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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어 아너 리뷰 : 어디까지 무거워지는 거예요?

원더 2024. 9. 11. 16:21

유어 아너 포스터

유어 아너 리뷰:

  • GenieTV 오리지널 시리즈 / 전 10화
  • 장르: 스릴러, 범죄, 느와르
  • 감독: 유종선
  • 각본: 김재환
  • 출연: 손현주, 김명민, 김도훈, 허남준
  • 공개: 2022년 8월 12일


*이 리뷰에는 <유어 아너>의 전반적인 줄거리, 엔딩 및 구체적인 장면에 대한 언급과 해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유어 아너 줄거리

공정하고 따뜻한 판사로 명망이 높은 송판호(손현주)는 어느날 아들 송호영(김도훈)이 뺑소니 사고를 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정의를 믿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살아왔던 송판호는 아들에게 자수를 권유한다. 그러나 자수하기 직전 호영이 죽인 뺑소니 사고의 피해자가 막강한 권력을 지닌 우원 그룹 회장 김강헌(김명민)의 둘째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는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증거를 인멸하기로 결심한다.

 

한편 김강헌은 둘째 아들이 죽었다는 소식에 뺑소니범을 찾기 위해 직접 나선다. 그리고 죽은 둘째의 이복형인 장남 김상혁(허남준)도 한국에 돌아와 대놓고 범인을 죽여버리겠다고 선언하는데…

 

 

유어 아너 뜻 손현주 김명민

나락으로 향하는 중력

고삐 풀린 듯 미친듯이 마구 달려가는 전개에, 강렬한 연기로 보는 내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여기서 더 ㅈ될 수가 있지?
응 더 ㅈ되게 만들어줄게

 

이게 반복됨… 영원히…

 

일단 시작한 지 5분 만에 문제의 사고가 일어나고 송판호가 열심히 은폐한 증거도 2화 만에 다 털립니다. 국면은 매화 급변하며, 여기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이 단 한 명을 제외하고 최소 협박범에서 최대 다량살인범임….

 

사실 이렇게 너무 몰아치기만 하면 산만하거나 지칠 수 있는데, 묵직한 무게감으로 그걸 상쇄합니다. 플롯의 바탕이 되게 고전적이고, 강렬한 연기력이 중심을 잡고 끌어갑니다.

 

실제로도 전개상 다소 허술한 부분이 없는 건 아닌데 그냥 미친 듯이 빠져들어 보게 되는 힘이 있어요. 회차를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도저히 답이 안 보여서 “그냥 다 죽자..” 싶은, 해피엔딩은 시작과 동시에 끝났고 이 끝이 처절한 나락일 거라는 걸 알면서도 계속 볼 수밖에 없는 그런 강력한 힘.

 

유어 아너 의미

문학적 비유 : 존경하는 재판장님

제목인 ‘Your Honor’는 ‘존경하는 재판장님’이라는 뜻이면서 직역하면 ‘너의 명예’. 존경과 명예, 재판장이라는 단어 모두 작중에서 자주 쓰입니다.

 

<유어 아너>는 말 그대로 밑도 끝도 없이 추락하는 your honor의 이야기입니다.

 

작중에서 이 의원이 송판호가 존경받는 판사라며 존경심을 논하자, 조 대표가 옆에서 대놓고 비웃죠. 이 의원은 송판이 “딱 한 번 실수한 거”라고 항변하지만 이미 깨진 것은 다시 붙기에 요원합니다.

 

<유어 아너>라는 타이틀 글씨가 회차를 거듭할수록 점점 산산조각 나는 연출은 이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데, 드라마는 이런 식으로 상징과 비유를 자주 활용합니다.

 

비유가 꽤 문학적이라고 할까…

 

10시간 꼬박 연기차력쇼

사실 따지고 보면 투박한 부분이 없는 건 아닌데, 무서운 연기가 빈틈을 채우고 극을 차지합니다. 

 

일단 손현주와 김명민이 정말 보는 사람의 혼을 쏙 빼놓습니다.

손현주 배우는 정말 고생을 많이 하시는데(…..) 시뻘게진 눈으로 허공을 봤다가, 겁을 내면서 주변을 둘러보다가, 울면서 무릎을 꿇고.. 보는 사람이 다 기가 빨림….

 

한편 김명민은 나올 때마다 숨이 꽉. 꽉. 막힙니다. 김강헌과 우원 그룹의 행보는 비상식의 끝판왕인데, 그걸 납득하게 만드는 것이 김명민의 카리스마입니다. 배역을 위해 6kg을 증량했다고 하는데 다가오는 무게감은 그 열 배, 백 배 이상.

 

여기에 젊은 배우들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발견이 아닐까 싶은 김도훈, 허남준. ‘와 얘넨 앞으로 진짜 잘될 거다’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둘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배우로서의 역량을 보여주는데, 김도훈은 감정 연기, 허남준은 캐릭터 소화력 부문 쪽으로.

 

김도훈은 눈빛 하나로 연약한 사슴과 싸한 놈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데, 감정을 숨기고 드러내는 장면의 디테일이 정말 좋아요.

 

유어 아너 김상혁 움짤

 

허남준은 진짜 첫 등장부터 임팩트가 너무 강렬해서, 비중 자체가 많은 건 아닌데 극 중에서 내내 시선을 잡아끄는 존재감을 발휘합니다. 보는 순간 김상혁이 얼마나 씹새끼인지 어떤 인물인지 거의 직감적으로 알 수 있게 만드는 디테일.

 

유어 아너 김도훈

종합평

드라마에 10시간은 전혀 길지 않지만, 이렇게까지 내내 무거운 드라마는 거의 없다보니 10시간도 좀 힘듭니다. 정주행 무리임….너무 힘들다……………

 

요새 유행하는 마라맛 자극은 쌔고 쌨는데, 그에 비하면 <유어 아너>는 부글부글 끓는 훠궈 같달까. 정신이 번쩍드는 매콤함과 목 안을 태우는 묵직함.

 

잠깐 언급했듯이 세세하게 따지면 약간 작위적이거나 조금 불필요한 거 아닌가 싶은 자극적인 장면도 조금 있고, 완벽한 작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렇게 머리를 띵-하게 만드는 무게감은 정말 자주 볼 수 있는 게 아니라서요.

 

 

풀버전 리뷰는 링크에>

 

유어 아너 (2024) 리뷰 : 어디까지 무거워지는 거예요? - Cabinet of Wonder

유어 아너 리뷰 : 보는 내내 "미친"을 연발하게 만드는 미친 드라마. 쉬지 않고 몰아치는 전개에, 어둠과 그림자가 가득한 화면에 살벌한 연기가 서로 맞선다. 약간 투박한 부분이 있더라도 그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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