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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총리뷰 : 15년 단골집을 소개합니다

원더 2022. 9. 16. 15:53

 

 

 

 

어쌔신 크리드 15주년

 

어크가 15주년...? 내가 이 게임을 15년 동안이나 했다고? 매년? 나올 때마다? 

하핳.... 

어이없어서 써보는 어쌔신 크리드 15주년 기념(?) 리뷰입니다.

 

 

어크는 어크다

15년 동안 메인 작품만도 12개인데, 각자 미묘하게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쌔신 크리드 애니머스

  어크1 에지오 사가 어크3 블랙플래그 로그 유니티 신디케이트 오리진 오디세이 발할라
애니머스를 사용하나 O O O O O O O O O O
데스몬드 마일스가 나오는가  O O O X X X X X X
주인공이 암살단원인가 O O O 나중에 가입 전직 암살단 O O 암살단 창립자 X X
주인공이 인간이긴 한가 O O O O O O O O X X
후드를 쓰는가 O O O O O O O O X X
RPG인가 X X X X X X X O O
배경에 판타지 요소(이수 제외)가 있는가 X X X X X X X O O

 

1~3: 조상의 기억을 읽고 가상현실로 구현하는 기계(애니머스)를 통해 후드 쓴 암살자의 시점으로 역사적 배경과 사건을 체험하는 게임

4~신디케이트: 조상의 기억을 읽고 가상현실로 구현하는 기계(애니머스)를 통해 후드를 썼다 말았다 하는 암살자 혹은 템플러의 시점으로 역사적 배경과 사건을 체험하는 게임

오리진~발할라: 조상이 아니어도 아무나 오래된 DNA를 읽고 가상현실로 구현하는 기계(애니머스)를 통해 꼭 암살단이 아니어도 대충 관련자의 시점으로 역사적 배경과 사건을 체험하는 게임

 

이렇게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의 코어 콘셉트는 계속 확장을 거듭해 왔는데요. 매번 크고 작은 논란의 여지는 있었지만 팬들로부터 시리즈에서 배척당한 작품은 하나도 없습니다. 어크는 언제나 어크였죠. 

 

어쌔신 크리드 신뢰의 도약
피유유유우우우우우우우웅

 

이 긴 시리즈를 잇는 느슨한 공통점으로는 먼저 세부적인 게임 시스템(뷰포인트, 신뢰의 도약, 맵 곳곳의 수집 요소, 매의눈(스캔), 파쿠르)을 들 수 있습니다. 디테일은 약간씩 달라지긴 했어도 다 비슷비슷하죠. 대체로 게임에서 제공하는 배경(지형지물)을 적극적으로 이동하고 탐사하는 데 초점을 맞춘 시스템입니다. 

 

이런 특징들을 모아서 유비소프트식 오픈월드라고 불리는데, 이 유비식 오픈월드는 <어쌔신 크리드> 1편에서 처음 나왔고 2편에서 완성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유비소프트가 제작하는 많은 게임(<파 크라이>, <와치독스>, <고스트 리콘 와일드랜드>)에 적용되었으며, 다른 회사의 게임들(젤다 야숨, <위쳐3>, <고스트 오브 쓰시마> 등)에게까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러나 그 수많은 '유비식 오픈월드'에서 딱 어크만 골라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바로 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공통점 덕분이죠. 까놓고 말해 '애니머스로 역사적 배경과 사건을 체험'하기만 하면 어쌔신 크리드가 되거든요. 

 

어쌔신 크리드 파리
★파리 시내 관광★스페셜 패키지★노트르담 등반 투어★바스티유 이벤트 관람 포함★단돈 69,900원!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
★고대 피라미드 1인 등반 체험★낙타 렌탈★뱀 보험 불포함★

 

모든 어쌔신 크리드 작품들은 르네상스 시대의 피렌체, 미국 독립 전쟁 시기의 북미, 클레오파트라가 있었던 시기의 고대 이집트 등 역사적으로 중요하고 매력적인 시대와 장소를 배경으로 합니다. 스토리 자체엔 암살단의 존재나 약간의 판타지가 들어가기는 하지만 해당 지역의 당시 풍경에 대한 정확하고 세밀한 고증과 아름다운 재현은 매 시리즈마다 빠지지 않은 두드러진 특징이죠. 

.... 즉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의 정체성 근원은 전자 역사 관광인 셈입니다.

 

게임 자체에 자잘한 문제는 산더미처럼 많지만, 이렇게 신선하고 독창적인 콘셉트를 독점할 수 있다는 건 제작사의 능력을 나타내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잘하는 것만 잘하는 찌개집처럼 

 

앞서 말했듯 유비식 오픈월드는 <어쌔신 크리드>로 시작해서 15년 동안 다듬고 다듬어져 이젠 더 이상 깎을 데도 없습니다. 그래서 어크 시리즈의 신작을 켜면, 플레이어는 신선한 느낌보다는 구석구석 잘 알고 있는 낯익음을 느끼게 되죠. 처음부터 무엇을 해야 하는지 헤매지도 않고 근처에 있는 높은 곳으로 올라가 동기화를 하고 여기저기 흩어진 수집 요소를 먹고 목표를 푹찍해 미션을 완료합니다. 

액션 시스템은 은근슬쩍 계속 변해왔고 오리진부터 아예 장르가 RPG로 바뀌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크에는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가 없습니다.

 

어쌔신 크리드 레벨레이션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어쌔신 크리드 3
개인적으로 최애 암살검은 알테어의 약지 암살검, 차애는 라둔하게둔의 역수 암살검

 

그야말로 15년 동안 김치찌개만 끓이는 집입니다. 양념을 더 치거나 새로운 반찬을 내오긴 하지만, 어쨌든 우리가 속속들이 알고 있는 그 맛이죠. 그리고 그 완성도는 '장인의 맛'이라기보단 짬밥에서 우러나오는 바이브가 좀 더 큽니다. 

 

특히 파쿠르에서 이런 특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건물이나 절벽을 맨손으로 기어 올라가고 지붕 사이를 건너뛰는 파쿠르 액션은 1편부터 발할라까지 한번도 빠지지 않은 요소이면서 거의 유일하게 매번 발전해 온 부분입니다. 3편에서 나무 사이를 건너뛸 수 있었고, 유니티에서는 손을 놓으면 자동으로 미끄러져 내려갔으며, 오리진에 이르러 맨손으로 모든 바위와 절벽을 올라갈 수 있었죠. 제작진은 한번에 완전한 시스템을 완성시킨 것이 아니라(예를 들어 너티독이 그러듯이) 유저의 반응을 살피고 이전의 노하우에 하나씩 더 더해감으로써 미세 조정을 해왔습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아도 편하게 자주 들러 적당히 먹을 수 있는 식당도 미슐랭 삼스타 못지않게 소중합니다. 비슷한 찌개집들은 코에이의 무쌍 시리즈나 소규모 일본 RPG, 연도만 바꿔서 내는 스포츠 게임들을 들 수 있는데 그에 비하면 어크가 좀 성의있는 편이긴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집 단골인 거죠. 

 

 

어크에 스토리는 중요한가?

 

어쌔신 크리드 신작이 발표될 때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언제 어떤 곳을 배경으로 하는가'입니다. 어떤 파격적인 스토리나 등장인물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배경보다 더 임팩트가 강하진 않습니다.

 

그래도 스토리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면, 어크의 스토리는 기본적으로 '현대'에서 주인공이 애니머스로 들어가 기억을 탐사하며 뭔가를 찾는 현대 파트와 애니머스 속에서 체험하는 과거 이야기로 나뉩니다. 

위에서 언급한, 모두가 신경쓰는 '언제 어떤 곳'은 과거를 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현대 파트는 애니머스를 통해 역사 속으로 들어갈 최소한의 장치이기만 하면 되고, 아예 어크에 현대 파트는 필요없다고 하는 유저들도 있을 정도로 찬밥 신세인데요. 

 

그러나 최근 유비소프트는 알게모르게 계속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현대 파트 스토리를 진행시키려고 시도하는 중입니다.

 

어쌔신 크리드 레일라 핫산

 

신디케이트까지는 대충 암살단과 템플러가 역사의 무대 뒤에서 수천년 간 유물(에덴의 조각)을 두고 다퉈왔다는 설정만 알고 있으면 되었는데, 오리진부터는 좀 복잡해지기 시작합니다. 오디세이&발할라는 아예 시리즈 기본 세계관에 대해 숙지하고 있지 않으면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어질 정도고, 현대 파트의 진행을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올해 출시될 신작인 <어쌔신 크리드 미라지>는 주인공부터 발할라에 등장한 주요 인물이며, 발할라의 엔딩이 워낙 좀... 그래서 앞으로 현대 파트의 스토리가 더 꼬일 예정이죠.

 

이젠 그냥 역사 관광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아예 외계 문명이 대놓고 나오는 SF풍 판타지 스토리가 펼쳐지고 있는지라 상당히 호불호가 갈립니다. 뭔가 아주 거대한 스토리라인을 지으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해요.

솔직히 오랜 단골 입장에서 보면 이수 이야기는 그냥 배경으로만 짜지고 흥미진진한 역사적 비하인드 스토리나 풀어줬으면 좋겠지만, 유비소프트가 의심이 가득한 시선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밀고 나가고 있으니, 뭔가 결과물이 제대로 나오기 전까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가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 더욱 크게 확장할 꿈을 가지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 이하 각 작품별 간단 리뷰...라기보단 추억팔이.

 

<어쌔신 크리드> 

  • 2007년 발매
  • 주인공: 알테어 이븐 라하드
  • 배경: 12세기말 3차 십자군 시기의 중동(마시아프, 예루살렘, 다마스커스 등)

 

맨 처음 <어쌔신 크리드>의 트레일러를 봤을 때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아니, 12세기 중동 배경에, 흰 후드를 뒤집어쓴 어쌔신이라니...!? 배경과 설정이 너무나 멋있어서 충격받음...

비록 게임 자체는 단순 노가다 반복과 느슨한 퀘스트, 다듬어지지 않은 게임 시스템 등으로 실망스럽긴 했지만 선생님 저는 거지라고요! 흰 후드를 뒤집어쓰고 암살검을 빼들고 달려드는 어쌔신의 이미지는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 앞으로 이어질 오랜 시리즈를 예고했죠.

 

 

<어쌔신 크리드 2>

  • 2009년 발매
  • 주인공: 에지오 아디토레 다 피렌제
  • 배경: 15세기말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 (피렌체)

 

어크 시리즈를 15년 동안 우려먹을 수 있게 만든 기념비적인 작품. 솔직히 2편은 명작이라 생각함... 저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성당 꼭대기로 올라가 피렌체를 내다보았을 때 음악과 함께 로고가 떠오르던 오프닝의 그 장면을.

 

2편의 장점은 전작에서 문제점으로 꼽히던 반복 노가다가 적당히 줄어들었고, 암살 시스템이 좀 더 편하게 다듬어졌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크고 아름다운 피렌체. 게임의 배경이 단순히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로서의 의미만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도시 구석구석을 탐험하고 아름다움에 감탄하는 생생한 공간으로 거듭났죠. 

또 암살단이라는 집단의 이야기보다는 열혈 이태리남 에지오의 복수극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감정 이입과 스토리 이해가 쉬웠는데, 이 점이 많은 팬들이 에지오를 최고의 주인공으로 기억하게 되는 요소였습니다. 

 

그리고 2편까지는 그놈의 깃털 모으느라 죽는 줄 알았고(ㅋㅋㅋ..) 퍼즐 요소가 많아서 맨날 매의눈 켜고 벽에 있는 낙서 수수께끼를 풀어야 했는데... 매의눈 효과 때문에 어지럽고 토할 것 같다고 징징거렸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것도 재미있고 아련한 추억이네요. 

 

 

<어쌔신 크리드 브라더후드>

  • 2010년 발매
  • 주인공: 에지오 아디토레 다 피렌제
  • 배경: 15세기말 르네상스 시대의 로마

 

2편의 대성공을 양분삼아 그야말로 '꽃을 피운' 작품. 배경이 무려 로마라서 그런지 유난히 화려했던 인상이 남아있네요.

에지오가 마스터 어쌔신이 되고, 또 강렬한 숙적인 보르지아의 등장으로 집단으로서의 암살단/템플러가 좀 더 부각되기 시작한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어쌔신 크리드 레벨레이션>

  • 2011년 발매
  • 주인공: 에지오 아디토레 다 피렌제 
  • 배경: 15세기 말 콘스탄티노플

 

완숙한 에지오의 은퇴 여행(?). 이때 생긴 훅 블레이드 아주 쏠쏠하게 써먹었었죠. 

참고로 레벨레이션의 시네마틱 트레일러(Run Boy Run)는 불후의 명작임. 반박 안 받음.

 

 

<어쌔신 크리드 III>

  • 2012년 발매
  • 주인공: 라둔하게둔 
  • 배경: 18세기 미국 독립 혁명 시기의 미국

 

해마다 하나씩 공장식으로 찍어내는 제작 방식의 문제점이 드러나, 버그와 오역이 너무 많아서 정말 3분에 한번씩 뭔가 튀어나왔었습니다. 진짜 내가 지금 QA하는 줄.. 

하지만 자연물까지 오르내릴 수 있는 부드러운 파쿠르와 시리즈 최초로 해상전이 추가된 작품이기도 하고, 라둔하게둔 특유의 곰같은 덩치로 달리는 육중한 느낌과 토마호크의 쫘릿한 손맛은 여전히 잊혀지지 않습니다.

 

퀄리티와는 별개로, 오히려 어설픈 만듦새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마음 속에 오래 남아있곤 하는 작품들이 종종 있잖아요. 저에게 있어선 3편이 그렇습니다. 코너 진짜 애낀다....

 

 

<어쌔신 크리드 IV: 블랙 플래그>

  • 2013년 발매
  • 주인공: 에드워드 켄웨이
  • 배경: 18세기 캐리비안 해 

 

특이하게도 게임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개망나니였으며(....) 한 순간도 암살단인 적이 없던 주인공인데, 개인적으로 스토리가 좋았던 작품이었습니다.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원없이 살던 에드워드가 모든 것을 다 잃고나서 인생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 무엇인지 의문을 가지게 되는 과정이 특히 인상적.

후드 쓰고 암살단을 사칭하면서 그들의 신념을 조롱하던 그가 진지하게 그 신념의 의미를 묻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동안 팬들도 제대로 잘 이해하지 못했던 <진실은 없다. 모든 것이 허용된다.>의 의미를 직접적으로 가르쳐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화사한 캐리비안해에서 배를 타고 다니며서 신나게 상선을 털어먹고 보물을 찾는 것도 너무 재밌었어요. 브라보 해적 라이프! 

 

 

<어쌔신 크리드: 로그>

  • 2014년 발매
  • 주인공: 셰이 패트릭 코맥
  • 배경: 18세기 7년 전쟁 당시의 뉴욕 및 대서양

 

3편 이전까지는 암살단/템플러의 선악 구분이 명확했죠. 3편에서는 라둔하게둔 빼고 북아메리카 암살단은 전멸이고 주인공이 매우 정의롭고 이상주의적인 성격이라 그냥 넘어갔고. 블랙 플래그는 삼파전이긴 했지만, 어쨌든 에드워드는 암살단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로그는 과거에 종종 나오던 '암살단과 템플러는 형제다' '선악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언급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품. 주인공부터가 암살단의 만행에 분노해 탈퇴하고 템플러로 전직한 몸입니다. 그런 그의 행동이야말로 '진실은 없고 모든 것이 허용된다'는 암살단의 신조 그 자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게 아이러니한 포인트.

 

로그는 다른 메인 시리즈에 비해 볼륨이 좀 작지만, 어크 특유의 아나키스트적인 성격을 굉장히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

  • 2014년 발매
  • 주인공: 아르노 도리안
  • 배경: 프랑스 대혁명 기간의 파리

 

ㅎ..

시네마틱 트레일러가 정말 기가 막히게 잘 뽑힌데다가,  배경이 무려 프랑스 대혁명 시기고 유비소프트는 프랑스 회사라 기대치가 하늘을 뚫었는데... 역대급 버그와 밍숭맹숭한 스토리, 뭔가 부족한 멀티플레이 시스템 등으로 평가가 나락행.

 

버그가 그 정도만 아니었어도, 스토리가 조금만 괜찮았어도 평타는 쳤을 텐데... 모처럼의 대박적 소재를 날려버려 아쉽습니다. 

하지만 노트르담을 1:1로 구현한다든지, 밀도 높은 파리 시내를 재현하고 실내로 드나드는 등의 시도는 후속작에도 두고두고 영향을 끼쳤습니다. 

 

 

<어쌔신 크리드 신디케이트>

  • 2015년 발매
  • 주인공: 제이콥 프라이, 이비 프라이
  • 배경: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런던

 

유니티에서 너무 데여서 다소 기대가 시들해졌지만 멋지게 부활한 작품. 별건 없는데 참 소소한 재미가 많았어요. 특히 제이콥과 이비 쌍둥이의 현실남매적인 모먼트와 개성 넘치는 매력이 인상적. 

 

유니티와 신디케이트는 암살단 자체에 초점이 맞춰지기보다는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선택지 중에 하나로 암살단이 있는 느낌입니다. 애초에 제이콥은 암살자이긴 하지만 독자적인 갱단인 루크스를 만들었고, 게임에서도 루크스를 키워서 런던을 접수하는 게 목표.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

  • 2017년 발매 
  • 주인공: 바예크
  • 배경: BC 약 50년 전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이집트

 

저에게 어크 시리즈 중에 제일 아름다운 배경이 무엇이었냐고 묻는다면 절 대 다 시 이 집 트.

 

어크는 유비소프트 내의 여러 팀이 돌아가면서 만드는데, 그래서 시스템이 다른 건 둘째치고 묘하게 작품 전반적인 색감도 다릅니다. 역대 시리즈 중 가장 색감이 화사하고 쨍한 작품을 들라면 블랙플래그와 오리진이 꼽히는데, 이 두 작품을 같은 팀이 만들었다는 건 우연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했던 건 역시 그 대단한 알렉산드리아와 피라미드를 들어갈 때마다 그 서늘한 지하 공기가 훅 끼얹어지는 듯한 그 느낌. 두근두근. 

 

다만 '암살단의 기원'이라고 거창하게 광고해놓은 것치고 정작 암살단 창설에 대한 건 후루룩 넘어간데다 암살검도 바예크가 선물받은 것이라 많이 실망스러웠습니다. 기억에 남는 건 그저 2천 년 전 이집트의 기억뿐.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

  • 2018년 발매
  • 주인공: 미스티오스 (알렉시오스/카산드라)
  • 배경: 펠레폰네소스 전쟁 시기의 고대 그리스 일대

 

어크 역대 가장 과거의 이야기. 그러나 이젠 암살검조차 들고 있지 않은....

오디세이를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왜 어쌔신 크리드인 걸까'라는 생각은 지금도 가끔 합니다. 역대 주인공들이 이수의 피를 잇고 있긴 했지만, 미스티오스는 대놓고 초능력을 쓸 정도라 상당히 이질적인 느낌이 많이 들었죠.

 

그 찬란한 고대 그리스 문명을 거니는 것은 즐겁지만, 수많은 해안과 산악 지형 때문에 교통은 매우 불편.....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

  • 2020년 발매
  • 주인공: 에이보르 바린스도티르
  • 배경: 9세기 후반 바이킹 침공 시기의 영국 

 

이젠 암살검조차222 완전히 RPG22222

그리고 묘하게 <갓 오브 워>랑 간섭 효과 일어나서 헷갈림(?)...

 

현대 파트 스토리에 대한 야심찬 시도가 돋보였던 작품. 오리진, 오디세이, 발할라를 묶어서 '신화 시리즈'로 부르기도 하는데, 그 이전 작품들이 '역사의 무대 뒤에 암살단이 있었다'는 설정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면 신화 3부작은 '신화는 이수들의 이야기다'는 것을 포인트로 삼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여기에 하나가 더 추가되겠죠. <어쌔신 크리드 미라지>는 아주 오랜만에 스텔스 플레이를 위주로 하는 1,2편 스타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먼 길을 돌아와서 어디까지 가나 즐겁게 지켜보기로 하죠. 

 

 

<어쌔신 크리드: 미라지> 미리보기: 발매일, 배경, 주인공

◆ <어쌔신 크리드> 신작 발매일 & 플랫폼 어쌔신 크리드 인피니트, 프로젝트 레드, 프로젝트 헤쎄 등 유비소프트가 동시에 뭘 많이 발표해서 좀 헷갈리는데, 기존 <어쌔신 크리드> 메인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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