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과 건강/수영

수영을 시작하는 초보가 알아야 할 7가지

원더 2022. 11. 7. 23:09

제가 초급반을 탈출한 지 얼마 안 되는 따끈따끈한 중급반이기 때문에야말로 공감과 답변이 가능한 부분이 아닐까 해서, 수영을 시작하려는 뉴비가 궁금해할 만한 것들&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

 

질문 목록

1. 제가 좀 통통해서 수영복 입는 게 민망해요.

2. 수영하면 살 빠지나요?

3. 수영장 등록은 어떻게 하나요? 가격은?

4. 진짜 수영 1도 모르는데 괜찮을까요?

5. 수영하는데 제모는 필수인가요?

6. 수영 시작할 때 준비물은?

7. 수영장에서 막 사람들 아는 척하고 그래야 하나?

 

 

1. 제가 좀 통통해서 수영복 입는 게 민망해요... 

 

이건 진짜 저의 신상 오리발을 걸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수영장 가면 아무도 여러분에게 신경 안 써요.

(여러분이 뭐 강렬한 빨간색의 손바닥만한 끈 비키니를 입고 모델 워킹하면서 나타나거나 미친 민폐를 부린다면 모를까)

 

수영장에 가보면 정말 다양한 연령대와 체형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들 수영하느라 바빠요. 물 속에서 허우적거리면서 팔 돌리느라 바쁜데 남의 몸매 품평할 시간도 정신도 없습니다. 

그리고 대충 발로 물만 튀기다 셀카 찍고 용도의 호텔 수영장이나 놀이 공원과는 달리 실내 수영장은 찐으로 수영하러 오는 곳이기 때문에 한 시간 내내 목만 빼놓고 물에 잠겨 있고 뭐 제대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저도 처음 수영장 갈 때 좀 부끄럽고 쫄리고 민망해서 많이 고민했는데, 정작 시작하고 보니 이것만큼 우스운 고민이 없었습니다. 저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아무도 저를 신경 쓰지 않아요. 

 

 

2. 수영하면 살 빠지나요?

 

흠.

결론부터 말하자면,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달렸습니다.

일단 1주일에 3일 이상 수영을 한다면 필연적으로 빠지긴 합니다. 초급반은 생각보다 운동량이 많지 않음에도, 그래도 워낙 빡센 유산소인지라... (효과를 팍팍 보고 싶다면 강습 외에 자유 수영을 추천.)

 

하지만 수영을 하면 크게 배고픔을 느끼게 되어 폭식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이 때문에 매끈 통통한 물개가 되어버리는 케이스가 있습니다. 그래서 딱히 수영 상급자라고 다 날씬한 근육질도 아닙니다.

따라서 수영으로 살을 빼고 싶다면 본인의 의지가 무척 중요한 부분. 

 

개인적인 체험으로는...저는 1주일에 3번씩 초급반 다니면서 먹을 건 다 먹고 다니고 한 4kg 정도 빠져서 유지중. 기본적인 체력은 스스로 체감할 정도로 늘었고, 꽤나 활달해진 것 같습니다. 

 

 

3. 수영장은 어떻게 등록하나요? 가격은?

 

보통 수영장 강습은 월말에 다음 달 회원 등록을 받습니다. 

 

수영장의 등록 기준은 보통 수영 레벨(초급/중급/고급)에 따라 나뉘는 게 아니라 시간대입니다. 같은 시간대에 1레인은 초급반, 2레인은 중급반, 3레인은 고급반 이런 식으로 수업이 이루어져요.

그러므로 원하는 시간대와 횟수를 선택하고 등록하면 됩니다. 

 

가격은.... 1주일에 3번 정도 단체 강습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대충 5-7만 원선.

여기에 사립 수영장이나 개인 레슨은 좀 더 비싸집니다. 같은 가격이라도 강습이 없는 날에 추가로 자유 수영을 이용할 수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곳은 개이득. 

수영장에 따라 여성 할인이나 거주민 할인, 장기 등록 할인 등이 적용되기도 하니, 잘 알아보시길.

 

 

4. 저 진짜 수영 1도 모르는데  괜찮나요?

 

초급반에 생각보다 수영을 처음 시작하는 성인들이 많습니다. 아주 기초적인 숨쉬기, 발차기부터 시작하는데, 본인들은 좀 민망해하시는 것 같지만 남들은 아무 생각 없습니다.

수영을 못하는 건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며, 수영 강사분들도 우리가 아무리 못해도 별로 신경쓰지 않아요.

 

특히 초급반은 진도가 서로 다르고 제각각의 이유로 못하기 때문에 그냥 자기 진도에 맞춰서 열심히 수영만 하면 됩니다. 이런 쿨시크함이 수영의 매력이랄까.... 저는 좋더라고요.

 

제 초급반 강사 선생님은 꽤 좋은 분이셨는데, 늘 "사람마다 잘하는 영법이 달라서, 누구는 배영을 아주 쉽게 배우는 한편 평영을 어려워하고, 누구는 평영은 쉬워 하지만 접영에서 애를 먹는다. 접영이 쉬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꾸준히 하기만 하면 늘어서 중급반을 갈 수 있으니, 조급해하지 말라."고 가르쳐 주셨습니다.

 

 

5. 수영하려면 제모는 필수인가요?

 

흠... 아무래도 신경 쓰이는 부분이죠?

특히 여자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솔직히 남자들은 아무런 신경도 안 쓰고 북슬북슬하게 돌아다니는데 여자는 매번 신경 써야 하는 게 좀 꼴 받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죠.

 

겨드랑이나 다리는 면도 정도로 괜찮지만, 아래쪽은 더 신경이 쓰일 텐데요...

 

일단 수영복은 하반신 파임에 따라서 로우컷-미들컷-하이컷으로 나뉩니다. 수영 실력이 고급일수록 (편한 움직임을 위해) 점점 하이컷으로 올라가는데, 초보는 로우컷-미들컷이면 됩니다.

제조사에 따라 정확한 파임 정도는 다르고, 개인별 차이도 있으니 입어보고 아래쪽이 스스로 신경쓰이지 않을 정도의 수영복을 고릅니다.

미들컷이라고 나와있는데 웬만한 로우컷처럼 하반신을 다 가려주는 게 있고, 반대로 생각보다 노출이 심한 경우도 꽤 있으니 실착 필수

 

하지만 왁싱이나 제모를 따로 하지 않아도 수영복에는 반신 수영복이라는 게 있거든요?

이것저것 신경쓰는 게 부담스럽다 싶으면 허벅지까지 가려주는 수영복을 입으면 됩니다. 완-벽.

 

 

6. 준비물은 뭐뭐 있나요?

 

수영복, 수영 모자, 물안경.

 

이 세 가지가 수영의 기본 준비물. 수영복에 대해선 여기를 참고.↓

https://cabinetofwonder.tistory.com/32

 

실내 수영복에 대한 모든 것 (사이즈, 종류, 세탁, 오래 입는 방법)

수영의 시작은 수영복으로부터! 요새 수영에 푹 빠져서 1주일에 세 번씩 수영을 가고 있습니다. 사실 원래 수영을 좋아했던 것도 아니었고, 좀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큰맘 먹고 수영복을 산 게 시

cabinetofwonder.tistory.com

 

그리고 수영 하기 전과 하고난 후에 샤워를 하므로 개인 샤워 용품과 수건, 스킨 및 로션 등을 챙깁니다. 센터에 따라 수건을 그냥 제공해주는 곳도 있습니다. 

 

수영 자체에 필요한 것은 적지만 샤워 용품 때문에 짐이 조금 늘어나는데, 개인용 라커를 쓰거나 넉넉한 수영 가방을 챙겨 다니면 좋습니다. 저는 수영장이 가까워서 걸어 다니기도 하고, 가방 메고 다니면 왠지 뿌듯해서 가방 파입니다. 

 

 

7. 수영장에서 막 서로 아는 척하고 그래야 하나요?

 

사실.... 수영장 텃세 좀 유명하죠. 

신입이 들어오면 떡을 돌려야 한다는 둥, 회식이 필수라는 둥. 뉴스에도 났더라고요. 

 

하지만 정말 수영장 바이 수영장. 모든 수영장이 그렇지는 않고, 저런 진상들이 모여있는 곳은 소수입니다. ..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리고 시간대, 반별로도 차이가 꽤 있어요. 

직장인이 많은 아침 시간(6-7시)과 저녁 시간대는 다들 바빠서 수영만 띡 하고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고급반이면 좀 고여서(?) 서로 친해진 것 같은 모습도 보이지만, 허우적거리느라 정신없는 초급반과 이제 막 본격적으로 연습에 들어가는 중급반은 어림도 없습니다. 

 

다만 (출근 시간 이후의) 오전/오후반이나 해당 시간대의 자유 수영은..... 비교적 한가로운 분들이 많기 때문에 친목하는 분위기가 강할 수 있습니다. 

그런 분위기가 너무나도 싫다면 가능한 한 직장인이 많은 시간대로 옮기는 것을 추천.

 

 


 

수영은 처음 시작하기 전에는 오래 망설이게 되는 운동이지만, 시작하고 나면 더없이 쉽고 편한 운동이기도 합니다. 수영복 차림이 민망하다거나, 못해서 부끄럽다든가... 그런 것만큼 쓸모없는 고민이 없어요. 물속에서는 내가 지금 팔과 다리를 움직인다는 사실 외에는 아무도,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수바수이긴 하지만, 수영 자체는 '여러 사람이 함께 있는 공간에서 혼자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쿨시크한 경향이 좀 있습니다. 

초급반에 처음 들어가면 서로 자기 소개는커녕 그냥 무한 뺑뺑이부터 시작하는 것에 적응이 안 될 수 있습니다. 정상이니까 놀라지 마세요. 

 

사실 1년 전만 하더라도 저에게 수영은 인생에서 더 해볼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활동이었습니다. 어렸을 적에 학교에서 수영을 배우긴 했지만, 대충 배영까지 배우고 잊어버렸어요. 그때는 딱히 더하고 싶은 이유도 없었고.

.... 하지만 지금은 정말 좋아합니다. 이번엔 진짜라구요.

제가 앞으로 계속할 운동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