철하고 분명하게 근거를 대가며 아스가르드로 돌아가는 위험한 계획을 설득시켰죠. 

또 크레토스는 원래 "전쟁이란 모든 것을 희생할 각오가 있는 자가 승리하는 것"이라고 말했으나, 아트레우스가 아스가르드에서 민간인들의 희생에 슬퍼하는 것을 보자 그것이 자신과 아들의 결정적인 차이임을, 자신이 더 나아질 수 있는 길임을 알아차리고 민간인들을 돕습니다.

 

그리고 서로와 헤어지게 된다고 해도... 계속해서.

 

 통나무 지는 노인 이야기의 뜻

전쟁 전날 밤, 크레토스는 아트레우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죠. (절반은 전쟁이 끝난 후에 들려주지만)

이런 이야기입니다.

"통나무를 지고 마을로 옮기는 노인이 있었는데, 그 노인은 오랜 기간의 노동에 점차 지쳐갔다. 어느 날 노인은 견디지 못하고 통나무를 등에서 떨어뜨리고 죽음을 불렀다. 그러나 죽음이 그 앞에 나타났을 때.... 노인은 죽음에게 통나무를 다시 등에 올려달라고 말했다."

 

물론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크레토스는 전작의 엔딩에서 자신이 죽는 예언을 보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남은 기간 아들과 함께 하기 위해, 그리고 홀로 남을 아들을 준비시키기 위해 노력했죠. 아트레우스가 고집을 부릴 때 못마땅해하면서도 다 들어준 것도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고....

 

크레토스는 죽음을 각오했고 한때 죽음은 그의 소원이기도 했습니다. (그리스에서 시도도 여러 번 했고)

그러나 통나무 지는 노인처럼, 죽음이 다가오자 그는 다시 삶에 대한 열망과 할 일이 있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다시 살기로 결심합니다. 크레토스는 오래오래 살 겁니다. 어차피 반신이니까.

..... 죽음이 마침내 그를 얻을 수 있을 때까지. 

 

 

 예언은 실현되었는가?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예언

거인족과 노르니르에게서 여러 예언들이 나왔습니다.

  •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가 발두르를 죽이고 라그나로크를 불러온다. (거인족의 예언)
  • 티르와 요툰 족의 용사인 아트레우스가 라그나로크를 이끈다. (거인족의 예언)
  • 크레토스가 아트레우스의 품 안에서 숨을 거두고 아트레우스는 오딘을 돕는다. (거인족의 예언)
  • 헤임달이 아트레우스를 죽이려 하고 크레토스는 헤임달을 죽인다. (노르니르의 예언)
  • 수르트와 신마라가 하나가 되어 라그나로크가 되고 아스가르드를 멸망시킨다. (거인족의 예언)
  • 크레토스는 죽는다. (거인족, 노르니르의 예언)

 

예언은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거의 대부분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크레토스가 죽고 세상이 멸망한다는 예언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두 가지로 해석됩니다. 일단 좀 표면적으로 해석하면, 말 그대로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가 정해진 운명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는 걸로 볼 수 있습니다.

작중 노르니르의 말에 따르면 그들이 아는 '운명'이란 과거의 행동과 생각에 대한 지식을 기반으로 예측하는 것인데, 크레토스가 (노르니르가 아는) 잔혹한 파괴신이 아니라 더 나은 신이 되었기에 그들의 예측이 틀렸다는 겁니다.

 

.....그러나 여기엔 약간의 속임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페이가 남편과 자식이 예언을 못 보게 일부러 벽화를 파괴했는데, 그것조차 예언되어 있던 일이기 때문이죠.

처음엔 크레토스만 자신이 죽는 내용의 벽화를 보았고, 그는 아들이 혼자 남아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오랫동안 준비시켰고 자신은 서서히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아트레우스가 예언을 알게 되고, 아트레우스는 아버지가 죽는 것을 막기 위해서 아스가르드로 갈 결심을 했습니다. 결국 이게 또 예언과 비슷한 상황(로키가 오딘 옆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말하자면 그들이 예언을 알고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마저도 예언되었고, 정해진 운명이 바뀌는 것까지가 운명이었다는 것. 즉, 크레토스가 죽고 세상이 멸망한다는 운명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고 그래서 운명이 바뀌게 되는 운명이었다는 겁니다. 

그 근거가 바로 가장 마지막 예언입니다.

 

 

 가장 마지막 예언의 의미는?

페이의 성소 뒤편에는 크레토스의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불길에 휩싸인 그리스에서 와서, 아들과 함께 겨우살이 화살을 들고 있고, 토르와 싸워 얼음 벼락을 만들어 내고...... 그리고......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엔딩
크레토스의 과거를 안다면 진짜 개같이 오열할 장면....

 

금색으로 그려진 크레토스 아래에서 사람들이 모여 절을 하고 공물을 바치고 있습니다.

 

이전에 오딘은 크레토스를 비난하면서 이렇게 말했었죠. "네 까짓게 신격을 아나? 사람들에게 숭배받고 사랑받는 기분을? 너를 숭배하는 신자는 한 명도 없다. 너는 모든 걸 파괴할 뿐이니까."

그리고 크레토스 역시 이를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숭배받고 귀하게 여겨지는 신이 되는 자신의 '미래'를 본 겁니다.

미미르가 무엇을 봤냐고 묻자 크레토스는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던 길"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프레이야, 미미르와 함께 할 일이 산더미같이 쌓여있는 세상으로 걷기 시작하죠.

 

크레토스는 원래 전쟁과 파괴의 신이었으나 아들을 위해서 조금씩 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처음엔 심성이 착한 아트레우스가 도와주자고 하는 바람에 못 이겨서 함께 해주는 경향이 강했지만 라그나로크 시점에서는 크레토스 스스로도 상당히 노력했죠.

자신을 죽이려는 프레이야를 끝까지 적대하지 않은 것도 그렇고, 폭풍 어그로를 끄는 헤임달에게도 삼세번은 참아주었으며, 브록과 신드리, 미미르를 자기 사람으로 아낍니다. 더 나은 아버지이자 더 나은 신이 되기 위해서 계속해서 노력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아트레우스가 떠나도... 아들이 남긴 것이 여전히 그의 가슴속에 있기 때문에 그는 앞으로도 계속 나아지려고 합니다.

그것이 언젠가는, 황금색 미래로 이어진다는 예언을 향해서.

 

 

숨겨진 엔딩?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 엔딩 이후

 

엔딩을 보면 프레이야와 동행해서 탐험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프레이야도 무척 좋아하지만, 이럴 줄 알았으면 아들과 더 많이 탐험하고 같이 시간을 보낼걸 이라고, 정말이지 가슴이 찢어지게 슬펐어요...

 

스토리 엔딩 후에 추가되는 것들은 찐티르 구출, 발키리 여왕과 광전사 왕 히든보스전 등등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스바르트하임에서 열리는 '친구의 장례식'이 히든 엔딩 내지는 쿠키 영상 정도의 역할을 합니다.

크레토스는 드워프들과 함께 브록의 장례식을 치러주는데, 신드리는 여전히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를 용서하지 않습니다.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의 엔딩을 본 직후에 든 생각은, 머리를 쳐서 기억을 없애고 다시 처음부터 하고 싶다 였습니다.

정말이지 매번 매 순간 재미있고 슬프고 열받고 놀라고 난리였어요. 단언컨대 올해 최고의, 아니 제 게임 인생 최고의 게임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