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과 건강/야구

2023 WBC 한국:호주 결과 기록 및 리뷰

원더 2023. 3. 9. 17:45

WBC 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 대 호주전 결과

잘하지도 않으면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고 홈런은 10점어치가 터진,
제 3자 입장이었다면 진짜 재미있었을 졸전.

일본애들이 재밌게 보더라

 

 

역전 쓰리런과 밀어내기, 잔루만루가 함께 하는 경기였으며,

판정 번복, 경기 중단, 견제사, 도루사, 세레머니사(...........) 같은 온갖 사건이 있었던 경기.

 

진짜 곳곳에서 아다리가 안 맞는 게 제대로 느껴지더라...

초반부터 "와 이거 분위기 쎄한데" 싶었는데, 22 시즌 9위 한 팀 팬으로서 너무 익숙한 느낌이었거든요 이게... 뭔가 찝~찝하고 될 것도 안 되는 꽉 막힌 하루의 예감... 바로 그것....

 

투수진은 초반에 잘하다가 4회에서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줄줄이 터지고, 타자들은 초반에 꼼짝도 못 하다가 중반부터야 좀 나가기 시작했지만 극단적인 타이밍 미스로 번번이 기회를 날려버렸습니다.

 

일단 오늘 욕은 강백호가 다 먹겠지만, 승부만 놓고 보면 개인적으로는 막아달라고 올렸는데 홈런 처맞은 베타랑 투수들이 제일 문제라고 봅니다. 김원중 씨. 양현종 씨. 두 분이서 6점을 해 드신 게 말이 됩니까?

차라리 정철원 소형준을 두고 애들한테 경험치라도 먹였으면 억울하지나 않지?!!??!

 

 


경기 결과

  점수 안타 홈런 잔루 실책 주요 선수
호주 8 10 3 5 0 팀 케네디 (승리 투수)
로빈 퍼킨스 (2안타 1홈런 1사사구 3타점)
글렌드닝 (1안타 1볼넷 1홈런 3타점)
대한민국 7 7 1 5 0 김원중 (패전 투수)
양의지 (1안타 1홈런 3타점)

 

투수 기록

고영표 4.1이닝 4피안타 2실점 1볼넷 4K 1피홈런

원태인 1.1이닝 1볼넷 1K

정철원 0.1이닝 1피안타 1견제사

소형준 0.1이닝 1피안타 2실점 2자책

김원중(패) 1이닝 1피안타 1실점 2K 1피홈런(3점)

양현종 0이닝 3피안타 3실점 1피홈런(3점)

이용찬 1.2이닝 0피안타 0실점 3K

 

상세 경기 진행

 

1회에는 고영표가 공 4개로 이닝을 마치고 쾌조를 보이며 3회까지 무실점이었지만, 호주는 아예 퍼펙트로 한국 타선을 틀어막으면서 4회까지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호주 투수가 막 정말 미친 듯이 쩌는 느낌이 아니었다는 것임... 그런데 12타석 동안 손도 못 대고 퍼펙트로 쳐발림..

 

고영표는 4회에 대릴 조지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면서 흔들리기 시작했고, 번트, 볼넷으로 무사 만루. 결국 희생플라이로 1실점.

5회 초에는 1번 타자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2:0을 만든 후 교체되었습니다. 4.1이닝 2실점 4피안타 3볼넷 4K.

 

그리고 올라온 것은 원태인. 볼넷에 폭투가 나오는 등 불안 불안했지만 어찌어찌 무실점으로 5회를 마무리.

 

한편 팀 코리아가 처음으로 루상으로 나간 게 5회말 김현수의 볼넷이었습니다.

이후 박건우가 좌전 안타로 한국의 대회 첫 안타를 신고.

1사 1,2루의 황금 같은 기회에서 최정은 삼진, 그리고 2사에서 양의지가 역전 쓰리런. 점수는 3:2.

믿고 쓰는 두산산 국대

 

6회초에서는 2아웃 이후 원태인이 내려가고 정철원 등판.

안타를 허용했지만 칼 같은 견제사를 기록하고 깨끗하게 마무리. 

 

6회말에선 2아웃 이후 이정후와 박병호의 안타로 1점을 얻어 4:2가 되었습니다.

 

7회초에서는 소형준이 나왔으나 1아웃 2,3루를 만들고 강판.

이어서 김원중이 올라왔지만 2아웃에서 시발 역전 스리런을 맞아 4:5로 재역전을 당하고 맙니다.

 

7회말에는 1아웃에 대타 강백호가 나와서 담장을 때리는 2루타를 쳤지만...

2루 베이스를 안 밟고 세리머니를 하다 태그 돼서 아웃당하는, 믿을 수 없는 장면이 등장. 이후 양의지가 안타를 쳤지만 그걸로 끝이었고 무득점으로 7회가 끝납니다.

 

8회초에는 양현종이 등판했으나 아웃 카운트 단 하나도 잡지 못하고 안타-2루타-홈런을 골고루 처맞으며 3실점. 스코어 4:8.

이후 이용찬으로 교체.

 

8회말 드디어 테이블세터가 일을 했다기보단 호주 투수가 미친 볼질을 해대서 1,2,3번 타자가 볼넷으로 무사 만루.

4번 박병호도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었고 밀어내기로 1점 얻은 것을 시작으로, 김현수 박건우가 찬스를 이어가 6:8 만루.

대수비로 나왔던 오지환이 병살이 될 병신같은 공을 쳤지만 목숨 걸고 달려서 슬라이딩한 덕분에 1루에서 세이프, 3루 주자가 홈인해 7:8까지 따라갔습니다.

 

그리고 이강철 감독은 다음 홈런과 안타를 때린 양의지를 빼고 김혜성을 대타로 투입하는 개같이 망하는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김혜성은 볼넷으로 나가 다시 만루가 되었지만 나성범의 화려한 헛스윙 삼진으로 잔루만루. 시발....

김혜성이 나쁜 선택이었다는 건 아니지만, 절호의 찬스에서 대타가 볼넷으로 출루하고 그다음에 헛스윙 삼진이었다는 게 정말로 빡치는 포인트....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1번 타자 에드먼이 안타를 쳐서 나가지만, 뒤이어 2,3번이 침묵하고 에드먼 본인이 도루 실패해 경기 끗.

 


+) 강백호의 세레머니사(死)에 대해

 

강백호는 도쿄 올림픽 당시 "경기 중에 무성의하게 껌을 씹었다"라고 박찬호한테 까여서 순식간에 온 국민에게 프로의식도 버릇도 없는 선수로 낙인찍혀서 온갖 수모를 당했습니다.

 

.... 하지만 그건 껌을 씹는 건 다른 선수들도 흔히 하는 일이고, 심지어 카메라에 잡힌 순간은 투수 교체 타이밍. 그냥 다른 선수 그 누구였더라도 껌 좀 씹었을 텐데 하필 그때 카메라에 잡힌 게 강백호였고, 그걸 "프로의식 없다"고 지적한 게 박찬호였을 뿐.

 

당시 강백호는 팀을 이끄는 활약을 하기도 했습니다. (져서 다 묻혔지만)

그런데 야구계 원로랍시고 지금은 야구도 안 보면서 아무 말이나 쉽게 뱉은 그 한마디에 온 국민이 욕을 쏟아부었고, '껌 씹는 걔'란 이미지는 사라지지 않았고 선수 본인도 너무 힘들어했죠. 

KBO 총재가 나서서 해명까지 했지만 껌 씹는데 문제가 없었단 건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박찬호는 당시 상황이나 본인 발언에 대해서도 전혀 책임지지 않았습니다. (설상가상 이번에 큽스가 거들면서 어그로 끈 건 덤)

 

난 박찬호가 싫어

진짜로

해설위원으로서도 실력 없고, 라떼 시절 꼰대질을 쓴소리라고 포장하는 것도 싫어

하지만 박찬호가 또 나대도 이번엔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만든 게 너야 백호야....

 

최대한 감정 이입해 보자면 그렇게 오래 겪었던 설움과 오늘 경기의 분위기를 싹 바꿔놓을 수 있었던 큰 한방이었고, 그래서 격하게 기뻤던 건 알겠다만. 그 당시에 보던 나도 "됐다 이거다 백호야!!!!"를 외쳤으니까. 

그런데 어떻게 야구하면서 기본 중에 기본 중에 기본을 까먹을 수 있니

차라리 빠던을 하지 그랬어 빠던도 했나

 

사실 그.. 뭐냐 작년 5월에 있었던, 끝내기 안타가 좌익수 앞 병살이 되어버리는 역대급 본헤드 플레이를 직접 봐서 이딴 게 있을 수 있는 일이란 건 알기 때문인지(....) 새삼 놀라거나 충격받진 않았는데,

그래서 더 아쉽고 안타깝고 우울한 기분만 드는 것 같네요. 

이걸로 야구도 모르는 꼰대들과 삼천만 악플러들이 한 십 년쯤 더 나댈 거라는 사실이 서럽고, 그걸 선수나 팬이나 아무 말 않고 견뎌야 하는 게 제일 가슴 아픕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죠.

변명을 할 수도 없고, 실드를 치면 안 되는 일이니까.

 

하지만 여전히 저는 열심히 야구를 해왔고, 오늘도, 내일 그리고 앞으로도 야구할 선수인 강백호를 좋아하고 잘 되었으면 바랍니다. 

선수에 비하면, 은퇴한 아저씨나 악플이나 까대는 사람들따위 알 바야?

....그러니까 힘내. 꼭.


...... 근데 그건 그렇고.

우리 이제 진짜 어떡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