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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나이트 에이전트> 리뷰: ★★★☆ 기본 테스트는 통과

원더 2023. 4. 6. 11:51

 

 

넷플릭스 스릴러 드라마 나이트 에이전트 포스터

 

넷플릭스 오리지널에서 정말 간만에 괜찮은 드라마를 건졌습니다.

제작은 소니 픽쳐스임... 그럴 줄 알았다!

 

저는 혼자선 온갖 음침한 장르를 다 보다가 대중적으로 재미있는(을) 액션물이 있으면 아빠랑 같이 보는데, <나이트 에이전트>는 혼자서 본 지 15분 보다가 "이건 된다!"를 외치며 아빠를 불러다가 거실에서 같이 달림...


줄거리

넷플릭스 스릴러 드라마 나이트 에이전트 주인공 피터 서덜랜드

백악관 지하, 전화기 한 통만이 놓여있는 작은 방.
가장 비밀스러운 임무를 수행하는 '나이트 에이전트'만이 연결되는 그 방에서 전화를 기다리는 업무를 하고 있는 말단 FBI 요원인 피터 서덜랜드. 

어느 날 밤, 처음으로 전화가 울리고 피터는 도움을 요청하는 여성 로즈의 목소리를 듣는다.
로즈는 숙모와 삼촌이 살해당하기 전 "백악관의 내부에 믿지 못할 자가 있다"는 말을 기억하고 그들의 죽음에 무언가 거대한 배후가 있음을 직감한다. 
피터는 로즈를 보호하는 역할을 맡게 되면서 뜻하지 않게 사건에 휘말리는데...

 

전체 줄거리 & 엔딩 설명은 여기에↓

https://cabinetofwonder.tistory.com/283

 

넷플릭스 <나이트 에이전트> 줄거리 & 엔딩 설명

넷플릭스의 , 하도 재밌게 봐서 내용 정리. (나오는 인물이 좀 많아서 정리가 필요하긴 합니다.) ※ 의 엔딩, 전체 줄거리, 주요 범인에 대한 모든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 . . . . . 나이트 에이전

cabinetofwonder.tistory.com

 


이 정도면 괜찮은 에이전트

 

장르는 보디가드 액션물+정치 스릴러. 

사실 도입부만 보면 꽤 뻔해 보이는데도 10회에 걸쳐 10시간 가까이 누가 무엇의 배후인지 쥐었다 폈다 하는 게 꽤 능숙한 드라마입니다.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과거의 사건과 현재를 잇는 것이 노련하며 복선이나 암시, 논리적 단계도 건너뛰지 않습니다. 

 

특히 백악관 수뇌부와 FBI, 비밀경호국이 서로 꽉 맞물려 있는 백악관 내의 권력 구조는 매우 흥미진진. 파멸의 조별과제

 

넷플릭스 스릴러 드라마 나이트 에이전트의 백악관 수뇌부

 

예를 들어 나이트 액션 자체만 해도 그렇습니다. 담당 요원들은 FBI인데, FBI 상부층 대신 백악관의 직속 명령을 듣지만 시설의 보안 관련해서는 비밀경호국이 맡고 있습니다. 

즉 나이트 액션의 정보를 빼돌리려면 FBI도 백악관도 비밀경호국도 가능하지만 셋이 한꺼번에 썩지 않는 이상 온전한 정보를 손에 넣거나 은폐하기는 어렵습니다. 백악관은 FBI의 조사와 견제를 받고, FBI가 수상한 짓을 하면 비밀경호국이 알 수 있고, 비밀경호국은 정보의 접촉 권한이 없기 때문. 

 

넷플릭스 스릴러 드라마 나이트 에이전트 피터의 모습

 

드라마는 피터와 로즈가 개인적으로 처한 암살 위험이 이런 거대하고 복잡한 권력 구조에 의해 생기고, 또 해결하기 위해선 비밀(배신자가 누구인가)을 풀어야 한다는 사실을 상당히 설득력과 임팩트 있게 그려냅니다.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나름대로 그 단점들을 커버하기 위해 꽤 노력합니다. 조금 날림으로 진행되는 후반부의 개연성은 사건과 액션의 스케일을 키워서 덮고, 히로인은 우악스럽고 로맨스는 너무나도 진부한데 다행히 이 부분은 그냥 후루룩 넘어갑니다.

 

그럼에도 진짜 꼼꼼하게 따져보면 '이거 좀 이상한데?'싶은 전개가 좀 있긴 한데.... 생각할 시간을 쉽게 주지 않는 데다 총 10시간에 육박하는 것을 감안하면 뭐 그냥 관대하게 넘어가줄 만.

 

장르도 그렇고 여러 가지로 BBC의 <보디가드>를 연상케 하는 구석이 있는데 일단 주인공이 미묘하게 리처드 매든 닮음... <보디가드>는 매 순간 'ㅈ됐다'를 외치게 하는 숨 막히는 전개과 강렬한 임팩트로 시청자를 홀린다면 <나이트 에이전트>는 꼬이고 꼬인 스토리를 짚어가며 '그래서 범인이 누구야? 어? 얘가 아닌가? 어떻게 연결되는 거지?'라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킵니다.

물론 피터도 어지간히 ㅈ되긴 하지만....

 


정치인과 킬러, 그리고 요원

 

피터와 로즈가 주인공이긴 하지만 초반부를 지나가면서 다른 이야기 줄기가 합류하고,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큰 줄기로 나누면 서사가 부여되는 시점은 세 파트입니다.

 

  • 피터와 로즈
  • 암살자 커플
  • 매디+경호 담당인 몽크스와 에링턴

(암살자 커플을 제외한 빌런들은 서사가 부여되었다고 보기엔 애매한 비중이고, 각각의 시점에서 등장하므로 제외)

 

넷플릭스 스릴러 드라마 나이트 에이전트 속 몽크스와 에링턴 요원

 

매디와 비밀경호국 요원들은 중반에 갑자기 나오기 때문에 뜬금없다는 인상을 줄 수 있지만, 이들이 피터&로즈와 엮이기 시작하면서 꽤나 감탄할 만한 스토리가 됩니다.

체스판의 이 모든 말들이 다 역할이 있어요. 

 

자칫 정신을 팔면 '저게 누구였지'싶을 정도지만, 각각 강렬한 요소들을 심어줘서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다만 다양한 캐릭터의 대가로 각각의 깊이는 조금 얕은 편. 

 

넷플릭스 드라마 나이트 에이전트의 피터와 로즈

 

특히 피터에 비해 여주인공인 로즈는 정치 스릴러의 중심에 개입하고 싶은 대중들을 위한 이입용 판타지 캐릭터를 크게 벗어나지 못합니다.

실리콘밸리 CEO다운 뻔뻔함과 우악스러움, 불법 정신은 호불호가 갈릴 부분이며, 일단 그녀 개인의 심리나 매력은 거의 드러나지 않는 것이 문제. 로즈의 목표는 숙모와 삼촌의 원수를 갚는 것인데, 그들이 그녀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인지는 1화 초반에 집에 오면서 포옹하는 장면과 드라마 내내 나오는 "정말 좋으신 분들이었죠."라는 말뿐입니다. 

 

 

게다가 민간인인 로즈를 띄우기 위해 / 사건을 진행시키기 위해 주변에 온갖 너프가 진행되어 그전까지는 철저하고 냉혹하게 할 일 제대로 하던 전문가들이 갑자기 바보가 되어 얻어맞는데 황당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제가 로맨스를 매우 싫어하긴 하지만, 이 드라마에 로맨스는 정말 사족이라는 느낌이에요. 남녀에 보호자-피보호자 조합이다 보니 감정 전개가 다소 매끄럽지 못하고, 로맨스로 넘어가자마자 이 콤비는 흥미로움을 잃어버립니다. 

 

넷플릭스 스릴러 드라마 나이트 에이전트 엘렌

 

전반적으로 캐릭터 각각이 좀 더 매력적이고 입체적으로 발전할 '시드'는 있었는데 그게 발아해서 만개하지는 못한 느낌.

예를 들어 암살자 커플도 그렇습니다. 이 둘은 초반 스토리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긴장감을 불어넣는데, 엘렌은 비주얼부터 모든 행동이 그냥 이 바닥의 흔한 미친년 킬러에 그치고 말아서 더 이상의 발전이 없습니다. 엘렌이 없었으면 데일은 백 년 천년 킬러로 잘 먹고 잘 살았을 듯

몽크스와 에링턴 콤비는 좀 더 의미 있는 케미 발전 과정을 보여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고.

 

... 뭐, 그래도 '다들 쓸만했는데 좀 아쉽다'는 정도지, 이런 불평불만이 드라마 감상을 심각하게 방해할 정도로 커지진 않습니다. 시드만 있었는데도 괜찮다는 게 장점이기도 단점이기도 함.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다고 생각하는 캐릭터는 다이앤 파.

 


벌써 시즌2가 예정되어 있는데, 몇몇 캐릭터는 보지 못한다는 게 아쉽지만 더욱 발전한 정예 요원으로 찾아오면 좋겠습니다.

 

<나이트 에이전트>
★★★☆
뉴비 요원의 파란만장한 백악관 생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