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라고 하면 보통 크리스마스 리스만을 떠올리지만 사실은 모든 계절에 알맞은 각각의 리스가 있습니다.
뒤늦게나마 새해를 맞이할 겸 1-2월의 웰컴 리스를 만들기로 했어요.
연휴가 땡 끝나자마자 부리나케 남대문 꽃시장으로 ㄱㄱ
사실 아직 문을 닫아놓은 가게도 많고, 워낙 강추위이기도 했기 때문에 역대급으로 사람 없는 날이었음... 꽃시장 열었으려나 불안하긴 했는데...
영업한답니다.
~익숙~
사실 워낙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 가게가 텅텅 비었으면 어쩌지 싶었는데 평소보다 쪼금 비긴 했어도(특히 소재류가)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장미와 리시안 같은 연약한 꽃들도 나와 있었고 드물지만 튤립, 거베라도..
아직 좀 이르긴 하지만 프리지아가 벌써부터 세를 확장하고 있는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프리지아로는 리스를 만들 수 없어....
오늘 사 온 것들.
- 왁스 플라워
- 유칼립투스 파블로
왁스 플라워는 생화입니다. 꽃잎이 살짝 두툼하고 왁스로 만든 것 같은 촉감을 지니고 있어서 왁스 플라워라고 불립니다. 정식 학명은 Chamelaucium uncinatum.
순우리말로는 솔매(소나무 같은 가지+매화 같은 꽃)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이게 진짜 정확한 이름이 아닌가 싶네요.
솔매는 화분으로도 잘 키우는 꽃이고, 절화로도 많이 활용됩니다. 특히 흰색은 서양에서는 결혼식 부케나 신부의 화관으로도 쓴다고 해요. 꽃의 크기가 크지 않아서 내추럴하게 사랑스러운 분위기.
유칼립투스는 종류가 다양해서 서로 정말 다르게 생긴 것도 다 같은 유칼립투스입니다.
이번에 고른 것은 Eucalyptus Parvifolia, 통칭 유칼립투스 파블로.
보통 '유칼립투스'라고 하면 동그란 잎이 가지를 따라 일렬로 나 있는 블랙잭 종류를 많이 떠올리지만, 파블로는 잎이 작고 날렵하며 보통 나뭇가지처럼(?) 생겼습니다.
파블로를 고른 건 작은 꽃의 존재감을 죽이지 않고 잎 모양도 서로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해서.
대충 이런 느낌이 될 예정.
~그리고 3시간이 흘렀다~
................
아니, 오늘은 정말 왠지 힘들어서 과정샷을 찍을 정신이 없었어요.
하프로 만들었는데 시간도 훨씬 오래 걸림...
리스를 만드는 기본 과정은 여기↓
https://cabinetofwonder.tistory.com/175
크리스마스 생화 리스 만드는 법 (feat. 남대문 꽃시장)
리스를 만들어 보고 싶어서 벼르는 중이다가 드디어!!! 도전해 보았습니다. 일단 준비물을 구하기 위해 꽃시장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남대문 대도상가 꽃시장에 다녀왔습니다.
cabinetofwonder.tistory.com
하여간 완성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부러 반만 채워봤어요. 결코 귀찮아서가 아닌.... 디자인! 디자인이라고.
이렇게 다 채우지 않는 리스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이 듭니다.
리스틀의 종류와 색깔에 따라 느낌도 달라지는데 개인적으로는 갈색 리스틀이 제일 예쁜 듯.
채우다 마는 리스는 자연스럽게 리스틀이 드러나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꽃 부분이 너무 두껍거나 갑자기 뚝 끊어져버리면 정말 만들다 만 것처럼 보이니까, 한쪽 방향을 따라 채워주면서 끝부분은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것을 신경 쓰면서 꽂아줍니다.
리본도 달까 했는데, 이번달은 다소 다듬어지지 않은 러스틱한 느낌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남은 왁스 플라워로 미니 리스.
미니 리스틀은 자투리를 이용할 때 좋은데, 작은 가지를 촘촘히 꽂아 넣기 때문에 훨씬 섬세하게 완성할 수 있습니다. 이 미니 리스는 왁스 플라워를 잔뜩 쓰고, 유칼립투스는 바깥쪽에 몇 개만 꽂아주는 걸로 균형을 맞췄습니다.
이번 리스는 겨울이 아직 끝나지 않은 2월의 회색 하늘과 하얀 눈에서 흰색 꽃을 골랐는데, 그럼에도 가장 긴 밤은 지났고 곧 올 봄을 기다린다는 의미를 담아서 푸른색의 소재로 뒷받침했습니다.
단, '아직은 겨울'이니 너무 풍성해지지 않도록 한 것이 살짝 신경 쓴 부분.
왁스 플라워와 유칼립투스 모두 파삭파삭 잘 마르기 때문에 오래갑니다. 3주 정도 생각하면 넉넉.
2월까지 문 앞을 잘 부탁해.
'일상 생활 > 인테리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년 홈 인테리어 트렌드와 추천 편집샵 모음 (0) | 2023.02.23 |
---|---|
[인테리어 공부] 책 7권 완독 기록 feat. 정리법, 인테리어 팁 (1) | 2023.01.27 |
책이 진짜 많은 집의 책장 정리 팁 6가지 (0) | 2023.01.23 |
빈티지 그릇 브랜드 혼시(Hornsea)에 대하여 (1) | 2023.01.19 |
[서울 꽃시장 비교] 양재 vs. 고속터미널 vs. 남대문 꽃시장 (영업 시간, 주차, 장단점 정리, 이용팁) (2) | 2023.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