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감상/영화 19

넷플릭스 영화 '이제 그만 끝낼까 해' 리뷰(+줄거리, 결말 해석) : ★★★★, 마지막으로 꾸는 꿈

이 영화 정말 흥미롭네요. 멘탈이 별로 좋지 않을 때 보는 건 추천하지 않지만......... 스토리 사귄 지 얼마 안 된 '제이크'는 여자 친구 '루시'를 데리고 부모님을 만나러 드라이브 여행을 떠난다. 루시는 내심 '이제 그만 끝낼까 '라고 생각하지만 미처 말을 하지 못한다. 조금 어색한 분위기에서 도착한 제이크의 집. 하지만 그곳에서 점점 당혹스러운 일이 벌어지는데.... . . . ...그리고 위의 스토리는 거의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일단은 장르가 스릴러라고 되어 있고, 모호하게 불편한 초반 분위기 때문에 긴장하게 되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호러/스릴러식의 사건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사실 이 영화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더라도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습니다. 일단 루시와..

<더 스위머스> 리뷰(+실화): ★★★★ 어쩌면 너를 변화시킬지도 모르는 이야기

※ 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고, 이 리뷰는 실제 사실과 함께 영화의 후반부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열람에 주의! 줄거리와 실화 수영 코치인 아버지 밑에서 올림픽 수영 선수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던 시리아 소녀 유스라는 망명 신청을 위해 언니인 사라, 사촌오빠인 니자르와 함께 시리아에서 독일에 이르는 기나긴 여정에 오른다. 난민이 되어 수많은 어려움에 직면하면서도,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참가하겠다는 유스라의 목표는 꺾이지 않는데.... ..... 이 이야기는 실화입니다. 유스라 마르디니는 2016년 난민 올림픽 팀에 참가해 화제를 모은 수영 선수입니다. 심지어 터키에서 그리스로 배를 타고 밀입국했는데 모터보트가 고장 나서 가라앉기 시작하자 유스라, 사라 그리고 수영을 할 수 있는 두..

영화 유령(2023) 리뷰 : ★ 과대포장 성분사기 질소영화

아마 슬램덩크를 보러 갔을 때의 일이었던 것 같은데, 영화관에서 의 예고편을 보고 꽤나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상당히 세련된 편집과 추리물 같은 흥미진진한 시놉시스를 보고 조금 기대를 했었죠. 하지만 보러가기도 전에 망했다는 소식을 파다하게 들었고, 꽤 괜찮아 보였는데 왜 그렇게 망했을까 좀 의문스럽기까지 했습니다. ..... 네. 그런 의문은 그냥 가지지 말 걸 그랬어요. 줄거리 1933년 일제강점기의 경성. '흑색단'이라고 불리는 항일 조직의 스파이인 '유령'이 조선총독부에 잠입해 신임 총독을 노린다는 소식을 접하자, 총독의 경호부장인 다카하라(박해수)는 외딴 호텔 건물에 용의자들을 모아놓고 색출을 시작한다. 어머니가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다카하라의 의심을 사고 있는 통신과 감독관인 무라야마 준지(설..

<우먼 인 윈도> 리뷰(+전체 줄거리, 결말) : ★☆ 총체적 난국

시간 낭비하지 않게 먼저 알려드리죠. 는 유명한 제작자가 유명한 배우들과 유명한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도 얼마든지 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감독은 와 을 찍은 조 라이트고, 에이미 아담스에 게리 올드만, 줄리언 무어 등 기라성같은 훌륭한 배우들이 출연하며, 원작 소설도 세기의 명작까진 아니어도 그럭저럭 이름을 알린 베스트셀러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형편없는 영화가 되다니 대체 이유가 뭘까요? 영화를 세 부분으로 나눠서 차근차근 살펴봅시다. ※ 영화의 전체 줄거리, 범인,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으므로 주의 파트1: 늘어지는 스릴러 광장 공포증 때문에 집에서만 지내는 정신과 의사 '애나'. 약과 술에 의존하면서 살며 별거 중인 남편과는 전화 통화로만 이야기하고, 정신과 상담은 상담의의 ..

넷플릭스 <더 페이션트> 리뷰: ★★ 끼니 때우기에는 아쉬운 경량식

이번엔 프랑스 심리 스릴러 영화입니다. 원제는 . (영어로는 ) 일가족이 다 살해당하고 혼수상태에 빠져있다가 의식을 되찾은 토마. 그는 심리 상담사 아나와 함께 사건이 있었던 날의 기억을 되찾으려고 하는데.... 유럽 영화답게 은근하고 알듯 말듯 미묘한 분위기가 특징이고 약간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게 묘하게 계속 보게 되네요. 기억 맞추기 놀이 토마는 완전한 기억 상실은 아니지만, 사건이 일어난 밤에 대해서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이 작품의 핵심은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일어났던' 그 모든 일을 재구성하는 것에 있습니다. 이런 류의 심리 스릴러는 사실 쌔고 쌔서 그동안 안 시도해 본 것이 없기 때문에 무슨 반전이 있다고 해도 전부 예상 가능합니다. 그러니 애초에 '어떤..

넷플릭스 <왓쳐> 리뷰 : ★☆ 첨단 보일러 시대의 가스등

아니 왓쳐란 제목이 넷플릭스에 몇 개야 대체........... 줄거리 남편을 따라 루마니아로 오게 된 줄리아는 언어도 문화도 다른 낯선 환경에 익숙해지기 위해 애를 쓴다. 하지만 매일 밤 건너편 건물의 창가에서 늘 자신을 보는 듯한 사람의 그림자를 발견하고, 집 주변에서 젊은 여성이 살해당하는 사건까지 일어나자 점차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하지만 스토커에 대해 이야기해도 남편이나 경찰은 그녀의 말을 쉽게 믿어주지 않고 줄리아는 점점 더 신경질적으로 변해가는데... 첨단 보일러 시대의 가스등 의 공포는 가냘프고 예쁜 금발 백인 여자가 낯선 땅에서 스토커로 의심되는 남자를 보는데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는 50년 된 클리셰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스토킹 피해에 대해서 충분히 진지하게 받아들여주지 않..

넷플릭스 태국 영화 <헝거> 리뷰 : ★★★★ 맛깔나고 섬뜩한 음식 영화

음식에 대한 영화들은 극단적인 두 부류로 나뉩니다. 추억과 감정이 담긴 따뜻한 음식을 통해서 힐링과 위로를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영화(부터 , 등)가 있고, 칼과 불,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혹은 금기)을 다룬다는 공통점을 통해 스릴러와 결합하는 영화(이나 등)가 있죠. 는 요리 장면과 음식이 무섭다는 특징을 보면 확실히 후자에 가깝지만, 그렇다고 요리를 단순히 스릴러적인 장치로 쓰는 것은 아닙니다. 는 음식을 통해 현대 사회의 계급 구조와 성공(계급 상승)에 대한 열망을 파헤칩니다. 친근하고 불쾌하고 부럽고 섬뜩한, 그런 감각에 대한 영화. 엔딩으로 향하는 주제 의식의 동력이 조금 딸린다는 느낌이 있지만, 낯설고도 멋진 태국 배우들의 연기, 임팩트가 넘치는 다채로운 음식들, 긴장감 넘치는 대립의 연속..

넷플릭스 <인피에스토> 리뷰: 코로나를 상대하는 범죄 스릴러

(2023) 장르: 범죄, 수사, 스릴러 국적: 스페인 감독: Patxi Amezcua 플랫폼: 넷플릭스 요새 바하4 리멬을 하고 있어서 제 안의 스페인 이미지가 갑자기 바이러스와 사이비 종교의 근원지가 되어버림.... 스토리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비상사태가 선언된 스페인. 봉쇄 조치가 내려진 와중에, 석 달 전에 실종되었던 한 소녀가 큰 부상을 입은 채 발견된다. 사건을 맡게 된 사무엘 가르시아 경위와 마르타 카스트로 형사는 소녀의 납치에 일종의 의식적인 목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숨겨진 피해자가 더 있었음을 깨닫는다. 한편, 코로나 바이러스는 그들의 일과 사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수사 지원 인력이 한정된 데다 사무엘은 감염 위험 때문에 요양원에 있는 어머니와 만나지 못하고, 마르타 역..

<카모메 식당>을 다시 보면서 느낀 것들

※ (2006)을 다시 보고 나서 느낀 것을 쓴 리뷰입니다. ※ 딱히 스포일러가 될 만한 게 없는 영화지만, 영화 내용 전반에 대한 이야기와 엔딩의 해석이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 물론 저는 이 영화를 예전에 봤습니다. 어... 기억이 안 나네. 1... 10년쯤 전에... 사실 일본 영화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취향이 아니고 처음 을 보고 난 감상도 "아... 정말 심심하다." 였습니다. 별 갈등 요소도 없고, 그냥 보고 나면 배가 좀 고파질 뿐인 소박하고 담담한 그런 영화였죠. 당시 대학생이던 저는 몰랐습니다. 혼자서 갑자기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그러지 않으면 못 견디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아주 작은 것이 위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타인이 건네는 친절은 너무나 귀하다는 것을...

영화 <블랙폰>, ★★☆ 호러와 성장물과 복수극 그 사이 어딘가에서

2021년 개봉 호러 영화 리뷰, 결말과 내용 해석을 곁들인 감상입니다. 감독: 스콧 데렉센 출연: 에단 호크 외 ※ 영화 포스터가 너무 장벽이라 생략함.... ※ 전반적인 영화 내용의 스포일러 주의 줄거리 1978년 덴버 시 외곽. 마을에서 소년들이 하나씩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유약한 성격으로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던 피니 역시 납치를 당해 지하실에 갇힌다. 그런데 지하실에 있던 전화선이 끊긴 전화기가 울리더니, 전화를 받은 피니는 똑같은 납치범에게 살해당했던 소년들의 목소리를 듣게 되는데...... 한편 엄마로부터 특이한 영감을 물려받은 피니의 여동생 그웬은 실종된 소년들의 꿈을 꾸고, 오빠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더보기 피니는 전화 속에서 들려온 목소리의 소년이 자신과 야구 시합을 했던 브루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