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활

잠실 롯데 아쿠아리움 리얼 후기 : 유치하고 조악한 바다 한칸

원더 2022. 9. 28. 13:58

물생활을 하다 보니까, 가끔은 거대한 수조가 보고 싶어서 잠실 롯데타워로 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쿠아리움을 갔던 것도 십.... 십몇 년 전이네요. 

많은 물! 많은 물고기! 에 잔뜩 설레서 갔지만.....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입구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위치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 300(롯데월드몰) 지하 1층

 

영업시간

10:00~20:00

 

이용 요금

기본요금: 33,000원

어린이 및 경로: 29,000원 (36개월 이상~만 12세)

 

 

◆ 수족관 돌아보기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시클리드항

 

잠실 롯데 아쿠아리움은 총 650종 5500마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물고기 외에는 도마뱀 등의 양서류 약간, 악어, 펭귄, 그리고 벨루가가 있습니다. 수조는 5대양 13개의 테마로 꾸며져 있고 생태계의 흐름에 따라서 코스가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 흐름이 제대로 잘 느껴지지는 않지만.

 

대표 구간은 수중 터널과 벨루가 전시장, 대형 수조.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터널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대형 수조 복도

 

앞부분의 민물 수조나 작은 수조들은 오히려 화려하게 잘 꾸며져 있는데, 본격적인 해수 수조로 갈수록 왠지 좀 심심한 느낌. 터널에는 화려한 열대어 대신 시커먼 돔류가 헤엄쳐 다니고, 게다가 사람이 많고 조명과 잡 배경 사물이 많아서 예쁜 사진을 찍는 건 포기하는 게 좋습니다. 

 

그나마 대형 수조인 디 오션 옆을 지나가는 반터널형 복도는 타이밍만 잘 노린다면 한가롭게 지나갈 수 있습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대형 수조 디 오션
기를 쓰고 찍은 사진이 잘나와서(?) 킹받음... 아 이런 분위기 아니라고요...

 

지하 1,2층의 복도를 통해 관람할 수 있는 '디 오션'은 아쿠아리움에서 가장 거대한 수조로, 가로 25m에 깊이는 7.3m, 수량은 2,200톤. 가오리와 상어류가 많지만, 대형 상어나 화려한 물고기 떼는 없어서 대체로 가오리만 열일중.

매일 12시 반, 3시 반에 생태 설명회를 진행합니다.

 

그나마 봐줄 만한 곳이지만 여기도 사실 반대쪽의 실내 조명이 너무 밝고 도시락 판매대가 번쩍거리는데다, 소리가 시끄럽게 울려 퍼지는 구조라서 흔히 상상하는 '고요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아쿠아리움'은 완전 꽝입니다. 10분을 못 버팀...

가오리들 덕분에 심심하지는 않지만, 오래 앉아있고 싶은 곳은 아니었네요. 

 

 

벨루가 벨라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벨루가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벨루가 움짤
(왼쪽) 지하 1층 (오른쪽) 지하2층에서는 더욱 가깝게 볼 수 있습니다

 

벨루가 전시관에서는 마스코트로 밀고 있는 벨루가가 있습니다. 지하 1층과 지하 2층이 연결되어 있는 수조인데, 지하 1층 쪽에서는 벨루가가 수면 근처에서 돌아다니거나 사육사에게 먹이를 받아먹는 것을 멀찍이서 볼 수 있고 내려가면 좀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 캐나다에 여행 갔을 때 한번 본 적이 있는데 벨루가 역시 귀여워... 저 동글동글한 머리와 굉장한 갭모에(?)를 자랑하는 울끈불끈한 근육질 몸체가 포인트. 

 

원래 롯데 아쿠아리움에는 3마리가 있었는데, 수컷이 다 폐사하고 남은 것은 암컷 벨라뿐. 동물 보호 차원에서 더 이상 아쿠아리움에 고래류를 반입하지 않기로 했고, 벨라도 꽤 예전에 방류 결정이 난 걸로 알고 있는데 아직 있네요.

인기 동물인 만큼 벨루가 앞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바글바글한데, 꽤나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건강하게 잘 지내다가 돌아가렴.

 

 

  유치, 올드, 센스 부족

 

목적이 물고기를 보러 가는 것이었고 기대만큼은 아니더라도 그럭저럭 목적을 달성하긴 했는데, 그래도 마냥 즐겁지 않았던 것은... 개인적으로 아쿠아리움의 시설이 굉장히 기대 이하였기 때문.

(물론 제가 기대가 괜히 컸던 탓도 있겠지만)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시설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시설2
보정없는 사진.real

 

기본적으로 수족관에 어린이들이 많은 거야 각오하고 있었지만, 인테리어 구성과 장식이 매우 유치합니다. 어쭙잖게 '자연'을 흉내 냈다며 인조 식물을 촌스럽게 채워놓은 입구가 벌써 아찔.

 

내내 어질어질했는데, 출구 쪽에 있는 펭귄 존의 모양새를 보고 '아 여기는 나 같은 사람(=혼자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고 싶은 물고기 러버)을 위한 곳이 아니구나'를 재확인한 후에 나왔습니다. 

그리고 훔볼트 펭귄을 데리고 있으면서 '극지방존'이라고 해놓은 실수는 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포토존롯데월드 아쿠아리움 해파리 갤러리


군데군데 올드하고 촌스러운 장식과 의미 불명의 포토존.... 특히 해파리 갤러리는 말잇못......

해파리는 그냥 빈 수조에 대충만 던져놔도 1시간 동안 멍하니 볼 수 있을 만큼 아름답고 신비로운 생물인데, 뒤에 무슨 어설픈 그림 배경을 가져다 놓아 주의를 흩트리기까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해파리

 

꼴 보기 싫은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실내가 너무 밝고 쓸데없는 네온 불빛이 수조를 관람하는데 거슬린다는 것. 안전을 위해서...라고 하기에는 물고기 먹이 판매대나 형광색 배경 조명 따위가 대부분입니다. 사진 찍는 데에도 방해가 되고.

 


 

하여간 종합적인 감상은 와-촌스럽다... 였습니다.

사실 수조 하나하나를 뜯어보는 재미로는 아쿠아리움 바로 앞에 있는 아쿠아가든이 한 수 위였어요. 물론 개장 연도가 다르고, 상대적으로 작은 수조가 꾸미기 쉬운 건 맞지만.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아쿠아리움의 시설과 감성은 제가 초등학교 때와 별반 바뀐 게 없는 듯했습니다. 너무 좋은 아쿠아리움을 가봤던 경험과 그런 걸 기대했던 게 현실과는 맞지 않았던 것 같지만, 꽤나 침울한 실망이었습니다. 

 

앞으로 바다를 보고 싶으면... 바다에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