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Game No Life/원신

원신 캐릭터 의상 디테일을 살펴보자 1. - 이나즈마 남캐편

원더 2022. 8. 15. 23:04

 

심심해서 써보는 <원신>의 캐릭터 의상 감상 & 모티프 분석.

 

캐디에 꽤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라 자세히 뜯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사실 타탈 하네스를 보고 ?!?!해서 시작한 건데 왠지 이나즈마 남캐들부터 먼저 해버림... 딱 기다려...

 

원신 카즈하

카에데하라 카즈하: 바람에 흩날리는 단풍

 

대부분의 캐릭터는 신의눈 속성에 맞는 색깔로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불이면 빨간색, 물이면 파란색, 번개면 보라색 등이 들어가 있죠. 속성과 전혀 관련없는 캐디를 하고 있는 건 거의 우인단 집행관들 정도인데, 타르탈리아만 하더라도 눈이 바다 같은 색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최소한의 관련은 있는 셈이죠.

하지만 거의 유일하게, 카즈하만은 그렇지 않습니다.

 

카즈하에게 신의눈을 제외하면 청록색, 초록색 디테일은 전혀 없습니다. 빨강, 흰색, 검은색 정도죠. 그래서 얼핏 보면 바람 속성인 게 희한하고 뜬금없어 보일 수 있는데, 카즈하 자체가 '단풍잎'이며 카즈하가 스킬을 쓸 때는 그야말로 바람에 흩날리는 단풍이 된다는 걸 생각해보면 오묘한 캐디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원신 카즈하 원소 스킬원신 카즈하 생일

 

카에데하라 카즈하라는 이름이 '단풍 들판의 만 개의 잎'이라는 뜻이고, E를 쓰면 본인이 바람 위로 뜨고 , Q를 쓰면 바람 한가운데에 놓이게 됩니다. 게다가 늘 떠돌아다니는 그의 처지까지 고려해보면, 바람신이 아니고 누구의 힘을 쓰겠나 싶죠.

 

한편 방랑 무사임에도 매우 단정하고 기품 있는 차림인데, 카즈하가 원래 귀족 가문 출신이었다는 점과도 연결지어집니다. 한편 그럼에도 대담한 빨간 스타킹(?!)이 포인트.

 

 

원신 토마

토마: 이나즈마에 사는 몬드 사람

 

토마의 경우, 이나즈마(일본)에 살고 있는 몬드(독일)인이라는 특징이 캐디에 꽤 반영되어 있습니다. 솔직히 분홍 머리 하늘색 머리도 있는데 제작진이 "토마가 금발인 이유가 있다(=금발이니까 동양인 아님ㅇㅇ)"했던 건 어이가 없는 부분이지만.

 

전반적으로는 일본풍 갑주를 걸치고 있지만, 좀 자세히 보면 오히려 이국적인 분위기가 납니다.

 

원신 토마 옷
이 와중에 흉통과 허벅지가 유달리 튼실하게 나와 뭇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던..

 

특히 가슴에 건 군번줄, 부츠 형태로 된 신발은 눈에 띄는 부분. 신발이 좀 독특한데, 일본식 신발인 게다(下駄)+일본의 버선인 타비(足袋)인데 그 위에 가죽으로 되어있고 끈으로 묶는 긴 각반을 차고 있어 얼핏 보면 부츠로 보입니다.

또 의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하의 색깔이 청바지를 연상시키는 것도 특징.

 

머리가 노란색인 것도 그렇고, 묘하게 살짝 날티나서 처음 유출되었을 때는 좀 노는 성격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는데 실상은 그런 거 없고 티바트 최고의 신랑감일 뿐.....

 

 

원신 이토

아라타키 이토: 가부키와 가부키모노

 

이토를 처음 보았을 때 한 생각:

마에다 케이지잖아...?

 

전국시대 무장 중 하나인 마에다 케이지는 호탕한 성격과 '가부키모노'로도 유명했습니다. 가부키모노는 차림새가 화려하고 눈에 띄길 좋아하는 인물을 일컫는 말입니다. 특히 게임 쪽에선 <전국무쌍>과 <전국 바사라>의 마에다 케이지가 유명한데, <전국무쌍>의 경우 전통적인 가부키에서 모티프를 얻었습니다.

 

가부키와 마에다 케이지
(왼쪽) 가부키의 등장인물 (오른쪽) <전국무쌍 4>의 마에다 케이지

 

지금 '어?' 싶었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국무쌍>의 케이지가 '가부키'에 쓰이는 장식 요소와 '가부키모노'를 직접 연결한,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어깨에 두른 보라색과 흰색의 띠장식, 얼굴의 화장, 두꺼운 눈썹 등을 보면 모티프가 분명하죠.

 

다만 케이지는 화려하면서도 약간 위압적인 분위기인 반면(성격도 마이페이스이긴 하지만 애 같은 구석은 없는 상남자), 이토는 눈에 띄는 걸 좋아하는 가부키모노의 특성이 일본의 양아치(....), 동네 백수 형 같은 느낌으로 어레인지되어 적용되어 있습니다.

 

꽤나 멋을 부린다는 설정답게 손발톱에 검은색 매니큐어를 칠하고 있고 검은색 귀걸이까지 하고 있는데, 반면 은근히 순해 보이는 인상이라 왠지 모를 허당미까지 느껴지는 게 매력.

 

 

원신 이토 옷 상세1원신 이토 2

 

이토가 가진 또 하나의 모티프는 '오니'입니다. 오니는 옛날 전래 동화책 등에 나오는 빨간 피부에 뿔이 달리고 방망이를 든 도깨비인데요. 사실 우리나라 고유의 도깨비와는 좀 다른 존재인데, 일제 때부터 이야기가 섞이다 보니 오니가 도깨비로 번역되어서 종종 혼용되곤 합니다.

이토의 붉은 뿔과 뾰족한 송곳니, 얼굴과 몸에 있는 붉은 문신 등은 오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나타내 주는 특징. 손목과 신발 등에 있는 삐죽한 뿔장식 역시 이런 점을 더 부각합니다.

 

한편 이토는 역대급 남캐 노출도 1위를 시원하게 갈아치워 버린 반상탈 차림이기도 한데, 노출도 자체보다도 은은한 취향이 엿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본디지 칼라를 연상시키는 개목걸이라든지 허리 쪽에... 미호요 이 변태 새끼들......

 

 

원신 카미사토 아야토

카미사토 아야토: 가주님의 옷장

 

아야토의 의상은 꽤 재미있어요. 명백한 일본풍이면서도 백정장을 연상하게 하고, 남성인데 옷 자체는 여성용 기모노에 가깝습니다. 남캐 의상이 백정장 후리소데라니... 신박한 놈들....

 

일본 남성 여성 기모노
(왼쪽) 일반적인 남성용 기모노 (오른쪽) 여성의 후리소데

 

일반적으로 남성용 기모노는 어두운 색이 많고, 겉옷인 하오리(羽織)의 품이 넉넉한 편인데 아야토는 허리가 딱 들어간 상의에 하얀 슬랙스라서 실루엣만 보면 거의 여성용 기모노에 가깝습니다.

 

또 소매가 엄청나게 긴데, 이는 격식 있는 행사나 혼례식에서 여성들이 입던 의상인 '후리소데(振袖)'를 모티프로 삼은 것입니다. 야에와 사라 역시 후리소데를 입고 있는데, 아야토는 코트에 소매가 붙어있는 반면 이 둘은 아예 소매만 입고 있다는 것이 차이.

그리고 아야토의 소매가 훨씬 깁니다. 후리소데의 소매가 길수록 격식이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아야토의 지위가 매우 높다는 것을 상징하는 디테일이기도.

 

 

원신 아야토 쿠죠 카마지

쿠죠 카마지(왼쪽)의 옷이 전통 일본 의복에 가깝습니다 한편 분명 기모노 주제에 은근히 아주 서양틱하다는 것도 특징인데, 연보라색 안에 받쳐 입은 옷은 아무리 봐도 셔츠고, 하의는 슬랙스에 구두입니다. 동생인 아야카도 얼핏 보면 매우 전통 일본풍스러워 보이지만 A라인 치마라는, 은근히 서양식 교복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노린 듯.

 

.... 어쩌면 카미사토 가문이 문화 담당이고 (토마를 포함해서) 개방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 때문일 수도?

 

 

원신 시카노인 헤이조

시카노인 헤이조 : 탐정! 경찰? 짓테!

 

어째 <원신>은 성인캐보다 소년캐의 노출도가 좀 아슬아슬한데, 헤이조는 어깨 아래쪽 갈비뼈 부근이 훤히 드러나 있습니다. 이거 흔히 서브컬쳐 씹덕들이 좋아 죽는 옆가슴 트임.... 실제로 야에와 옷 구조가 똑같습니다. (?!)

 

허리에 겉옷을 매고 있고, 단검을 차고 있는데요. 이 단검 때문에 처음엔 한손검 캐릭터가 아닐까 싶었지만 이건 '짓테(十手)'라고 불리는, 에도 시대의 경찰들이 사용했던 포박 무기입니다. 요즘으로 치면, 경찰봉이라고 할까요. 짓테에는 기역자로 생긴 가드가 붙어있는데, 이 짧은 가드로 상대방의 칼을 걸어 비틀어 제압하는 등의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원신 헤이조 짓테
대기 모션으로 짓테를 꺼냄

 

짓테는 경찰들만 들고 다니는 무기로, 관에서 지급하는 무기였기 때문에 짓테를 보이도록 차고 다니는 건 대놓고 관원이라는 표시입니다. 헤이조가 와타츠미 섬에서 돌아다닐 때 산호궁 사람들이 단번에 텐료 봉행 소속이라는 것을 알아본 것도 아마 짓테 때문이기도 할 듯.

 

한편 헤이조 역시 바람을 상징하는 초록색은 눈동자밖에 없는데, 처음엔 난잡한 색 조합에 당황했지만 인게임에서 보면 은근히 예쁨...

 


어쩌다 보니 이나즈마 남캐만 먼저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스카라무슈 제외. 사실 이나즈마 캐디 최고 아웃풋은 스카라무슈라고 생각합니다만.

스카라무슈에 대해선 나중에 우인단과 함께 보기로 하고...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