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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 디저트/ 파티세리 후르츠 : 이것은 과일인가 케이크인가

원더 2022. 10. 26. 17:51

레몬 모양 디저트

 

성수 근처 카센터에 들렀다가 커피를 한잔하게 되었는데... 근처 카페를 검색하다 인스타에서 보고 꽂혀서 찾아간 '파티세리 후르츠'!

보시다시피 매우 독특한 디저트로 유명한 곳입니다.

 

◇ 파티세리 후르츠

주소: 서울특별시 성동구 아차산로 5실 37-1

영업시간: 일/월요일 제외 11:00~19:00

 

성수 파티세리 후르츠 외관성수 파티세리 후르츠 내부

 

깔끔한 외/내부. 

성수동은 요 몇 년간 서울에서 가장 힙한 트렌드의 중심지로 자리 잡아서 길이 다듬어지고 깔끔한 건물들이 많이 들어섰지만, 그래도 역에서 좀 떨어진 골목 구석구석은 카센터와 공사장, 좁은 길의 양옆에 선 자동차와 전봇대에 얽히고설킨 전선 등으로 약간 정신 사나운 인상입니다. 뭐, 그게 이 동네 바이브죠. 

어쨌든 그런 분위기이기 때문에 더욱 깔끔한 벽돌 외관과 커다란 유리창, 그리고 창문 너머로 보이는 밝은 나무벽의 디저트샵은 꽤 눈에 띕니다. 

 

매장은 그리 넓지 않은데, 안쪽에 테이블이 3개...? 정도 있을 뿐입니다. 주말엔 테이크아웃하는 게 나을 듯. 

(저는 평일 오픈 시간이라 여유~)

 

성수 파티세리 후르츠 과일 디저트

짠!

들어가자마자 카운터에 보이는 이것!

 

생과일과 똑같이 생긴 디저트로, 왼쪽부터 각각 레몬, 딸기, 납작복숭아, 서양배, 감. 

딸기나 납작복숭아같은 경우는 아주 닮지는 않았지만, 레몬과 감은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실제 과일과 비슷합니다. 아래쪽에 있는 네임택을 보면 각각의 재료도 쓰여있는데 이것으로 대충 맛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생긴 것과 같은 재료를 메인으로 쓰고, 겉은 화이트 초콜릿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가격은 개당 14,900원. 

 

복숭아와 레몬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레몬의 비주얼에 못 이겨 결국 레몬으로 결정!

 

성수 파티세리 후르츠 커피와 디저트

 

정갈하게 나오는 과일 한 상.

가까이에서 보면 물론 표면의 질감 등으로 진짜 과일이 아니란 게 티가 나긴 하는데, 그래도 대단한 비주얼. 레몬은 가지와 잎이 달려있어서 더욱 상큼상큼합니다. 

 

근데 과일 껍질(?)을 나이프로 건드린 순간 '어...?' 싶을 정도로 딱딱했습니다. 톡톡 깨 먹는다기보단 상당히 힘을 주어서 박살을 내야 하는데, 이게 좀 당황스럽긴 했습니다. 

 

 

성수 파티세리 후르츠 레몬 내부

 

곱게 반으로 자르는 건 재질상 불가능하니, 퍽 깨버립니다. 

 

'레몬'의 안은 레몬 인서트에 유자 가나슈. 레몬 인서트는 약간 점성이 있고, 유자 가나슈는 생크림과 화이트 초콜릿을 휘핑해서 약간 고슬고슬한 크림치즈 같은 식감입니다. 

껍질(화이트 초코) 조각과 함께 레몬 인서트와 가나슈를 골고루 담아서 한 입에 와앙. 부드러운 크림과 상큼한 과육이 어울려 입 안에서 다채로운 식감과 맛이 조화를 이룹니다.

..... 다만 껍질이 너무 두껍고 화이트 초콜릿의 향이 잘 살지 않은 것은 조금 아쉬운 점이었네요. 

 

 

겉보기로 예상했던 맛과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데, 레몬만이 아니라 유자가 살짝 들어간 게 매우 좋은 포인트. 유자 특유의 은은한 단맛이 자칫 시큼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자극을 중화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크림-젤형이라 느끼한 것을 즐기지 않는 사람은 커피가 없으면 약간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습니다. 

 

성수동 카페 파티세리 후르츠 간판

 

종합평 :  

  • 깔끔한 외관과 내부, 다만 자리가 적고 다소 불편
  • 디저트의 가격은 비쌈
  • 그러나 매우 유니크, 맛은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파인 디저트
  • 재방문 의사는 있음

 

디저트가 개당 15,000원에 가까우면 매우 비싼 편입니다. 게다가 평일이나 시간을 맞춰가지 않으면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는 어려울 듯하고, 이래저래 편안하게 갈 곳은 아닙니다. 

레몬을 기준으로 봤을 때 무난한 입맛을 가진 사람에겐 좀 낯설게 느껴질 수가 있겠네요. 

 

하지만 워낙 독특한 컨셉의 디저트이고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가볼 만한 곳. 인스타그래머라면 필수급. 파인 디저트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테이크아웃으로 선물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적당히 만족, 다음에는 다른 과일을 먹어보러 가려고 벼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