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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에 이런 식당이? #2. 망상 해수욕장의 오션뷰 레스토랑 '피아노'

원더 2023. 1. 28. 11:14

강원도에서 양식을 먹을 수 있을 거라는 '망상'

휴가를 강원도 쪽으로 자주 가는 편인데, 가면 맛있는 건 실컷 먹지만 대부분 회, 감자수제비, 섭국, 송이불고기, 매운탕, 지리, 물회, 대게찜, 해물라면..... 

3일 내내 찐한 한식 풀코스를 먹고 오는 게 대부분.

그런데 망상 해수욕장에 맛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망상 해수욕장은 강원도 동해시에 있습니다. 속초나 양양에서 오려면 조금 멀고, 강릉에서도 30분 정도.

 

망상해수욕장 레스토랑 피아노
입구는 주차장 쪽에 있습니다

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건물의 2층이 바로 리스토란테/핏제리아 '피아노'입니다.

정말 '이런 곳에??? 이런 식당이????' 싶은 분위기죠.

 

하지만 알음알음 꽤 유명해진 집이라, 오픈 시간에 맞춰서 갔음에도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줄을 서기 시작했습니다.

(전화 예약은 받지만 시간을 맞춰가면 워크인도 가능합니다)

 

▷ 피아노 (PIANO)

주소: 강원도 동해시 동해대로 6270-18

영업시간: 11:30~21:00

휴무: 화요일

전화번호: 033-534-3666

 

 

정통 나폴리 피자의 조건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관광객들이 찾는 해수욕장에서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가봤자 얼마나 맛있겠냐는 생각이 들겠지만, 놀랍게도 '피아노'는 '찐'입니다.

 

정통 나폴리 피자라는 자부심을 내세우고 있는데, 나폴리 전통을 계승하는 나폴리 피자 협회에서 인정한 AVPN(Associazione Verace Pizza napoletana)을 받았다고 합니다.

전세계에서 647번째라고 함...

 

여담으로 AVPN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

  • 장작 화덕을 사용한다
  • 화덕 온도는 485도를 유지
  • 반죽은 반드시 손으로 펴야 한다
  • 피자의 형태는 둥근 모양
  • 촉감이 쫄깃하고 부드러워야 한다
  • 도우의 끝부분 두께는 2cm가 되어야 한다
  • 피자의 중앙 두께는 0.3cm를 넘어서는 안된다
  • 이탈리아산 생모짜렐라와 토마토소스를 사용한다

 

대충 조건을 보면, 나폴리에서는 어떤 피자가 이상적인지 알 것 같네요.

 

 

메뉴, 인테리어, 분위기

망상 해수욕장 레스토랑 피아노

 

식당으로 들어가면, 2층에 한쪽 면이 통유리창이라 바다가 훤히 보입니다. 

창가석은 물론 예약석... 

하지만 안쪽에 있는 테이블도 바다를 볼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습니다. 

 

깔끔하고 곳곳에 세심하게 신경쓴 티가 나는 시원한 인테리어.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널찍널찍한 테이블 간격(....)은 쾌적합니다. 

 

망상 해수욕장 오션뷰 레스토랑 피아노 메뉴
망상 해수욕장 오션뷰 레스토랑 피아노 메뉴2

 

메뉴를 펼쳐보면, 시그니쳐인 피자 외에도 샐러드, 파스타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고 하나하나 맛있어 보입니다.

(까르보나라는 생크림이 안 들어간 정통 이탈리안)

다양성을 생각해서인지 함박 스테이크와 돈까스 등의 메뉴도 있으니, 밀가루 국수가 별로다 싶은 분들은 이용해 보시길.

 

저희 테이블의 메뉴는 네가지 치즈 피자와 전복 프레골라 샐러드, 그리고 감자 뇨끼.

 

망상 해수욕장 오션뷰 레스토랑 피아노 샐러드망상 해수욕장 오션뷰 레스토랑 피아노 감자 뇨끼

 

프레골라(쌀알같은 동글동글한 모양의 파스타) 위에 부드럽게 찐 전복과 신선한 루꼴라를 잔뜩 올린 전복 프레골라 샐러드는 상큼합니다. 쫀득거리는 프레골라를 씹는 재미도 있고, 입맛을 돋우기에 딱 좋은 메뉴.

 

뇨끼는 살짝 달달해서 개인적으로 취향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풍부한 맛의 크림 소스와 부드러운 질감이 잘 어우러졌습니다.

 

망상 해수욕장 오션뷰 레스토랑 피아노 치즈 피자

 

그리고 피자! 

'네 가지 치즈 피자'는 각각의 조각에 생 모짜렐라와 고르곤졸라, 리코타, 프로볼로네 치즈가 잔뜩 얹혀있었는데, 제각기 다른 치즈의 풍부한 향을 비교하면서 먹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도우의 중앙 부분은 아주 얇고, 도톰한 끝부분은 쫀득하면서도 부드럽습니다. 그 섬세한 조절이 돋보이는 부분.

 

재료의 선정이나 메뉴 구성, 맛까지 도심의 어느 유명 레스토랑에 뒤지지 않습니다. 사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 심지어 해변 관광지면 정통 뭐시기를 표방하더라도 점점 오가는 손님들의 입맛에 맞춰 대중적으로 타협하기 마련인데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유일한 타협점은 뭐, 돈까스를 팔고 있다는 것이려나)

 

전반적인 가격대는 1.7~3만원 대.

역시 서울 한복판과 비교해도 엇비슷한 가격인데, 서울에 이보다 비싸고 훨씬 맛이 없는 이탈리안 식당이 많다는 걸 생각해보면 납득할 수 있는 가격. (뭐 이건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멀리서 찾아온 것도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휴가를 와서 한식에 물리고 좀 세련되고 특별한 식사를 즐기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망상으로 향하시길!

 

 

마무리는 와인 쇼핑

망상 해수욕장 오션뷰 레스토랑 피아노 솜 마켓
망상 해수욕장 오션뷰 레스토랑 피아노 와인

 

아래층에는 와인과 안주용 식료품을 파는 가게인 솜 마켓(Somm Market)가 있습니다. 식당에서 맛있게 먹은 하우스 와인을 구매하는 것이 가능.

 

와인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치즈, 올리브, 살라미와 비스킷 등도 있어서, 숙소에서 좀 우아하게 밤을 보내고 싶다면 식사하고 여기에서 몇 가지 골라가는 것도 좋을듯.

 

좁은 매장이지만 역시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으로, 와인병으로 가득한 한쪽 벽면도 볼거리.


차를 한참 몰고 도착한 해변에서 도심의 여느 레스토랑 못지 않게 세련된(+오션뷰!!) 식당에서 훌륭한 이탈리안을 먹는 것은 꽤나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강원도에서 찐 이탈리안을 먹을 수 있을 거라는 '망상'은,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