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집에 와보니 모르는 꽃들이 있었습니다.
엄마가 친구한테 받아온 거라고 하는데... 양도 미묘한데 뭔가 애매한 조합. 있는 걸로는 도저히 예쁘게 조합을 할 수가 없겠다 싶어서 소재를 좀 더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소재를 사러 나가기 전에 먼저 꽃들의 종류를 확인.
- 장미 (붉은색, 흰색)
- 해바라기
- 백합
- 카네이션
- 스토크
- 카네이션
점검해 보니 생각보다 더 심각하군요(?). 커다란 종류만 몇 개씩 있고, 색깔도 안 맞고, 메인을 받쳐줄 서브 꽃과 소재는 없는 상황...
그래서 일단 흰색 계열의 서브 꽃과 소재를 사오기로 결정.
순서대로 유칼립투스 구니, 브로니아, 옥시페탈룸 화이트, 유칼립투스 블랙잭.
약간 겨울 느낌을 더하고 싶었어요.
참고로 유칼립투스는 종류가 여러가지인데..
왼쪽이 구니, 오른쪽이 블랙잭.
일반적으로 '유칼립투스'라고 했을 때 떠올리는, 회오리감자같이 생겼고 독특한 향기가 진한 것이 블랙잭입니다. 블랙잭은 회오리 감자답게 줄기가 단단하고 두꺼운 편이라 여리여리한 느낌을 낼 때는 다른 유칼립투스를 섞어줄 것.
꽃꽂이를 하기 전에 일단 소재를 다듬고 적당한 길이로 잘라 물에 꽂아둡니다.
하나하나 미리 다듬어야 나중에 작업할 때 편하고 결과도 조화롭게 나오는데, 이게 의외로 시간이 많이 드는 과정.
근데 뭔가 대충 꽂아둔 게 예쁘다...?
첫 번째 화병 완성.
빨간 장미만 골라서 나름 겨울 느낌을 내봤어요.
두 번째 화병.
저...저 보라색 이름이 뭐더라.... 라넌큘러스와 캄피눌라를 합쳐놓은 것 같은 애.
하여간 얘(....)와 카네이션+스토크 약간을 메인으로 잡고 좀 여리여리하고 가벼운 분위기로 모아보았습니다. 갑자기 분위기 여름...
그리고 해바라기+백합+화이트 장미가 남았는데, 색조로 보면 모아놔서 괜찮을 것 같아서 여기에 브로니아와 유칼립투스 몇 개만 살짝 추가.
이렇게 세 개의 화병이 생겼습니다.
예상치 못하게 들어온 꽃이다 보니 처음부터 컨셉을 확실하게 잡지 못하고, 길이나 종류에 맞춰서 만들어야 했는데 그래도 의외의 연습이 된 듯. 융통성+5, 유연성+5, 응용력+10이 된 느낌.
소재만 조금 추가했을 뿐인데 훨씬 화사해져서 해놓고 뿌-듯.
꽃꽂이 남은 소재 활용
원래 다발 크기가 그리 크지 않아서 소재가 좀 남을 것을 예상했는데, 남은 소재를 간단하게 활용해 보았습니다.
...리스는... 간단하지 않은가...? ◑_◑;
하지만 리스는 꽃꽂이를 할 때 자른 곁가지를 알차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자투리 브로니아와 유칼립투스를 섞어서 15cm짜리 작은 리스틀(2,000원)에 엮고 리본을 둘러서 선물용 리스 제작.
그런데 유칼립투스로 리스를 만들 때에는 유칼립투스 종류에 따라 좀 신경을 써줘야 하더라고요. 블랙잭은 잎이 크고 줄기가 단단하지만 구니는 상대적으로 줄기가 연약해서 쉽게 흐물거립니다. 같은 과지만 종류별로 특징이 판이하게 다른 게 유칼립투스를 다루는 재미가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블랙잭은 가지 줄기 자체가 많지 않아서 버려지는 부분이 좀 많음...
그리고 마지막 남은 소재들은 간단하게 유리병에 꽂아서 욕실 밖의 세면대 옆에/
사실 여기가 남은 꽃 가져다 꽂는 지정석(?)이거든요. 화병+리스를 만들면서 계속 소재가 어느 정도 남을지 가늠해서, 미리 향이 진하게 나는 유칼립투스 블랙잭과 포인트가 되어줄 브로니아를 따로 빼놨습니다.
하루 동안에도 몇 번씩 들르는 곳에 향기가 나는 꽃을 두면 기분이 좋아요!
미묘했던 선물 꽃을 새롭게 손보고, 집안 여기저기에 향기를 흩뿌리면서 기분도 좋아진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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