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감상/드라마

넷플릭스 <엄브렐러 아카데미> 속 음악들 : 시즌1

원더 2022. 8. 20. 19:44

엄브렐러 아카데미

 

<엄브렐러 아카데미> 속의 음악들은 단순한 '배경 음악'이 아닙니다. 이 드라마는 반은 음악으로 말하거든요.

 

분위기와 잘 맞는 것은 물론,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가사의 활용으로 몰입도가 더욱 높아집니다. 만화 원작자이자 드라마의 제작자이기도 한 제라드 웨이가 유명 록밴드 마이 케미컬 로맨스의 보컬이라는 점도 한 몫하죠.

 

시즌1의 아이코닉한 장면들과, 그 장면에 함께한 음악들을 살펴봅시다.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1 은행1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1 은행2

The Walker – Fitz and The Tantrums

 

1화, 17년 전 은행 강도를 제압하러 출동한 어린 엄브렐러 아카데미. 경쾌한 휘파람으로 시작하는 거침없는 음악이 당시엔 미래가 창창했던 아이들의 모습과 잘 어울립니다.  

 

유쾌한 음악에 잔혹한 화면이 어우러지는 건 킹스맨 이후 액션물의 흔한 트렌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봐줘야 하는 우산 학원 소개 씬.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1 집

I Think We’re Alone Now – Tiffany

 

시즌1 1화. 다소 어두운 분위기로 시작한 드라마지만, "어른들은 없고 우리뿐이야"라는 가사와 다 큰 어린애들 그 잡채인 남매들의 모습은 상당히 상징적입니다. 다 큰 어린애들. 

 

그레이스와 포고는 춤을 추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노래는 애들을 위한 것이라는 의미가 확실하죠.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1 파이브

Istanbul (Not Constantinople) – They Might Be Giants

 

시즌1 1화. 도넛 가게에서 커미션 요원들을 조져버리는 파이브. 

 

노래 가사가 좀 특이하고 재밌는데, "이스탄불은 한때 콘스탄티노플이었지, 지금은 이스탄불이고 콘스탄티노플은 아냐"라고 합니다. 파이브 역시 원래는 나이 든 중년이었지만 지금은 꼬마가 되었고, 비록 그의 내용물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와 썩 잘 어울리는 노래죠.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1 공간이동 움짤

Run Boy Run – Woodkid

 

2화의 오프닝, 17년 전 파이브가 뛰쳐나가 시간 이동을 하는 장면. 

이건 <어쌔신 크리드: 레벨레이션>의 시네마틱 트레일러에 삽입되어 유명해진 노래인데요, 우드키드 특유의 심장을 때리는 듯한 묵직한 분위기가 일품이죠.

 

무엇보다 파이브를 위한 노래가 아닐 리 없는 가사가 정말 찰떡입니다. 

노래 가사는 한 소년에게 그를 붙잡으려 하는 추적자들로부터, 사회로부터,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라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말 그대로 (시간을) 달리는 것이 곧 이기는 것인 파이브의 능력과 종말로부터 다급하게 도망쳐야 하는 상황과 정말 절묘하게 어울립니다.

 

참고로 2화 제목도 곡과 같은 'Run Boy Run'인데 한국어판에서는 '시간을 달리는 소년'으로 바뀌었습니다. 의미는 약간 달라졌지만 유명한 문구를 비틀었다는 점에서 꽤나 적절한 번역.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1 파이브 폐허

Never Tear Us Apart – Paloma Faith

 

2화의 엔딩. 미래로 간 파이브가 아카데미의 잔해 속에서 남매들의 시신을 발견하는 장면.

 

앞서 말한 "드라마가 음악을 통해 말한다"는 대표적인 장면 중 하나입니다. 파이브의 심정이 그대로 "우리를 갈라놓지 마"라는 가사로 나타나죠.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1 루서

Blood Like Lemonade – Morcheeba

 

4화의 오프닝. 7년 전 남매들은 다 집을 떠나고 저택에 홀로 남은 루서의 모습. 거실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루서 귀엽고 짠해....

 

강인해 보이지만 내면은 여전히 어린아이 같은 루서의 모습과 그의 쓸쓸한 심정이 잘 드러나는 장면인데, '피를 레모네이드처럼 들이켜는 남자'를 노래하는 하드보일드한 음악과 기묘한 케미를 이룹니다.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1 헤이즐 차차

Shingaling – Tom Swoon

 

시즌1 4화. 약을 빨아버린 헤이즐과 차차.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1

This Year’s Love – David Gray

 

시즌1 4화. 한발 늦게 모텔에 도착해 패치 형사를 발견한 디에고. 

애절한 음악 덕분에, 한때 연인이었지만 엇나가고 만 관계를 돌리지 못하고 후회하는 그의 슬픔이 더욱 진하게 느껴지죠.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1 포스트 아포칼립스

In the Heat of the Moment – Noel Gallagher’s High Flying Birds

 

시즌1 5화 오프닝. 포스트 아포칼립스 미래를 홀로(돌로레스와...) 살아가는 파이브의 모습이 인상적.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1 해피 투게더

Happy Together (feat. Ray Toro) – Gerard Way, Ray Toro

 

파이브가 사라지고 나서 클라우스(와 벤), 디에고, 루서가 헤이즐 & 차차에게서 도망치는 장면. 

매우 비현실적이고 깨발랄한 분위기가 특징인데, '해피 투게더'라는 제목대로 작중에서 처음으로 과반수가 넘는 남매들이 함께하는 씬입니다.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1 댄스

Dancing In the Moonlight (2001 Remix) – Toploader

 

시즌1 6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루서와 앨리슨의 아름다운 댄스신. 동화처럼 로맨틱한 분위기가 정말 멋졌던 장면이죠. 

이게 '없었던 하루'라서 예쁜 만큼 슬퍼지네요.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1 커미션 파이브

Kill of the Night – Gin Wigmore

 

시즌1 6화. 파이브가 커미션에서 헤이즐과 차차에게 가는 지령을 바꿔치기하는 장면. 파이브의 치명적인 능력이 빛을 발하는 부분인데 아니 열세 살(본체는 열여섯)한테 이렇게 섹시한 곡이 잘 어울릴 일인가..

 

 

 

Stay with Me - MARY J. BLIGE

 

시즌1 8화. 소울풀한 보이스와 배드애스적인 애티튜드를 갖춘 모던 어쌔신 차차가 도넛 가게를 날려버리는 장면.

원곡은 1971년의 R&B인데, 무려 이 버전은 배우 본인이 부른 어레인지.

 

가사가 상당히 재미있는데요, "넌 오늘 밤 나랑 같이 있는 게 좋을 거야, 내일 아침엔 사랑한다고 말하지 마, 널 내쫓아버릴 테니까"라고 합니다.

헤이즐에게 호감을 품고 있었지만+같은 동료로 함께 잘 일해왔지만, 그가 아그네스와 함께 사랑의 도피를 떠나자 배신감을 느낀 차차의 심정과 제법 잘 어울리는 곡이죠.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1 앨리슨

Mad About You - Hooverphonic

 

시즌1 8화, 바냐가 떠나고 다른 남매들이 뒤늦게 도착해 쓰러진 앨리슨을 보는 장면.

상대에게 애증 어린 감정을 토로하는 화자의 감정을 이야기한 노래로, 앨리슨을 향한 바냐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곡입니다.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1 그레이스

All Die Young - SMITH WESTERNS

 

바냐를 감금하고 종말이 끝났다고 생각한 남매들. 앨리슨은 루서에게 불만을 표시하고, 디에고는 엄마가 주는 아침을 먹고, 클라우스는 데이브를 만나서 행복해하고, 파이브는 돌로레스를 원래 있던 곳으로 데려다줍니다.

 

근데 지금 보니까 노래 제목이 스포일러....

 

 

엄브렐러 아카데미 시즌1 볼링장

Saturday Night - BAY CITY ROLLERS ​

 

종말을 앞두고 볼링장에서 회의 중인 남매들. 그리고 커미션 부대가 쳐들어온 순간.

 

 

​Hazy Shade of Winter (feat. Ray Toro) - GERARD WAY ​

 

원작자가 부른 엔딩송. (재녹음한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