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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WBC 8강 이탈리아: 일본 결과 & 리뷰

원더 2023. 3. 17. 00:14

어차피 남의 집과 남의 집 경기니 그냥 편하게 구경.

 

2023 WBC 8강 이탈리아: 일본 경기 결과

 

자기가 삼진잡고 수비하고 볼넷주고 위기맞고 안타치고 번트대고(!) 최고 구속 갱신하고 몸맞공 2개 내고 하여간 오늘 별 거 다한 오타니

 

오늘은 이런저런 재미있는 포인트가 많은 경기였습니다.

 

  • 오타니의 164km/h 직구 (개인 최고 속도)
  • 오타니의 기습 번트
  • 무라카미 드디어 살아나는 중
  • MLB 팀메이트들 간의 대결 (카디널스/에인절스)
  • 이탈리아의 미친 내야 수비  
  • 플레처 형제 대활약
  • 오타니가 오늘 밥 사야 할듯... 위기를 막은 요시다의 수비
  • 오카모토 카즈마의 신들린 활약 (2타수 2안타 2볼넷 5타점 1홈런)

 

그나저나 오타니 구종이 뭔지 알고 싶어서 뒤져봤는데 트위터엔 천만 얼빠뿐이라 도움이 안 됨... 

ㅅㅂ 잘생긴 놈 야구로 덕질하게 더럽게 힘드네

결국 오늘 경기 보면서 대충 파악 중...

 

오타니 최고 구속 164km/h
개인 최고 구속 갱신

 

2회 초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오타니가 시작부터 164km/h(102마일) 직구로 선두타자 압살+본인이 직접 수비하면서 깔끔하게 이닝 순삭. 

 

대충 보면 일본이 당연히 압도적인 전력이고 초반 이탈리아의 투수들이 계속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지만, 그럼에도 초반엔 일본이 생각만큼 막 달려 나가질 못하는 묘하게 답답한 분위기.

 

이탈리아는 네덜란드와 함께 유럽 야구 최강팀이라고 합니다. 지옥의 대혼돈 A조를 뚫은 저력을 물로 보면 안 됨... 물론 본토 선수들보다 이탈리아계 메이저리거들에게 기대고 있긴 하지만.

 

(왼쪽) 데이비드 플레처와 도미닉 플레처 형제 (오른쪽) 데이비드는 오타니의 에인절스 동료

 

찐형제인 데이비드 플레처와 도미닉 플레처가 국가대표로 한 팀에서 뛰게 되었는데, 형제가 쌍으로 대활약! 둘이 키도 같고 몸무게도 같고 밀어치기 귀신인 것도 같은데 좌타우타인 게 재미있었네요.

 

2루수 수비를 보고 깜짝 놀랐는데, 내야진이 정말 탄탄합니다. 응집력이 강한 팀이란 느낌.

일본이 저지율 31%의 포수한테 깝치다 도루 실패를 하기도...

 

다만 투수들이 매우 불안한 모습이었습니다. 마치라잌 코리안 마운드같은... 스트라이크를 넣지 못하는 똑같은 증상... 이쯤 되면 도쿄돔 전염병 아닌지? 

하지만 워낙 탄탄한 수비 덕에 완전히 무너지진 않고 5이닝까지 아슬아슬 꾸역꾸역 버텼습니다.

 

그리고 이 판을 흔든 것은 3회에 터진...

오타니의 기습 번트

???!??!!?!?!?!!!

번트?!??????!!!!!!!!!!!!!

 

와, 진짜 감탄만 나오네요.

와아............. 이런 플레이........

와아아아아........................ 

이런 선수 있다는 게 정말, 정말 부럽네요....

 

아무튼 오타니의 기습 번트를 이어받은 요시다가 땅볼로 선취점, 그리고 요미우리의 4번 타자 오카모토 카즈마가 쓰리런을 날리면서 균형이 무너집니다. 4:0.

 

하지만 오타니가 4회에 들어 볼넷을 주는 등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사람이긴 하구나ㅎ....?

 

요시다 호수비
이걸 잡아?

 

그러나 펜스에 붙어서 떨어지는 엄청난 타구를 좌익수 요시다가 몸을 날려 잡으면서 실점 위기에서 구해줍니다. 요시다 수비는 별로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건 진짜... 구했다... 오타니는 요시다한테 밥을 사야 한다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오늘 경기 내용 보면 선수단 전체에 쏘는 게 맞을 듯

 

그러나 5회 초에도 정말 마음대로 안 풀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두 명이나 몸에 맞추고 2아웃 만루로 몰립니다. 팀메이트 데이비드 플레처가 절묘한 코스로 때리더니, 그다음 동생 도미닉 플레처의 잘 때린 중전 안타로 4:2.

 

오타니는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

 

오타니는 타자로만 뛸 때랑 투수로 올라오는 날이랑 분위기가 다르네요.

투수로 나올 때 예민미 오짐.......

 

투수일 때:

오타니 쇼헤이 투수
오타니 쇼헤이 투수일때

 

타자일 때:

오타니 쇼헤이 타자일때

 

이쯤 되면 인격이 바뀐 거 아님...?

 

 

무라카미 무네타카 안타 후 환영

 

5회 말에는 무라카미가!!! 드디어!!!! 쳤습니다. 선배들이 격하게 기뻐하는 장면들이 훈훈... 

애가 좀 멘탈 터져 가는 게 보였는데 다행이네요. 

 

그리고 오늘 MVP를 놓치지 않을 거예요 모드인 오카모토가 또 적시 2타점을 내서 7:2. 

 

7회에는 요시다의 솔로 홈런이 터지고, 이탈리아 마운드는 크게 흔들리면서 2실점을 합니다.

일본 마운드에 다르빗슈가 올라왔는데 일본에서 가장 약한 투수가 다르빗슈랩니다 ㅎㅏ...

이대로 끝내긴 아쉽다는 듯, 이탈리아는 도미닉 플레쳐(동생!)의 솔로 홈런을 도쿄돔에서의 마지막날을 기념합니다.

 

경기 결과는 9:3으로 일본 승리.

이로써 일본은 준결승에 진출해 쿠바와 붙게 됩니다.

 

오늘 경기는... 정말 흥미로운 구간이 많았지만, 전반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한 명의 스타플레이어가 어떻게 팀을 결집시키는가를 볼 수 있었던 점이네요.

오타니는 혼자서 칠 수 있는 선수고 욕심을 낼 수 있는 상황임에도 동료에게 턴을 넘기는 팀플레이를 하고, 또 그 오타니가 흔들릴 때에는 동료들이 나서서 뒤를 받쳐주면서 승리를 지켰습니다.

...와 기습 번트... (절레절레)

 

비슷한 느낌의 트라웃의 미국과 붙을 것이 기대되긴 하지만, 아직은 쪼끔 앞선 이야기고.... 

 

  • 3/18 (토) 푸에르토리코: 멕시코
  • 3/19 (일) 미국: 베네수엘라
  • 3/20 (월) 쿠바: 일본

 

내일은 경기가 없고, C-D조의 8강전, 우승 후보 도미니카 공화국을 누르고 8강행에 오른 푸에르토레코 vs. 전원 메이저리거인 미국을 이긴 멕시코라는 희대의 경기가 펼쳐질 예정.