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주 리뷰:
- 장르: 액션, 스릴러, 드라마
- 감독: 이종필
- 출연: 이제훈, 구교환, 홍사빈
- 개봉: 2024년 7월 2일
고르지 않은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탈주>는 깔끔하고 세련된 연출과 주제 의식을 향한 거침없는 뜀박질로 강한 인상을 남기는 액션 스릴러입니다.
일단 오프닝신부터 마음에 들었어요. 시작한 지 5분 만에 영화의 정체성이 분명하고 강렬하게 드러납니다. 주인공과 이야기의 목적, 연출력이 고스란히 집약되어 있으며…. 뒤돌아보지 않고 앞으로만 뛰어가는 영화라는 사실이.
탈주와 추적을 다루는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템포와 긴장감인데, “X됐다”를 외치게 하는 순간이 적절한 순간 자주 나옵니다. 재미있는 영화라는 뜻.
연출이 깔끔해서 규남이 통행증을 위조하거나 자동차를 찾는 장면 같은 건 스피디하게 후루룩 진행하면서 예상외의 사소한 부분에서 들킬 뻔한 장면에 긴장감을 빡 몰아넣는데, 사람 쫄리게 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무려 탈북이라는 소재를 다루면서 가난한 북한의 사정을 적나라하게 비추거나 ‘생존 의지’를 강조하지 않는 게 이 영화의 독특한 점입니다. 규남의 목적과 의지는 생존을 넘어선 위치에 있기 때문.
꽤나 추상적인 주제를 가장 물리적인 장르인 액션 스릴러로 그려낸 점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주인공이 북한 군인이고 그가 탈북하려는 이야기지만, 규남이 도망치려고 하는 대상은 북한보다 큽니다. 그리고 더 강력한 상대죠. 규남이 탈주하려는 건 운명 그 자체입니다.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선택하고, 실패도 해볼 수 있는 자유를 위해.
정해진 운명에 좌절을 느끼고 스스로 결정하고 싶다는 감정은 국적을 불문한 것이기 때문에 영화 내내 북한말이 난무하고 작중 모든 등장인물이 북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규남의 이야기는 단순한 탈북 경험담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 추상적인 상위 욕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다소 낭만적으로 빠질 여지가 있고 후반부는 좀 그렇게 힘을 잃긴 했는데, 어쨌든 연료가 다 할 때까지 영화는 있는 힘껏 달립니다. 그저 앞으로만.
<탈주>의 가장 탄탄한 부분은 캐릭터로, 임규남과 리현상 두 인물은 무척 섬세하게 짜여 있습니다. 이제훈과 구교환의 연기에 많은 빚을 지고 있지만 그걸 빼놓고 봐도 인물의 심리나 서사를 구질구질하게 풀지 않지 않는 연출이 좋았습니다.
특히 리현상이 진짜 흥미로운 인물이에요. 피아노를 치듯 손가락을 두드리며 등장할 때만 해도 꽤 뻔해 보이는 악역 간부인데, 그에 대해 ‘알게 된’ 순간 꽤 강한 인상을 받게 됩니다. 무슨 배역이든 자기 걸로 만들어버리는 구교환 덕분도 있지만.
....하여간, 집중할 수 있는 볼거리가 충실하게 이어진 모처럼의 좋은 '여름 영화'입니다.
개인적 별점: ⭐️⭐️⭐️⭐️ (4/5)
풀버전 리뷰는 다음 링크에 🔗
탈주(2024) 리뷰: 너의 운명으로 달아나라 - Cabinet of Wonder
탈주 리뷰: 목숨을 건 탈북 병사와 그를 쫓는 보위부 요원. 긴박감 넘치는 탈주극이 이제훈과 구교환의 옹골찬 연기와 세련된 연출을 달고 질주한다. 후반이 좀 아쉬워도 이미 그때쯤이면 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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