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어, 수초항/관상어, 수초항

물고기를 처음 키울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 5가지 (a.k.a. 물고기가 초반에 죽는 이유)

원더 2022. 12. 4. 22:59

초보자의 대표 입덕 어종인 구피나 플래티, 네온테트라, 베타, 체리새우 등은 상당히 키우기 쉬운 편이지만 그래도 블로그나 게시판 후기에 "다음날 전멸했다"거나 "며칠 만에 힘이 없어지더니 한 마리씩 죽는다"같은 일이 드물지 않게 일어나곤 합니다. 

알고 있으면 정말 간단하고 기초적인 건데, 초보는 몰라서 실수하는 일이 많거든요.

 

일단 기본적으로

1) 적당한 크기의 어항

2) 여과기

3) 조명

4) 히터 (어종에 따라 다르지만 구피, 베타 등의 열대어라면 필수)

..는 꼭 세팅해 주세요.

 

그리고 어종에 따라 환경이나 관리법이 다르긴 하지만, 공통적으로 하기 쉬운 실수를 짚어보겠습니다.

 

Photo by Jerry Wang on Unsplash

1. 어항과 물고기를 함께 산다

 

처음부터 "읭??" 이라고 하실 분들 많을 텐데요.

네. 

이것은 실수입니다.

 

어항을 먼저 사고, 세팅 후 최소 일주일~한 달간 여과기를 돌린 후 물고기를 넣는 게 맞습니다.

물고기가 살기 위해서는 물속의 노폐물을 분해해주는 박테리아가 필요한데, 새 어항에 새 물(수돗물)을 집어넣으면 아무것도 없는 맹물입니다. 그래서 생물을 넣기 전에 여과기를 돌려서 박테리아를 생성하는데, 이 과정을 '물잡이'라고 합니다.

 

새 어항에 시중에 파는 박테리아제를 때려넣고 그냥 시작하는 경우도 있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수질이 안정된 후에 넣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진짜 최소 1주일 권장.

 

보통 "물고기 사왔는데 하루 만에 다 죽었어요"같은 후기는 대체로 물잡이를 생략한 탓.

 

 

2. 수족관 주인의 말/광고 문구를 그대로 믿는다

 

예를 들면 주로 이런 말들.

 

"안 죽어요."

"키우기 쉬워요."

"물 안 갈아줘도 돼요."

 

물론 상대적으로 관리가 쉬운 물고기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모든 생물은 적절한 환경과 관리가 필요합니다. 특히 여과기는 꼭 있어야 하고, 물은 최소 1주일에 1회, 20%씩 갈아주어야 합니다. 초보가 무여과 무환수같은 거 하지 마...

 

또 물고기 처음 키운다고 하는데 '안 죽는다, 키우기 쉽다'면서 팔아먹는 가게라면 일단 좀 거리감을 가지고, 초보한테 금붕어부터 파는 가게는 일단 좀 거르고 봅니다. 금붕어는 친숙하고 쉬워보이는 이미지에 실제로도 튼튼한 어종이긴 하지만, 제대로 잘 키우려면 꽤 연구와 공부가 필요한 물고기거든요.

 

제대로 된 수족관이라면 어떤 물고기가 초보에게 알맞은지,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관리법을 상세하게 알려주기 때문에 모르는 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물어봅시다.

 

 

3. 물 갈아주는데 찬물 그냥 붓기

 

여름과 겨울에 특히 주의해야 하는 실수. 기존 어항물과 새 물의 온도가 크게 차이가 날 경우 어항의 수온이 급변하면서 생물이 쇼크사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백점병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백점병은 지느러미와 꼬리에 하얀 점 같은 게 생기는 기생충 질환인데, 치료하기 어렵거나 치명적인 병은 아니지만 방치하면 면역력이 약화되어 더 큰 병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 주의.

 

환수할 때 쓰는 새 물은 수돗물을 받아 하루 동안 묵혀뒀다 쓰면 되는데, 너무 차갑게 식어버렸다면 환수 직전에 따뜻한 물을 조금 섞어줍니다. 

 

또 어항에 물을 한번에 부어버리면 바닥재가 파이거나 수초가 뽑히는 등 어항이 지저분해지기도 합니다. 이는 물고기에게 큰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기도 하니, 환수통 등을 이용해 조금씩 더해주는 게 좋습니다.

 

 

어항 여과기 이미지

3. 여과기를 아주 깨끗하게 씻는다

 

여과기는 종류에 따라 청소 주기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스펀지 여과기의 경우 1-2달에 한번 스펀지를 분리해 헹구고 파이프를 가볍게 닦아줍니다.

손으로 스펀지를 쭉 짜면 뭔가 찜찜한 색깔의 물질이 나올 텐데, 여기에 식겁해서 아주 깨끗하게 수돗물에 씻는다면.... 최악의 행동이 됩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어항에는 박테리아가 필요하고 그 박테리아가 바로 그 찜찜한 갈색/녹색의 물체입니다. 이걸 다 씻어버리면 몇달 동안 모여 온 박테리아가 일순간에 사라지는 셈이고, 순식간에 물이 뿌옇게 흐려지는 백탁을 보게 될 것...

참고로 백탁은 물을 매일 갈아주면 며칠 내로 없어집니다

여과기 청소는 기존 어항 물을 받은 통에 스펀지를 가볍게 헹구는 선에서 끝내면 됩니다.

(걸이식이나 외부 여과기 등 다른 종류의 여과기를 청소할 때도 여과제를 박박 씻는 것은 피할 것!)

 

 

4. 어항에 손을 넣는다

 

어항에 손을 대야 하는 상황은 종종 발생합니다. (그것도 생각보다 자주)

온도계나 여과기가 삐뚤어지거나, 웃자란 수초를 잘라줘야 한다거나, 가라앉은 이물질을 빼줘야 한다거나...

하지만 이럴 때에는 가급적 손으로 하지 말고 어항용으로 나온 기다란 스포일러나 사이펀, 핀셋 등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굳이 말하자면 '손을 넣는 것 자체'는 물고기에게 큰 위협이 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손이죠.

정확히 말하면 손에 묻어있는 비누, 스킨, 로션, 기타 화장품.

 

의외로 초보가 물고기를 많이 죽여먹는 원인 중에 하나가 바로 로션 등의 화장품으로 인한 수질 오염입니다. 피치 못하게 어항 속에 손을 넣어야 한다면 비누나 세정제로 깨끗하게 씻은 다음 아무 화장품도 바르지 않고 작업합니다.  

 

그리고 덧붙여 (당연하지만) 어항 용품을 씻을 때 세제 사용도 지양할 것.

 

 

어항 이미지
Photo by Adam Melrose on Unsplash

5. 먹이를 많이 준다

 

먹이를 주려고 어항에 다가가면 주인을 알아보고 득달같이 달려오고, 뻐끔뻐끔 거리면서 잘 주워 먹는 녀석들을 보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사료를 많이 뿌려버리게 되는데요.

사료를 너무 많이 먹으면 소화 장애가 생길 수 있음은 물론이요(특히 베타처럼 소화 기관이 약한 어종은 더욱 주의) 먹다 남은 사료가 바닥에 가라앉아 수질 오염의 원인이 됩니다. 먹이는 15초~30초 이내에 다 먹을 수 있는 양을 주고, 바닥으로 가라앉은 사료는 사이펀이나 스포이드로 빼줍니다. 

 

대부분의 관상어들은 며칠에서 최대 2주일은 먹이를 안 먹어도 살 수 있습니다. 어항을 두고 대충 1주일까지는 여행을 다녀와도 된다는 의미. 자동 급여 먹이를 사두는 게 걱정을 더는 길이긴 하지만... 

 

먹이를 주는 양은 어종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아, 이 정도만 줘도 되나?'싶을 정도가 딱 맞습니다. 먹이를 적게 줘서 물고기를 죽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먹이를 너무 많아 줘서 죽이는(수질 오염 및 질병)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실수들만 피하면... 영문도 모르고 데려온 지 며칠 만에 물고기를 죽이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는 정성을 들여 키워가면서 조금씩 배우면 됩니다. 

그럼 즐거운 물생활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