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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의 오키나와 여행기 #1. 나하 도착과 첫 오키나와 소바

원더 2023. 6. 14. 10:24

오키나와 비행기 안 사진

 

한 달간 오키나와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주변에서 많이 들은 질문은 이 두 개. 

 

- 왜 오키나와에?

- 어째서 한 달씩이나?

 

딱히 큰 이유는 없는데. 

굳이 말하자면 바다가 보고 싶었다.... 정도? 

 

그리고 원래 한 곳에서 1-2주 이상 머무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것저것 살펴보다가 한 달(정확히는 25일)이 된 것뿐. 사실 장마라서 좀 여유를 두고 싶기도 했고...

오랜만의 여행이니만큼 느긋하게 보내고 싶네요!

 


#1. 나하 도착, 유이레일 타기

 

인천 공항에서 약 2시간 비행한 후 도착한 나하 공항. 

지난달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 및 음성 확인서 제출 의무가 해제되어 PCR 검사 없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습니다. 일본이면 관광 비자도 없고, 세관 신고서 정도만 내면 간단히 통과.

 

공항에서 내려서 나하 시내로 들어가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모노레일인데요.

오키나와에는 지하철이 없고, 나하 시내를 모노레일인 '유이레일(ゆいレール)' 돌아다닙니다. 나하의 주요 포인트를 다 거치기 때문에 나하 관광하기에는 무척 편리해요. 

 

유이레일 한글 노선도
친절하게도 한국어도 지원하는 공식 노선도

유이레일 이용팁

  • 배차 간격은 약 10분
  • 운임은 거리별 차등으로 230~370엔
  • 표를 살 때 발매기에서 10,000엔 지폐도 사용 가능
  • 국제 거리로 가려면 마키시역/아사토역이 가장 가까움 (약 16분)

 

저는 국제 거리를 거쳐 숙소로 돌아가는 루트로.

마키시역까지는 300엔! 

 

참고로 혼자 여행하면서 가방이 꽤 무거웠는데, 엘리베이터가 잘 되어 있고 도로도 평탄해서 아주 편하게 다녔습니다.

 


#2. 국제 거리의 첫인상

오키나와 나하 국제거리 사진

 

여기는 나하 시내에서 가장 붐비는 관광 거리, 국제 거리(国際通り).

 

나하 버스터미널과 오키나와 현청 주변부터 아사토역에 이르기까지 1.6km 정도로 쭉 이어지는 길인데, 각종 기념품 가게와 레스토랑, 카페, 바, 이자카야, 호텔 등등이 꽉 차 있습니다.

돈키호테나 사츠도라, 스타벅스 등도 있고 열대 관광지 특유의 알록달록하고 시끌시끌한 분위기가 특징.

 

참고로 이름이 왜 '국제거리'냐 하면 거리 중간쯤(지금 덴부스 나하 건물이 있는 근)에 '어니 파일 국제 극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후에 엄청난 속도로 부흥을 이루어내 '기적의 1마일'이라고 불리기도.

 

그때부터 대형 호텔 건물 정도를 제외하면 그다지 변하지 않았는지 건물들이 꽤나 오래되고 낡았는데, 일본 특유의 옛스러움+하와이 지향적인 관광지의 분위기가 섞여서 독특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진짜 딱 일본+하와이임 오키나와는....

 

오키나와 나하 국제거리 사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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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꼴랑 왕복 2차선인 주제에 군데군데 공사도 많이 해서 차로 지나가기에는 극악입니다. 버스를 타고 지나갈 때도 국제 거리만 들어오면 아~주 느려지기 시작함.... 

 

게다가 일요일에는 아예 보행자 전용 거리가 되기도 하니 국제 거리를 구경할 생각이라면 차는 그냥 숙소에 두고 가는 것을 추천.

 

오키나와 나하 평화거리 아케이드

 

중간중간 쇼핑 아케이드(지붕이 씌워진 전통 시장)가 있는데, 여기에도 먹을 것과 기념품 천지.

특히 돈키호테 바로 옆에 있는 평화 거리는 다들 오며가며 한번쯤은 들러보게 될 듯. 현지인들도 있긴 하지만 평화 거리나 제1 마키시 공설 시장쪽은 상당히 관광지화가 되어 있기 때문에 소박한 분위기와는 거리가 좀 멉니다.

 

하지만 구경하는 재미는 있죠. 신기한 것도 많고... 나중에 돌아갈 때 쓸어담을 것 한가득임!

 


#.3 첫 오키나와 소바

 

점심 무렵에 도착했기 때문에,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짐을 두고 하다보니 어느새 오후 2시. 배가 고파져서 근처에 있는 식당을 찾아보는데...

오키나와에서의 첫 끼는 당연히!

오키나와 소바 아니겠어요?

 

오키나와 소바

 

짠. 

이곳은 숙소 근처 사카에마치 시장 안에 있는 오키나와 소바 전문전 '챠루소바(沖縄そば専門店 ちゃるそば)'입니다. 

 

매우매우 소박한 외관에, 내부도 아주 로컬스러움.

애초에 무슨 관광책자에 크게 실린 집도 아니고, 찐 전통 시장 안에서 그냥 지나가다가 들른 곳이니까요.

 

'오키나와 소바'는 소바라고 불리지만 그릇 안에 메밀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시마와 가쓰오부시, 돼지고기 등으로 맛을 낸 국물에 밀가루 면과 여러가지 고명을 넣어 먹는 요리. 

말하자면 분류학적으로 라멘에 가깝습니다. 

 

나중에 오키나와 소바를 여럿 먹어본 후 느낀 바로는 대략 칼국수와 라멘 그 사이 어딘가 즈음의 느낌이며, 국물이 조금 더 담백하고 소박합니다. 위에 얹는 고명은 조린 삼겹살(산마이니쿠)이나 갈비(소키)같은 고기와 다시마, 어묵 등이 있습니다.

 

챠루소바의 소키 소바는 슴슴하면서도 든든한 맛으로, (나중에 먹은 다른 소바들에 비하면) 국물이 진한 편이라서 막판에 매운 양념(코레구스)을 넣어먹는 게 특히 맛있었어요.

게다가 단돈 700엔! 

만족스럽게 배를 채우니 이제 드디어 오키나와 여행이 시작된다는 느낌이네요.

 

오키나와 나하 전경

 

그럼 이제부터 짧고도 길 한달 여행기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