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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아난티 더 하우스 후기 : 초대받은 별장처럼

원더 2022. 10. 6. 17:01

남해 아난티

 

남해 여행을 가면서 소문이 자자한 아난티에 묵게 되었습니다. 일행 중에 저만 골프를 안 쳐서 하루 종일 밖에서 놀고, 침대에서 야구 보면서 뒹굴거리고 혼자 히노키탕 들어가고 아주 그냥 혼자 숙소의 모든 것을 즐기다 옴..

 

이번에 묵은 숙소는 별채로 되어있는 더 하우스!

 

아난티 더 하우스 외부, 구조

남해 아난티 지도
남해 아난티 지도
남해 아난티 더 하우스 주차남해 아난티 더 하우스 입구

 

더 하우스는 위의 지도에서 나와있듯이 본관 클럽하우스에서 좀 떨어져 있습니다. 걸어서는 20분... 정도려나. 중간에 부두 산책로가 있어서 리조트에서 안 나가도 최소한의 바다 구경은 할 수 있습니다.

 

'더 하우스'라는 이름, 확실히 잘 지은 것 같아요. 산책로를 지나 더 하우스 지구에 오면 마치 교외의 타운하우스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관목과 낮은 돌담으로 꾸민 입구를 보면 확실히 그런 콘셉트를 염두에 둔 설계가 맞는 듯. 게다가 열쇠도 카드키가 아니고 실물 열쇠라서 마치 라잌 교외에 있는 내 별장에 휴가 온 느낌이라고 할까요.

 

1채당 2대 주차 가능. 입차로가 좁고 옆집과 딱 붙어있어서 좀 헷갈리기 쉬운 것이 단점. 밤에는 조금 어두운 편이라 주의할 것.

 

남해 아난티 현관

 

더 하우스 1채 구조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 1층: 거실, 부엌, 큰 침실 하나와 욕실, 히노키탕
  • 2층 한편: 더블베드가 있는 침실 2개와 욕실 하나
  • 2층 반대편: 트윈베드가 있는 침실 1개와 욕실 하나

 

즉, 침실은 총 4개이고, 욕실은 3개. 여기에 히노키탕 별도. 

들어갔을 때 현관에서부터 어디선가 콸콸콸 물소리가 들려서 좀 쫄았는데(?) 히노키탕에서 나는 소리였습니다. 히노키탕이 없는 하우스는 대신 야외에 바베큐 그릴이 있다는 듯.

 

 

남해 아난티 더 하우스 거실

 

거실은 이렇습니다. 이 옆에 식사용 넓은 테이블도 있어서, 다들 모여앉을 공간은 아주 많아요.

 

한편 주방은 좀 작고 불도 없어서 '주방'이라고 하긴 좀 그렇습니다. 냉장고도 작고.

물 끓이는 포트와 커피 머신 뿐이라 가볍게 끼니를 때우는 정도면 모를까 뭔가를 해먹기는 어렵습니다. (애초에 취사 금지)

 

 

 

침실

남해 아난티 더 하우스 침실1남해 아난티 더 하우스 침실2

 

 

 

침구는 매우 편안함. 왜 집 침대는 이렇게 푹신하게 유지되지 않는 것일까...!

사이드 테이블의 한쪽 전구가 나가 있긴 했지만, 이건 그냥 봐주도록 하겠습니다. 

 

방음도 잘 되어 있는데, 문을 잠그면 옆집에서 떠드는 소리나 바람 소리를 신경쓰지 않고 푹 잘 수 있습니다. 

 

히노키탕 & 욕실

남해 아난티 더 하우스 히노끼탕

 

대망의 히노키탕.

 

1층에 있는 히노키탕은 욕실과는 분리되어 있는데, 탕 자체는 크지 않습니다. 1-2인용. 깔끔하고 은은한 편백향이 마음을 편하게 해줍니다.  수온은 미지근하게 잘 맞춰져있고, 바깥 창을 열어서 시원한 공기를 즐기면서 반신욕을 하는 것도 가능. 하지만 돌담이 있다고는 해도 옆 하우스와 완전히 분리된 것은 아니고 (애들이 울타리를 넘어다닐 수 있을 정도) 바깥이 좀 신경쓰이는 구조인만큼 수영복이나 목욕 가운을 입고 들어가는 게 좋을듯.

 

개인적으로는 아예 바깥에 오픈된 노천탕이 아닌 게 좋았네요. 청결과 프라이버시가 적당히 보장되는 구조인데다, 욕실 자체가 꽤 널찍해서 실내지만 답답한 느낌 없이 호화롭고 편안합니다.

 

 

남해 아난티 목욕 가운남해 아난티 게임중

 

나머지 일행은 다 골프치러 가고, 저는 혼자서 히노키탕을 독점하면서 느긋하게 휴식. 

이 와중에 꾸역꾸역 일퀘하러 아이패드 가져온 중증 게이머... 

 

...아, 참고로 욕실과 드레스룸이 굉장히 잘 되어 있더라고요. 짐을 놓은 공간과 옷을 걸어두는 공간이 붙어있고 욕실 바로 앞이라 이것저것 꺼내고 챙기기에도 편리했습니다. 

그리고 목욕 가운에 후드가 달린 게 마음에 들었음.

 

 

어메니티

남해 아난티 어메니티

 

욕실을 쓰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게 바로 이 어메니티였어요.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줄이기 위해 어메니티를 비누 형태로 제공합니다. 재활용 종이 상자에 페이스+보디바, 샴푸바, 린스바 이렇게 3개가 들어가 있는데, 각기 모양과 색깔이 달라서 구분하기도 쉽습니다.

디자인도 예쁘고, 향도 과하거나 호불호를 타지 않고, 방수가 되는 종이 케이스가 있어서 사용하기 불편하지도 않았어요. 

 

환경 보호를 주장하는 리조트는 많이 봤지만 이렇게 센스있는 형태로 실천하는 건 처음 보네요. 꽤나 즐거운 득템이었습니다. 

 

 

◆ 2박 3일 종합 후기

남해 아난티 더 하우스 중정남해 아난티 더 하우스 풍경

 

더 하우스가 매우 넓고 안락한 것은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돈값을 해야죠.

 

하지만 기대했던 것보다도 더 쾌적하고, 곳곳에서 느껴지는 센스와 배려가 좋았습니다. 사실 이런 고급 숙박 시설에선 아주 약간의 불편함이나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크게 눈에 띄기 마련인데, 거슬리는 점이 없었어요.

 

간혹 공간만 넓고 좀 휑한 리조트가 있지만, 아난티는 공간 활용 자체를 널찍널찍하게 해서 탁 트인 느낌만 들고 어디가 비어있다는 느낌은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주목할 만할 건 '우리집 별장'같은 콘셉트를 살린 디테일의 마법. 거실 벽면을 책으로 꾸민 것도 그렇고, 곳곳에 커다란 진짜 관엽식물 화분이 있는데, 이런 것들이 전반적으로 자연스러우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줍니다. 관엽식물이 크게 까다롭진 않지만 그래도 관리하려면 좀 신경써야 하죠. 그래서 보통 호텔이나 리조트의 객실엔 식물이 없고, 에어비앤비같은 덴 있어도 죽어있거나 관리가 잘 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근데 여긴 진짜 비법을 물어보고 싶을 정도로 잎이 파릇파릇 반짝반짝하더라고요.

그런 디테일들에서 편안함과 안전함이 묻어나와서, '인생에 한번뿐인 호사를 누린다'는 식의 화려함이 아닌, 아는 사람의 별장에 초대받은 것 같은 기분을 줍니다. 

 

...아, 굳이 불만을 말하자면 한 가지. 취사가 불가능한 것까진 그렇다치는데, 2박 3일간 묵기에 냉장고가 너무 작고 시원하지 않았던 건 아쉽네요. 골프용 간식거리나 와인, 기념품으로 사온 유자 카스테라 등을 넣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골프 리조트다보니 역시 먹을 게 문제...........

 

남해 아난티 치킨

 

+) 마지막은 룸서비스로 시켜먹은 치킨짤로 마무리.

치킨 자체는 바삭바삭하고 맛있었습니다. 치킨무나 양념같은 경우는 조금 손이 덜 갔다...는 느낌이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