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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 카페 / 기와르: 기와 담장이 품 안으로 들어온 카페

원더 2022. 9. 21. 11:52

'겉과 속이 다르다'는 말이 칭찬이다. 여기에선.

 

 

성수에 차 AS를 맡기러 갔는데 남는 시간을 어디서 보낼까 검색하다가 발견한 카페 기와르. 

그러나 이곳으로 찾아가는 길은 의문과 의심 그 자체였는데......

 

 

지도 앱이 안내해준 위치에 따르면.......

?

여기라고?

 

 

??????????????

 

건물 밖에서 2층에  있는 것을 확인했고, 벽에도 '기와르'라는 글자가 있었지만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까 정말 이 길이 맞는지 의심을 하게 되었는데요. 계단을 올라가면 닫혀있는 문이 하나 있습니다. 근데 정말... 여기가 맞는 건지....?

 

하필이면 오픈 시간 즈음이라 사람도 없고, 문도 닫혀있고. 괜히 문을 열어볼 엄두가 안나서 돌아가려던 찰나에 갑자기 툭!! 가게 주인으로 보이는 분이 등장해 따뜻하게 안내를 해주셨어요.

 

그래서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입장....

 

 

안으로 들어가면 깜짝 놀랄 만합니다. ㄴㅇㄱ

일단 겉으로 보이는 외관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깔끔하고 세련된 내부와 기와 담장이 있는 독특한 인테리어가 눈에 띕니다. 바닥이나 창문의 생김새 등은 정말 옛날 건물스러운데, 그런 '낡음'을 오히려 오묘한 매력으로 만들었어요. 

 

테이블 사이가 널찍하고, 책을 보기에도 불편하지 않을 창가 바 테이블도 매우 좋은 포인트.

 

성수 일대의 '힙한 카페'들은 자리가 정말 불편하고, 사람이 복작거려 커피를 다 마시면 쫓겨나듯이 나가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혼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너무 귀하고 좋네요.

 

 

 

표리부동, 즉 '겉과 속이 다르다'라는 말은 안 좋은 의미로 쓰이지만 그것이 예외가 되는 지역이 있으니 바로 성수입니다. 

 

성수는 원래 공장과 창고가 가득했던 동네지만, 몇년 새에 거리 틈틈이 작고 세련된 스폿들이 생겨나 사람들의 발걸음을 끌어 모으고 있죠. 대충 지나가면서 보면 정말 카페며 뭐며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데 가끔 엄청나게 세련되고 작은 보물같은 가게가 툭 튀어나올 때의 그 기막힌 놀라움과 즐거움. 그런 예상 밖의 갭이 즐거운 동네입니다.

 

... 물론 서울숲이나 성수 카페 거리는 이제 뻔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정형화되고 나날이 번잡스러워지고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아직 더 파볼 여지가 남아있네요.

 

 

반대편, 그러니까 카페 안쪽의 자리에서는 송정 제방 공원 길이 바로 보입니다. 이것도 꽤나 즐거운 놀라움이었는데, 제방길의 높이가 높아서, 2층 카페보다도 더 위입니다. 자동차 정비소와 낡은 건물이 늘어선 거리의 반대쪽을 돌아보니 창문을 내려다보고 있는 숲길이라니.

초록과 파랑이 가득한 창문을 옆에 두고 혼자서 커피를 홀짝이며 잠시 시간을 보냅니다.

 

잠시 앉아있을 생각이라 아이스 라떼만 시켰는데, 조그맣고 정갈한 쿠키와 스콘도 맛있어 보이더라고요. 다음에 또 차가 고장나면 근처에 오게 되면 먹어봐야지.

초면인 카페에선 늘 무난하게 라떼를 마시지만 유달리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었어요. 


기와르

 

분위기 ★★★☆

편안함 ★★★☆

맛 ★★★

겉과 속이 다른 카페, 이 일대에서 드물게 '혼자 앉아있기 좋은 곳'

 

위치

서울특별시 성동구 송정동 광나루로 233 2층

(성수 렉서스 서비스 센터 맞은편 건물)

 

영업시간

  • 매주 화요일 휴무
  • 영업시간: 11:00 -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