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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 꼬리가 찢어지는 이유와 치료법 (베타 자해, 지느러미 녹음병)

원더 2022. 9. 3. 19:16

 

베타는 초보자들이 많이 키우는 물고기지만, 사실 물생활 생초보라면 베타를 추천하지 않습니다. 베타의 지느러미와 꼬리는 크고 아름답지만 그만큼 예민하고 잘 찢어지거나 상하기 때문에 데려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엉망진창이 된 꼬리를 보고 패닉에 질릴 수 있는데요.

 

베타 꼬리 문제

 

이 현상에 대해 차근차근 알아봅시다. 

 

베타의 꼬리가 상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크게 

1. 외부적 공격

2. 꼬리 녹음병

3. 자해

...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중 1,3번과 2번은 증상이 약간 다릅니다. 

 

 

찢어진 꼬리는 치료가 가능할까?

 

일단 먼저 가장 걱정되는 것부터. 

꼬리의 치료는 가능합니다. 

상한 정도에 따라 회복 기간은 1주일에서 길게는 몇 달까지 걸리지만, 직접적인 원인을 제거했다면 가만히 두어도 천천히 낫습니다. 수질을 비롯한 어항 조건을 정상으로 회복했다면 이후 1~2주는 되도록 안정을 취할 수 있게 손을 대지 말고 조명을 어둡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심각하다면 좀 전문적인 처치가 필요한데... 이번 포스트에서는 일단 접어두고 원인과 경증~중증일 때의 해결책을 알아봅시다. 

 

 

▶ 원인 1. 외부의 공격

가장 먼저 해결할 수 있는 원인이기 때문에, 베타의 꼬리가 상했다면 다음 조건을 점검해 봅시다. 해당되는 사항이 있다면 원인을 제거해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어항 장식물에 찢어짐

베타가 어항 속의 날카로운 장식물에 걸려서 찢어질 수 있습니다. 돌이나 유목은 모서리가 아주 뾰족한 게 아니면 웬만해선 괜찮지만 플라스틱 인공 장식물은 자주 문제가 됩니다.

바닥에 자주 있는 베타의 특성상 컬러 구슬 등의 바닥재도 꼬리나 배가 긁힐 수 있어 권장하지 않아요. 애초에 이런 건 물고기를 키우는데 적합하지 않습니다. 

 

 

합사어에게 공격당함

기본적으로 베타끼리는 한 어항에 2마리 이상 넣지 않습니다. (각자의 개인적 활동 반경이 유지될 수 있을 정도의 어항 크기라면 모를까) 서로 싸우느라 몸이 상하고, 직접 공격하지 않는다고 해도 스트레스로 자해할 수도 있거든요.

 

다른 종의 물고기를 넣는 것도 추천 사항이 아닌데, 베타는 자신만큼 색깔이 밝고 화사한 다른 물고기를 좋아하지 않으며 매우 공격적인 성격이라 작은 물고기들을 패고 다닙니다. 이 과정에서 다른 물고기가 다치고 죽는 것뿐만 아니라 베타도 다칠 수 있죠.

또 네온테트라는 어느 환경에나 대체로 무난한 합사어지만 베타의 커다란 꼬리를 뜯는 습관이 있습니다. 

 

 

원인 2. 꼬리 녹음병

꼬리 녹음병, 혹은 지느러미 썩음병(fin rot)은 구피나 베타 같은 관상어에게 매우 흔한 질병입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수족관 물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박테리아 때문에 발생하는데, 베타의 면역 체계가 약화되었을 경우 병이 나타납니다.

 

베타 꼬리녹음병
끝이 검게 변한 것이 보이죠?

 

꼬리 녹음병은 꼬리가 공격당한 것과는 다소 다릅니다. 꼬리의 모양이 망가지고 찢어지는 것은 비슷하지만, 꼬리 가장자리의 색깔이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고 몸 색깔도 희미해집니다. 

꼬리 녹음병의 가장 큰 원인은 열악한 수질 조건이기 때문에 베타의 꼬리가 망가졌다면 수질 검사 키트를 사용해 암모니아나 아질산염 및 질산염 수치를 먼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점검해 볼 사항은 또 있습니다. 어항 크기는 20 큐브 이상이고, 수온은 24℃ 이상(26℃~28℃이 적당)이며 여과기가 있고 1주일에 적어도 20%씩 물을 갈아주고 있나요? 

베타는 여과기 없이 플라스틱 커피 컵에서도 살 수 있다고 그렇게 키우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쌉소리 하는 사람 다음 생에 태어나서 꼭 커피 컵에서 살다 죽길... 이번 생에 그렇게 돼도 좋고.

여과기가 없다면 하루나 이틀 단위로 환수를 해서 수질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꼬리 녹음병이 의심된다면 일단 물을 갈아주고 수질을 개선시킵니다. 이후 상태를 보면서 약품 투여를 고려합니다.

 

 

원인 3. 자해

꼬리 끝이 변색되지 않았지만 꼬리가 '갈기갈기 찢어졌다'는 묘사가 정확할 정도로 상했고, 특히 며칠 사이로 꼬리 상태가 훅훅 나빠지는 일이 계속된다면 자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수질이 나빠서 스트레스로 인한 자해+꼬리 썩음병 콤보가 올 수도.)

 

베타 자해
이것이 자해 증상

 

... 그렇습니다. 이놈의 물고기가 자해를 한다고요.

그것도 아주 많은 이유로 말이죠.

 

  • 나쁜 수질
  • 지루함
  • 수온이 안 맞음 
  • 어항이 너무 좁음
  • 지나친 노출로 인한 스트레스 (어항에 얼굴을 바짝 들이밀고 오래 관찰하는 행동 등)

 

베타는 개체 별로 성격이 판이하게 달라서 상대적으로 덜 예민한 개체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매우 민감하고 섬세한 물고기입니다. 수틀리면 밥을 거부하고 자기 꼬리를 마구 물어뜯죠.

특히 꼬리가 크고 아름다울수록 까탈은 배가 되는데, 바로 이 자해 성향 때문에 베타가 초보에게 쉽지 않은 물고기라는 겁니다.

 

플라캇 베타
꼬리와 지느러미가 조금 더 짧은 플라캇 베타

 

초보지만 베타를 꼭 키우고 싶다면 꼬리가 작은 종, 플라캇 베타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불행 중 다행히도(?) 이렇게 예민한 덕분에 오히려 문제가 있을 때 바로바로 알아차릴 수가 있는데요. 꼬리 모양이 뭔가 이상하다 싶으면 베타가 온몸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중이니 어항 상태를 점검하고 바로 고쳐주면 됩니다.

 


베타는 다루기 힘든 물고기지만, 예민한만큼 바로바로 반응을 보여줘서 주인이 세심하게 보살펴준다면 얼마든지 건강하게 잘 키울 수 있습니다.

자해 같은 경우는 원인을 파악하면 치료하기 어려운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 베타의 의사 표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더 심각해지기 전에 얼른 원인을 제거하고 다시 행복한 상태로 돌려보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