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감상 34

넷플릭스 영화 '이제 그만 끝낼까 해' 리뷰(+줄거리, 결말 해석) : ★★★★, 마지막으로 꾸는 꿈

이 영화 정말 흥미롭네요. 멘탈이 별로 좋지 않을 때 보는 건 추천하지 않지만......... 스토리 사귄 지 얼마 안 된 '제이크'는 여자 친구 '루시'를 데리고 부모님을 만나러 드라이브 여행을 떠난다. 루시는 내심 '이제 그만 끝낼까 '라고 생각하지만 미처 말을 하지 못한다. 조금 어색한 분위기에서 도착한 제이크의 집. 하지만 그곳에서 점점 당혹스러운 일이 벌어지는데.... . . . ...그리고 위의 스토리는 거의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일단은 장르가 스릴러라고 되어 있고, 모호하게 불편한 초반 분위기 때문에 긴장하게 되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호러/스릴러식의 사건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사실 이 영화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더라도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습니다. 일단 루시와..

<더 스위머스> 리뷰(+실화): ★★★★ 어쩌면 너를 변화시킬지도 모르는 이야기

※ 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이 리뷰는 실제 사실과 함께 영화의 후반부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 줄거리와 실화 수영 코치인 아버지 밑에서 올림픽 수영 선수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던 시리아 소녀 유스라는 망명 신청을 위해 언니인 사라, 사촌오빠인 니자르와 함께 시리아에서 독일에 이르는 기나긴 여정에 오른다. 난민이 되어 수많은 어려움에 직면하면서도,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참가하겠다는 유스라의 목표는 꺾이지 않는데.... ..... 이 이야기는 실화입니다. 유스라 마르디니는 2016년 난민 올림픽 팀에 참가해 화제를 모은 수영 선수입니다. 심지어 터키에서 그리스로 배를 타고 밀입국했는데 모터보트가 고장 나서 가라앉기 시작하자 유스라, 사라 그리고 수영을 할 수 있는 두..

영화 유령(2023) 리뷰 : ★ 과대포장 성분사기 질소영화

아마 슬램덩크를 보러 갔을 때의 일이었던 것 같은데, 영화관에서 의 예고편을 보고 꽤나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상당히 세련된 편집과 추리물 같은 흥미진진한 시놉시스를 보고 조금 기대를 했었죠. 하지만 보러가기도 전에 망했다는 소식을 파다하게 들었고, 꽤 괜찮아 보였는데 왜 그렇게 망했을까 좀 의문스럽기까지 했습니다. ..... 네. 그런 의문은 그냥 가지지 말 걸 그랬어요. 줄거리 1933년 일제강점기의 경성. '흑색단'이라고 불리는 항일 조직의 스파이인 '유령'이 조선총독부에 잠입해 신임 총독을 노린다는 소식을 접하자, 총독의 경호부장인 다카하라(박해수)는 외딴 호텔 건물에 용의자들을 모아놓고 색출을 시작한다. 어머니가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다카하라의 의심을 사고 있는 통신과 감독관인 무라야마 준지(설..

<우먼 인 윈도> 리뷰(+전체 줄거리, 결말) : ★☆ 총체적 난국

시간 낭비하지 않게 먼저 알려드리죠. 는 유명한 제작자가 유명한 배우들과 유명한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도 얼마든지 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감독은 와 을 찍은 조 라이트고, 에이미 아담스에 게리 올드만, 줄리언 무어 등 기라성같은 훌륭한 배우들이 출연하며, 원작 소설도 세기의 명작까진 아니어도 그럭저럭 이름을 알린 베스트셀러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형편없는 영화가 되다니 대체 이유가 뭘까요? 영화를 세 부분으로 나눠서 차근차근 살펴봅시다. ※ 영화의 전체 줄거리, 범인,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으므로 주의 파트1: 늘어지는 스릴러 광장 공포증 때문에 집에서만 지내는 정신과 의사 '애나'. 약과 술에 의존하면서 살며 별거 중인 남편과는 전화 통화로만 이야기하고, 정신과 상담은 상담의의 ..

넷플릭스 <스노우 걸> 리뷰: ★★★ 보기 불편한 것을 보라

스페인에서 나온 6화짜리 스릴러 의 리뷰입니다. 줄거리 스페인 말라가의 축제 도중 부모가 잠시 손을 놓은 사이 5살짜리 소녀 '아마야'가 납치당한다. 신문사의 인턴 기자인 미렌은 아마야의 부모가 딸을 찾기 위해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지만, 몇 명의 용의자들을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소녀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다. 그리고 몇 년 후, 미렌 앞으로 살아있는 아마야의 모습을 담은 비디오가 배달되는데....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일반적으로 스페인 드라마는 뭐든 좀 감정이 펄펄 끓는다는 인상이 있는데, 은 오히려 차분하고 텁텁한 톤을 유지합니다. 미렌의 감정적 몰입이나 벨렌 경위가 아마야를 찾기 위해 헌신하는 것과는 별개로 사건을 다루는 시선은 상당히 담담합니다. 또 사건의 전개도 다소 현실적이고 느린 편으로 드라마는..

넷플릭스 <더 페이션트> 리뷰: ★★ 끼니 때우기에는 아쉬운 경량식

이번엔 프랑스 심리 스릴러 영화입니다. 원제는 . (영어로는 ) 일가족이 다 살해당하고 혼수상태에 빠져있다가 의식을 되찾은 토마. 그는 심리 상담사 아나와 함께 사건이 있었던 날의 기억을 되찾으려고 하는데.... 유럽 영화답게 은근하고 알듯 말듯 미묘한 분위기가 특징이고 약간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게 묘하게 계속 보게 되네요. 기억 맞추기 놀이 토마는 완전한 기억 상실은 아니지만, 사건이 일어난 밤에 대해서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이 작품의 핵심은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일어났던' 그 모든 일을 재구성하는 것에 있습니다. 이런 류의 심리 스릴러는 사실 쌔고 쌔서 그동안 안 시도해 본 것이 없기 때문에 무슨 반전이 있다고 해도 전부 예상 가능합니다. 그러니 애초에 '어떤..

넷플릭스 <왓쳐> 리뷰 : ★☆ 첨단 보일러 시대의 가스등

아니 왓쳐란 제목이 넷플릭스에 몇 개야 대체........... 줄거리 남편을 따라 루마니아로 오게 된 줄리아는 언어도 문화도 다른 낯선 환경에 익숙해지기 위해 애를 쓴다. 하지만 매일 밤 건너편 건물의 창가에서 늘 자신을 보는 듯한 사람의 그림자를 발견하고, 집 주변에서 젊은 여성이 살해당하는 사건까지 일어나자 점차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하지만 스토커에 대해 이야기해도 남편이나 경찰은 그녀의 말을 쉽게 믿어주지 않고 줄리아는 점점 더 신경질적으로 변해가는데... 첨단 보일러 시대의 가스등 의 공포는 가냘프고 예쁜 금발 백인 여자가 낯선 땅에서 스토커로 의심되는 남자를 보는데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는 50년 된 클리셰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스토킹 피해에 대해서 충분히 진지하게 받아들여주지 않..

넷플릭스 태국 영화 <헝거> 리뷰 : ★★★★ 맛깔나고 섬뜩한 음식 영화

음식에 대한 영화들은 극단적인 두 부류로 나뉩니다. 추억과 감정이 담긴 따뜻한 음식을 통해서 힐링과 위로를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영화(부터 , 등)가 있고, 칼과 불,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혹은 금기)을 다룬다는 공통점을 통해 스릴러와 결합하는 영화(이나 등)가 있죠. 는 요리 장면과 음식이 무섭다는 특징을 보면 확실히 후자에 가깝지만, 그렇다고 요리를 단순히 스릴러적인 장치로 쓰는 것은 아닙니다. 는 음식을 통해 현대 사회의 계급 구조와 성공(계급 상승)에 대한 열망을 파헤칩니다. 친근하고 불쾌하고 부럽고 섬뜩한, 그런 감각에 대한 영화. 엔딩으로 향하는 주제 의식의 동력이 조금 딸린다는 느낌이 있지만, 낯설고도 멋진 태국 배우들의 연기, 임팩트가 넘치는 다채로운 음식들, 긴장감 넘치는 대립의 연속..

넷플릭스 <나이트 에이전트> 리뷰: ★★★☆ 기본 테스트는 통과

넷플릭스 오리지널에서 정말 간만에 괜찮은 드라마를 건졌습니다. 제작은 소니 픽쳐스임... 그럴 줄 알았다! 저는 혼자선 온갖 음침한 장르를 다 보다가 대중적으로 재미있는(을) 액션물이 있으면 아빠랑 같이 보는데, 는 혼자서 본 지 15분 보다가 "이건 된다!"를 외치며 아빠를 불러다가 거실에서 같이 달림... 줄거리 백악관 지하, 전화기 한 통만이 놓여있는 작은 방. 가장 비밀스러운 임무를 수행하는 '나이트 에이전트'만이 연결되는 그 방에서 전화를 기다리는 업무를 하고 있는 말단 FBI 요원인 피터 서덜랜드. 어느 날 밤, 처음으로 전화가 울리고 피터는 도움을 요청하는 여성 로즈의 목소리를 듣는다. 로즈는 숙모와 삼촌이 살해당하기 전 "백악관의 내부에 믿지 못할 자가 있다"는 말을 기억하고 그들의 죽음에..

넷플릭스 <나이트 에이전트> 줄거리 & 엔딩 설명

넷플릭스의 , 하도 재밌게 봐서 내용 정리. (나오는 인물이 좀 많아서 정리가 필요하긴 합니다.) ※ 의 엔딩, 전체 줄거리, 주요 범인에 대한 모든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 . . . . . 나이트 에이전트는 무엇인가 나이트 에이전트는 백악관 최상층, 까놓고 말해 대통령 직속의 비밀 수사 요원들. 로즈의 숙모와 삼촌인 엠마&헨리가 바로 나이트 에이전트였습니다. 나이트 액션은 나이트 에이전트들의 수사 과정 프로세스를 통칭하는 말입니다. 백악관 지하에 있는 '전화가 있는 방'은 나이트 에이전트들이 직통으로 전화를 거는 곳으로,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바로 지원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나이트 에이전트들은 기본적으로 수사 능력을 요구하는 만큼 FBI 요원들이 많은 듯한데, 대통령 직속이기 때문에 FBI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